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둘기 성향' 보인 파월과 백악관 만찬

이다비 기자 2019. 2. 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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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4일(현지 시각)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으로 긴축 정책을 편 연준을 눈엣가시로 여겨왔지만 최근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조절하겠다며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색을 드러내자 비난을 멈췄다.

이날 연준은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경제 발전과 성장, 고용, 물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AP

연준은 만찬이 끝난 후 "(파월 의장은) 앞으로 통화정책은 각종 경제 지표와 그로 인한 경제 전망에 달려있다고 강조한 것 말고는 통화정책을 예측하거나 하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연준은 조심스럽고 객관적이며 정치적이지 않은 분석만을 토대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과 미 재무부는 따로 논평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만찬은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만나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건 2017년 11월 의장 임명을 위한 인터뷰 이후 처음이다.

이날은 파월 의장의 취임 1주년이자 66세 생일이었다. 지난 1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에게 트럼프 대통령 만찬 초대장을 전달했고 파월 의장은 즉시 만찬을 수락했다고 한다. 만찬 메뉴로는 스테이크가 나왔다. 므누신 재무장관과 리처드 클라라 연준 부의장도 함께 만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파월 의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금리를 계속 추가로 인상하는 연준과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연준 의장으로 앉힌 것과 관련 "나의 선택이 조금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연준이 미쳐버렸다(Crazy)"라며 강도 높은 비난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격한 단어까지 쓰며 연준 행보에 반대한 셈이다. 당시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미 증시 주요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

분위기는 지난달 말부터 바뀌었다. 연준이 지난달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정례회의 후 FOMC 성명서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 문구는 성명서에서 2015년 말 이후 계속 들어갔던 단골 문구로 연준이 계속 긴축 정책을 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연준은 이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금리 조정에서 ‘인내심(patient)을 갖겠다’고 하면서 긴축 정책을 포기하고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때부터 트럼프 대통령도 연준과 파월 의장 비난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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