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볼에 감동 안긴 워싱턴포스트 TV광고..트럼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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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풋볼(NF) 챔피언을 가리는 수퍼볼 경기가 3일(현지시간) 열렸다.
이번 제53회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로스앤젤레스 램스를 13대 3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수퍼볼은 미국 프로풋볼 최고 경기이기도 하지만, 광고 대전(大戰)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16일엔 WP와 NYT가 주도해 미국 전역의 350개 신문사들이 언론을 적으로 몰아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 저항하기 위해 언론 자유를 호소하는 사설을 각 신문사마다 게재하는 '사설 연대'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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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풋볼(NF) 챔피언을 가리는 수퍼볼 경기가 3일(현지시간) 열렸다. 이번 제53회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로스앤젤레스 램스를 13대 3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수퍼볼은 미국 프로풋볼 최고 경기이기도 하지만, 광고 대전(大戰)이기도 하다. 최고의 브랜드들은 미 국민들이 TV 앞으로 모여드는 수퍼볼 경기에 맞춰 새 광고를 내놓는다. 이번 수퍼볼의 30초 광고 단가는 525만달러(약 60억원)에 달했다. 초당 거의 2억원이다.
이번 수퍼볼 경기 도중에 낯선 광고 한 편이 방영됐다. 미국 유력 언론인 워싱턴포스트(WP)가 사상 최초로 1분 짜리 TV 광고를 내놓았다. 이 광고는 4쿼터 경기 도중 전파를 탔다. WP가 수퍼볼 기간에 TV 광고를 방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P는 이번 광고에 120억을 쏟아부었다.
이 광고의 내레이션은 미국 영화배우 톰 행크스가 맡았다. 행크스는 WP가 베트남전쟁 당시 미 국방부(펜타곤)가 조작했던 ‘통킹만 사건’ 보고서의 의혹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더 포스트’에서 WP의 편집국장 역할을 맡은 인연이 있다.
이 광고의 전반부는 미국의 역사적 장면에다 광고 카피를 올렸다. 후반부에는 취재 과정 등에서 목숨을 잃었거나 분투하는 언론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우리가 전쟁을 하러 갈 때, 우리가 우리의 권력을 행사할 때(흑인 인권 투쟁), 우리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을 때(달 착륙), 우리가 애도하고 기도할 때(전사 군인 장례식장), 우리의 이웃이 위험에 처해있을 때, 우리의 조국이 위협받을 때, 당신에게 뉴스를 전하기 위해 팩트들을 모으는 누군가가 있다. 어떤 비용이 들더라도 감수하고. 왜냐하면 아는 것은 우리에게 힘을 주고, 아는 것은 우리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아는 것은 우리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WP의 사명과 함께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라는 사시로 끝을 맺는다.
스리랑카 내전 취재 때 포탄을 맞아 왼쪽 눈을 잃고, 2012년 2월 시리아 취재 당시 포격으로 목숨을 잃은 마리 콜빈 전 영국 선데이타임지 기자, 2012년 8월 시리아에서 납치돼 실종된 오스틴 타이스 프리랜서 기자,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측으로부터 살해당한 자말 카슈끄지 전 WP 칼럼니스트 등 숨진 언론들인의 영상을 담았다.
WP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발행인인 프레드 라이언은 “지난주 광고 집행을 결정했다”면서 “이 광고는 일상생활의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인의 역할과 팩트들을 우리에게 전달하기 위해 언론인이 겪는 위험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WP의 광고는 자신들의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비하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언론의 책임과 언론 자유를 강조한 이번 광고에 대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의외였고 참신했다는 반응도 많다. 하지만 WP 내부에선 120억원이라는 거금을 편집국 개선이나 취재 활동비에 투입했어야 했다는 비판론도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하는 WP에 대해선 아마존 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WP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아마존 WP’라고 비하하고 뉴욕타임스(NYT)에 대해선 ‘망해가는 뉴욕타임스’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16일엔 WP와 NYT가 주도해 미국 전역의 350개 신문사들이 언론을 적으로 몰아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 저항하기 위해 언론 자유를 호소하는 사설을 각 신문사마다 게재하는 ‘사설 연대’를 펼치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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