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에 패한 모이카노, 다시 'UFC 왕좌' 위협할 복병 될까

김종수 입력 2019. 2. 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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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알도에 브레이크 걸린 모이카노, 멀어진 타이틀전

[오마이뉴스 김종수 기자]

'또 다시 삐걱, 멀어져버린 타이틀 도전의 꿈'

UFC 페더급에서 활약 중인 헤나토 '모이카노' 카네이로(30·브라질)가 또다시 중요한 길목에서 미끄러졌다. 3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탈레자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144' 코메인이벤트에서 전 챔피언 출신 '폭군' 조제 알도(33·브라질)에게 TKO로 무너지며 발목을 잡혔다. 연승이 끊긴 것은 물론 '차기 타이틀 도전자 후보군'에서도 탈락하고 말았다.

당초 모이카노는 알도에게 매우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다는 예상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거리를 지키며 안정적으로 싸우려는 성향이 강하다. 상대가 아무리 공격적으로 밀고 들어와도 맞불을 놓기보다는 계속적으로 거리를 유지하려 애쓴다. 심지어 자신이 유리한 고지를 잡고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일정한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신장에서 밀리는 알도로서는 전진스탭을 밟고 파고들어야 하는데 모이카노의 파이팅 스타일상 쉽게 빈틈을 내주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알도는 모이카노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모이카노가 거리 싸움과 포인트 쟁탈전에 능한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1·아일랜드) 같은 위협적인 카운터도, 현 챔피언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28·미국)급 연타 화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넉아웃 승리가 단 한 차례도 없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알도로서는 정타싸움에서 다소 밀려도 충분히 잔매를 각오하고 파고들 수 있는 유형이었다.

바로 이 점이 둘의 운명을 갈랐다. 모이카노는 언제나 그랬듯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잔타격을 적중시켰다. 하지만 3라운드 경기에서 체력적 부담까지 없어진 알도는 과감하게 거리를 계속 좁히며 결정적인 기회를 노렸고 결국 폭풍 같은 연타를 통해 2라운드 44초 만에 TKO로 승리를 가져갔다.
 
 또 다시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헤나토 '모이카노' 카네이로
ⓒ UFC
 
준수한 승률에도 불구, 뼈아픈 2패의 무게감
 
3라운드가 아닌 5라운드로 경기가 치러지고 모이카노에게 위력적인 펀치 파워가 있었다면 경기의 승자는 달라질 수 있었다. 노련한 알도는 3라운드에 맞는 경기운영, 모이카노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경기에 나서며 2014년 이후 오래간만에 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지난 '야만인' 제레미 스티븐스(33·미국)전에 이어 또다시 강자를 잡아내며 자신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알도가 기쁨에 환호했던 반면 모이카노는 고개를 떨구고 씁쓸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단순한 1패가 문제가 아니었다. 모이카노는 통산 13승 2패 1무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승률만 보면 매우 준수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문제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고배를 마시고 있다는 부분이다.

2010년 격투무대에 데뷔한 모이카노는 2017년 'T-CITY' 브라이언 오르테가(28·미국)에게 첫 패배를 당했다. 3라운드 중반까지만 해도 포인트에서 근소하게 앞서가며 판정까지 갔을시 유리해보였으나 점수를 굳히기위해 시도한 테이크다운이 악수가 되어 길로틴초크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또다시 연승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오르테가전 역전패만 아니었다면 모이카노가 진작에 챔피언타이틀전을 치렀을 것이 유력하다. 당시 판단 미스가 두고두고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르테가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모이카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좋았다. 오르테가전은 말 그대로 종이 한장 차이였으며 이후 켈빈 케이터, 컵 스완슨을 잡아내며 변함없는 경기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좋은 사이즈(180.34cm)와 영리한 거리싸움을 앞세운 플레이의 안정감이 매우 높았다.

자빗 마고메도샤리포프(28·러시아)와 더불어 차세대 강자로 꼽혀왔는데 최근 들어 모이카노가 좀 더 앞서간다는 평가가 많았다. 마고메도샤리포프는 아직까지 검증된 강자와의 대결이 많지 않은 반면 모이카노는 연달아 빅네임들을 잡아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후보에서 상위권 문지기로 전락 위기
 
모이카노 입장에서 이번 알도 전은 절호의 기회였다.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했으나 체급 내 알도의 이름값은 여전히 묵직하다. 알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커리어에 훈장을 달게 됨은 물론 단숨에 유력한 챔피언 타이틀 도전자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최강의 반란 세력으로 꼽혔던 오르테가가 챔피언 할로웨이에게 완패를 당한 상태인지라 명분, 자격에서 차기 도전자 0순위 자격이 유력했다. 결과적으로 오르테가전에 이어 알도와의 빅 매치에서마저 고개를 숙이며 아쉬움을 곱씹게 됐다. 그동안 쌓아온 복병 이미지에 제대로 금이 가버렸다.

모이카노는 사이즈도 좋을 뿐더러 경쾌한 스탭을 바탕으로 치고 빠지는 인 아웃파이팅에 능하다. 구석으로 몰리는가 싶다가도 케이지를 타고 유유히 사이드로 돌아나가는가 하면 백스탭을 밟으면서 동시에 나가는 카운터가 일품이다. 상대 입장에서는 거리를 좁히기도 쉽지 않은 데다 무리해서 추격할 경우 위협적인 정타를 얻어맞을 수 있어 더욱 까다롭다.

'보스턴 피니셔(Boston Finisher)' 켈빈 케이터(30·미국)와의 일전은 모이카노의 안정적 아웃파이팅을 제대로 알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케이터는 모이카노와 비슷한 신장에 복싱 테크닉이 빼어나다는 점에서 난적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모이카노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상태에서 펀치를 주고받을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좀 더 거리를 벌려주며 케이터의 펀치 셋업을 방해하는가 하면 미들킥, 로우킥을 꾸준히 차주며 경기 흐름을 자신 쪽으로 바꿔나갔다.

모이카노가 기록한 2패는 상황은 물론 경기 내용에서도 좋지 않았다. 오르테가전 서브미션 패배, 알도전 넉아웃 패배 등 제대로 찾아온 위기 상황에서 그대로 승리를 헌납한지라 "위기에 약한 것 아니냐"는 혹평도 터져 나오고 있다. 상위권 강자간 대결에서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감안했을 때 매우 부정적인 평가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모이카노는 이제 겨우 2패일 뿐이고 패배를 허용한 상대들 역시 체급 내 최고 레전드와 타이틀매치 경력자다.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이며 경기운영, 체력 등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는 만큼 얼마든지 반등요소는 충분하다.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모이카노가 다시금 왕좌를 위협할 복병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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