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스윙' 최호성, PGA 데뷔에 동료들까지 기념 촬영

주영로 2019. 2. 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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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PGA투어닷컴)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그는 병원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사고로 엄지손가락을 잃었다. 잡지를 보며 스윙을 배웠고 골프를 시작한지 2년 만에 프로가 됐다. 독특한 스윙 덕분에 ‘낚시꾼 스윙’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지금 미국으로 오고 있다.”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닷컴의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올라온 최호성(46)의 인생 스토리다. 최호성은 8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리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60만 달러)을 통해 PGA 투어에 데뷔한다.

PGA 투어닷컴에 올라온 최호성의 소개글을 보면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최호성을 알게 되다(Get to know Ho Sung Choi)’는 제목 아래 그의 성장기부터 골프선수가 된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탓에 병원이 아닌 집에서 태어났으며, 포항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바다를 좋아했다고 소개했다. 또 수산고등학교에 다닐 때 참치 해체 실습 중 사고로 오른손 엄지손가락 첫 마디를 잃었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골프선수가 된 배경도 상세히 다뤘다. 골프장에서 직원으로 일을 하다 25세의 나이에 뒤늦게 골프채를 잡았고, 잡지를 통해 스윙을 배웠으면서도 2년 만에 프로가 됐다는 사연을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독특한 스윙으로 ‘피셔맨’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특이한 스윙이 나온 건 오로지 투어 프로 선수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젊은 선수들은 강하고 공을 멀리 보낼 수 있지만, 점차 나이가 드는 나는 뭔가 필요했다”는 최호성의 설명을 실었다. 이 정도면 PGA 투어에서 수십 승을 거둔 톱스타급 관심이다.

데뷔를 앞둔 최호성에 쏠린 관심은 날이갈수록 더욱 높아졌다. 지난 주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는 “최호성의 피니시는 놀랍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아픈 느낌”이라고 그의 스윙을 본 소감을 밝혔다. 호주 출신의 라이언 러플스는 연습라운드 중 최호성에게 다가와 행크 레비오다(미국), 커티스 럭(호주)와 함께 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SNS에 올렸다. 그러고는 ‘내 생애 최고의 날이다. 나의 아이돌 최호성을 만났다’는 글까지 곁들여 자랑했다.

자신을 ‘골프 장비 리포터’라고 소개한 앤드루 터스키는 SNS에 최호성이 김밥을 먹는 사진과 골프백 안에 든 클럽 구성 그리고 ‘낚시꾼 스윙’이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골프백을 촬영해 올렸다. 또 도착 직후부터는 골프닷컴, 골프채널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연습라운드 뒤에는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가 함께 경기하는 이른바 프로암(Pro-Am)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는 스포츠 스타, 영화배우, 예술가 등이 참가한다. 최호성과 한 팀을 이루게 된 유명인사는 영화배우 크리스 오도넬로 정해졌다. 기대했던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애런 로저스(그린베이 패커스)와는 한 팀이 되지는 못했으나 같은 조에서 경기한다. 로저스는 제리 켈리와 한 팀을 이뤄 3일 동안 최호성-오도넬과 경기한다. 이번 대회는 각기 다른 3개의 코스에서 18홀씩 경기를 펼친 뒤 최종 4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최호성은 오도넬, 애런 로저스-제리 켈리조와 함께 첫날 몬트레이 페닌슐라 코스(한국시간 8일 오전 2시17분)를 시작으로 둘째 날 스파이글래스 힐스 코스(9일 오전 1시33분), 셋째 날 페블비치 골프링크스(10일 오전 3시1분)에서 티오프한다.

46세의 최호성은 지난해 6월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한국오픈에 출전하면서 벼락스타가 됐다. 몸을 비틀고 꼬면서 클럽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는 독특한 스윙이 방송을 타면서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 뒤 최호성의 스윙 장면은 SNS 등을 타고 전 세계로 번졌다. 11월에는 일본에서 열린 카시오월드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우승 직후 그를 PGA 투어 대회 또는 메이저 대회에 초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골프장에서 활동하는 프로골퍼 데릭 데민스키는 미국 청원사이트에 ‘최호성을 피닉스오픈에 초청해야 한다’는 청원의 글을 게시했다. 또 골프다이제스트 등 골프 전문 매체는 최호성을 PGA 투어에 초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PGA 투어 데뷔라는 꿈을 이뤘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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