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니언 추락 유학생, 여행자보험 가입했다면?

이승주 2019. 2. 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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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자보험 중 10여억원을 보장하는 보험 없어
미국·영국 등 고의료비 국가 여행시 각별히 주의해야
"불안할 때 추가가입으로 보장범위 넓히는 것도 방법"
"여행사 패키지상품 가입보험도 꼼꼼히 확인해야"
【그랜드캐니언=AP/뉴시스】1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사우스림에 눈이 쌓여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일부 국립공원이 폐쇄됐으나 사우스림 대부분은 개방해 입장할 수 있다. 2019.01.03.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최근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한 캐나다 유학생 박 씨가 10여억원에 달하는 치료비와 이송비를 지불하지 못해 입국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만약 박 씨가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면 어땠을까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유학생 박 씨가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을 여행하던 중 추락했다. 현지 병원으로 옮겨져 수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 불명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다.

박씨는 현재 치료비와 국내 이송비가 막대해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 비용은 입원 치료비 10억원, 이송비 2억원 등 총 1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까운 점은 박 씨가 가입했던 유학생보험이 사고 5일 전 만료됐다는 사실이다. 여행자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치료비를 온전히 가족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소식은 가족들이 그의 귀국을 도와달라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물론 박 씨가 캐나다 유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사고를 겪긴했으나 국내 사례에 적용하기 위해 국내에서 미국 여행을 갔을 때를 가정해보자.

통상적으로 해외로 여행가기 전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여행자보험에 가입한다. 만약 박 씨도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면 괜찮았을까?

그렇더라도 10여억원에 달하는 치료비와 이송비를 보장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험사 상품에 따라 보장범위와 보험료 등 구성이 다양하지만 국내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여행자보험 상품 중 10여억원이나 보장하는 상품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여행자보험 한도는 상해 사망이라도 최대 3억원까지 보장하는게 대다수다. 상해 의료비 보장한도는 500만~5000만원 수준이다.

계리사이자 다다익선의 오명진 대표는 "상해 후유장해를 포함하더라도 고급형의 경우 상해 보장한도가 최대 1억원 내외인 상품이 대부분"이라며 "(박 군의 치료비를 모두) 보장하는 여행자상품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도 "통상적인 사고 범위가 아닌 이런 대형사고까지 커버해주는 보험은 없다"면서 "만약 이런 고액 치료비가 나오는 사고까지 보장하려면 보험료도 기존 1~2만원 수준이 아닌 크게 오르게 될 것"라고 설명했다.

결국 의료비가 비싼 미국이나 영국, 유럽 등을 여행할 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오 대표 계리사는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거나 의료비가 비싼 미국, 유럽, 중국 등을 여행할 땐 여행자보험만 믿지 말고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이들 국가를 여행하기 전 여행자보험을 하나 더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경우 치료비가 보장한도 이상이 나왔을 경우 두 보험에서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상해 치료비가 3000만원까지 보장되는 A와 B사 여행자보험에 모두 가입했다고 치자. 불의의 사고로 해외에서 7000만원 치료비가 나왔다면 A와 B에서 각각 3000만원 총 6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물론 보장범위보다 치료비가 적게 나왔다면 A와 B사에서 비례보상 받는다.

한 보험전문가는 "무조건 중복가입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여행자보험 보험료가 1만원대로 저렴한 편인 만큼 고의료비 지역을 여행할 때 불안하다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 가입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반대로 동남아 등 비교적 의료비가 저렴한 곳을 여행할 땐 보험료와 보장범위가 모두 낮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을 갈 때 유념하면 좋다.

그는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가입하는 여행자보험 상품은 상해 사망 1억원 한도 상품에 가입하는게 일반적"이라며 "여행사에서 가입해주는 상품만 믿지말고 그 상품의 한도 등을 꼼꼼히 살피고 너무 낮을 땐 개인적으로 추가 대비할 것"을 권유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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