'SKY 캐슬' 염정아 "집에서도 한서진, 아이들에게 미안했죠" [인터뷰]

문수연 기자 2019. 2. 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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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연기 잘한다”는 말에 어떤 수식어를 더 덧붙여야 그의 연기력을 설명할 수 있을까. 아무리 고민해봐도 염정아의 연기를 보며 느꼈던 마음의 울림을 설명할 만한 단어를 찾기는 힘들었다.

진작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은 염정아지만 JTBC 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에서 그는 더욱 깊고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캐슬 안 네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큼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이번 작품에서 염정아가 분한 한서진은 모든 인물과 얽히고설킨 중심인물 중의 중심인물이었다.

그만큼 한서진은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염정아는 처음 한서진을 마주한 순간, 걱정보다는 도전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서진은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연기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염정아는 출연 결정 후부터 종영까지 한서진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드라마 제작 환경상 그는 집에 와서도 대본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남편과 아이들의 응원 속에 그는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저는 대본을 전체적으로 여러 번 보면서 제가 할 거를 찾아낸 다음에 대사를 외워요. 집에서는 감정을 넣고 소리를 내서 연습하지 않고 그냥 대사를 외워요. 감정은 현장에 가서 넣죠. 제가 모든 인물과 다양한 관계를 보여줬거든요. 그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 제가 놓치고 가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는 대본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어요. 제가 원래 많이 적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 작품에서는 신마다 제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적어야 했죠. 그러지 않으면 놓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처음으로 많이 적었어요.”

각고의 노력 끝에 염정아는 매 신 튀지 않고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눈동자의 흔들림, 표정 주름 하나에서도 한서진의 감정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고 매회 극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염정아는 수줍게 웃으며 “저는 계속 그 자리에서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었는데 작품이 사랑을 많이 받은 거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신을 만났을 때는 엄청 고민된다”고 말했다. ‘겸손한 척’이 아닌 진심이었다.

염정아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에 염정아는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사랑받을 거라는 예상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수험생과 엄마의 얘기다. 시청 대상이 제한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 연령층이 좋아해 주셨다. 특히 남자 어른들도 많이 보신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모성애는 엄마가 아니어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한서진을 응원해주신 것 같다. 저한테도 많이 와닿았다”고 밝혔다.

23%가 넘는 시청률, 높은 화제성도 물론 감사하지만 염정아를 비롯한 배우들은 이러한 수치 자체보다는 작품의 성공이 불러올 영향력에 주안점을 두고 파이팅을 외쳤다. “작품이 잘 되면 당장 우리도 다음 작품을 만날 기회가 많아질 거고, 이 작품으로 인해 더 많은 콘텐츠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SKY 캐슬’이 잘 돼서 제가 좋은 대본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 같아서 즐거워요.”

‘SKY 캐슬’은 염정아에게 큰 의미로 기억에 남을 작품임이 분명했다. 연기를 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는 물론 다양한 연령층의 지원군까지 생겼으니. 팬들 덕분에 힘도 나고 든든하다는 염정아는 “젊은이들이 밀어주는 느낌은 다르다. 좀 더 파워가 있는 것 같다. 아직 며칠 안 됐지만.(웃음) 적극적으로 좋아한다고 표현해주니 되게 힘이 난다. 엄마 팬들은 그런 건 별로 없었다. 젊은 팬들은 ‘언니 너무 좋아해요’라고 얘기도 해주고 현장에도 찾아와준다”며 웃었다.

염정아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많은 배우들이 롤모델로 꼽는 염정아지만 그에게도 닮고 싶은 배우는 있었다. 김혜수였다. “김혜수 언니가 후배를 아끼는 마음은 볼 때마다 감탄스럽다. 사랑이 많고 ‘어쩜 표현을 저렇게 하실까’ 싶다”는 염정아. 후배들이 그를 두고 하는 말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는 듯 김혜수의 칭찬을 이어갔다.

“시상식 같은 데서도 보면 후배들이 상 받을 때 진심으로 기뻐해주시더라고요. 저런 여유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싶어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쉽지 않더라고요. ‘내가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해준 적이 있었나’ 싶어요.”

염정아와 한 시간여 이야기를 나눠 보니 그의 연기 비결이 보였다. 겸손함과 열정이었다. 매체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그는 여전히 간절하고 목말라 보였다. 염정아는 “연기가 재밌다는 걸 늦게 알아서 그런 것 같다. 영화 ‘장화홍련’ 때부터 안 것 같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로 칭찬받는 건 즐거운 일인 것 같다”며 “결혼 후 육아하며 쉬던 기간 연기에 목말랐었다. 그걸 느껴보니 지금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게다가 이렇게 좋아해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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