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PGA 투어에 선 '낚시꾼 스윙' 최호성, 아이돌급 인기몰이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2019. 2. 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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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초청선수로 출전한 최호성(46)은 6일 기자회견 단상에 오르며 수많은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그의 독특한 ‘낚시꾼 스윙’으로 첫 인사를 했다. 회견장에는 웃음이 터졌고 금세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미국에 온 게 처음이다.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광이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낚시꾼 스윙’ 최호성. 연합뉴스

통역을 통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현지 미디어가 최호성에게 보인 관심은 마치 메이저 대회 우승자를 상대하는 것 만큼이나 뜨거웠다. 정석을 벗어난 그의 우스꽝스러운 ‘낚시꾼 스윙’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 공식 기자회견은 그가 수산고 시절 실습을 나갔다가 오른손 엄지손가락 첫 마디를 잃었던 사고 이야기와 뒤늦게 골프를 시작해 프로선수가 된 과정, 낚시꾼 스윙을 하게 된 계기 등으로 이어졌다.

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에서 개막하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스폰서 초청 선수로 출전하는 최호성에게 쏟아지고 있는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지난해 여름 아시안 투어를 겸하고 있는 한국오픈에서 그의 우스꽝스러운 낚시꾼 스윙이 모바일과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처음 알려진 뒤 세계 최고스타들이 그를 흉내내기 시작했고,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그는 마침내 PGA 투어 대회에 초청받는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해 말 일본프로골프 투어 카시오 월드 오픈에서 우승해 세계랭킹 198위로 뛰어오르면서 그의 인기는 더욱 치솟았고, 세계 골프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주인공으로 지목돼 꿈의 무대인 PGA 투어 대회에 나서게 됐다.

현지 언론의 관심은 최호성이 미국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골프위크, 골프매거진 등 현지 골프 전문매체들은 그가 부인, 두 아들과 동반했으며 디즈니랜드를 방문하고 유명한 인 앤 아웃 버거로 첫 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USA 투데이는 6일자 인터넷판에 ‘골프 위크’의 기사를 전재해 “미친 스윙의 주인공 최호성이 PGA 투어 데뷔를 앞두고 있다”며 그가 인터넷을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낚시꾼 스윙을 비롯한 그의 익살스러운 몸짓을 동영상으로 올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호성의 스윙에 “보기만 해도 내 허리가 아픈 것 같다”고 반응한 사실, 조던 스피스(미국)가 “그의 스윙을 직접 보게 돼 기대된다”는 말 등이 빠짐없이 뉴스가 됐다.

PGA 투어는 5일 공식 홈페이지 뉴스에 ‘최호성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특집기사를 올리고 13가지 항목으로 정리하며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그가 쓰는 장비도 세세히 소개했다.

‘그는 병원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첫 항목에서는 최호성이 포항 출신으로 어부와 해녀의 자식이며, 가난한 형편으로 병원이 아닌 집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와 함께 아기, 어린이 시절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어 최호성이 수산고 재학시절 참치 해체 실습 중 사고로 오른손 엄지 첫 마디를 잃은 사연과 함께 그의 오른손을 클로즈업 했고, 골프장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하다가 27살 때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게 된 사연, 잡지를 통해 독학으로 스윙을 배운 이야기 등 그의 인생사의 굴곡을 상세히 소개했다.

25살 때 골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가 골프장 사장의 배려로 골프를 배운지 2년 만인 29살에 프로선수가 된 사연은 현지 미디어의 심금을 울렸다.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된 내용이지만 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내용에 대한 질문이 반복됐다.

“고교 현장실습 때 엄지손가락을 다치고 졸업후 2년간 방황하다가 23살 때부터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다. 1995년에 정식 직원이 됐고,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골프를 배우라는 사장님의 말씀으로 1997년부터 골프를 배웠다.”

2001년 본격적인 프로 데뷔, 2008년 코리안투어 첫 우승, 그리고 낚시꾼 스윙 탄생의 계기 등에 대한 내용도 이어졌다. 최호성은 6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지금 보다 더 재미있는 스윙을 했었다. 프로가 된 이후에 비디오 분석 기술이 도입되고 내 스윙을 분석하다 보니 ‘아, 이건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이 돼 보통선수와 비슷한 스윙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유연성과 부족한 파워를 만회하기 위해 스윙을 만들다보니 지금의 스윙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페블비치 프로암은 미국의 유명인사들이 프로골퍼들과 함께 하는 대회다. 대회 조편성 발표에 앞서 미국프로풋볼(NFL) 그린베이 패커스의 스타 쿼터백 애런 로저스가 트위터를 통해 “최호성과 같이 플레이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게 화제가 됐고, 최호성이 이에 대해 “페블비치로 와서 함께 플레이하자”고 말하는 영상도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1라운드 조편성에서 최호성은 베테랑 제리 켈리(53·미국)와 함께 경기한다. 선수와 유명인사 1명씩, 2인 1조를 이루는 대회 방식에 따라 켈리는 로저스와 짝을 이뤘고, 최호성은 배우 크리스 오도널과 짝이 됐다. 어찌됐든 로저스와 최호성은 같은 조에서 함께 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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