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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월 31일 (목요일)
■ 대담 :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지순 “광주형 일자리는 한국형 노동혁신 모델, 거제형 울산형 마중물될 것”
- 광주형 일자리, 한국형 노동혁신 모델로 상당한 역할 해줄 것
- 타결은 됐으나 가야할 길 아직도 멀어
- 광주형 일자리 마중물 역할해야
- 낮은 임금 대신 정부가 주택, 의료, 교육, 기타 문화 등 복지 지원
- 노동 3권 제한? 부속 합의서에 기본 권리 보장 내용 포함... 노동자들이 원한다면 단결권 실현해 교섭 가능
- 노사민정 합의는 신사 협정, 법적 구속력 없어... 노조 만들어 교섭 요구하면 막을 방법 없다
- 안정 궤도 오를 때까지 인큐베이팅, 우리 정치의 과제
- 조선업에서 거제형 일자리, 머리 맞대고 고민할 이슈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한국에 없던 일자리 모델,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앞으로 현대차는 SUV를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장에 위탁 생산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노조 반발도 여전한 상황이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전문가 연결해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박지순)>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우선 그동안 노력 많이 하셨는데, 축하드린다고 이야기해야겠네요.
◆ 박지순> 국민들 모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특히 제조업, 대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또 일자리의 양극화 문제, 이중구조도 상당히 심화되어 있고, 특히나 우리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 지역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우리 한국형 노동 개혁, 노동 혁신 모델로서 상당한 역할을 해줄 것이다, 그런 기대를 쭉 해왔는데요. 아무튼 한 5년 가까이 천신만고 끝에 타결에 이르게 돼서 아마 우리 국민 모두가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협정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 박지순> 아무래도 노사 갈등의 문제겠죠. 일단 노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키인데, 노사가 서로 협력해서 이런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저마다 불안이 있겠죠. 특히 현대차, 기아차 노조 같은 경우는 자신들의 일자리 문제도 있고, 또 근로조건의 저하라고 하는 고민도 있었을 테고, 이런 것들이 광주형 일자리 일에 대해서 상당한 우려를 가지게 된 것 같고요. 여기에다가 자동차 산업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약간 주춤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과연 자동차 공장이 계속해서 사업성, 즉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 이런 것들이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 상당히 난관을 초래한 주된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이동형>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노조가 지금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 이 사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 다른 문제는 없을까요?
◆ 박지순> 일단 지금 타결은 됐습니다만,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먼 것 같습니다. 이제 첫 삽을 뜬 것이지 않습니까? 앞으로 투자금도 상당 금액 유치해야 하고, 지금 아직까지 사실 광주시와 현대차만 투자를 한 상태니까요. 그러려면 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사업성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전망을 내놓아야 할 것이고, 또 중요한 난관이 노사 갈등을 잘 봉합해서 노사 협력 구조로 전환시켜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해야만 또 다른 기업이나 투자자들을 조금 더 설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과연 다른 기업이나, 물론 정부는 당연히 투자할 것인데, 다른 민간 기업의 투자를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 또 이러한 투자를 촉진하려면, 결국은 노사가 신뢰를 줘야 하는데, 그러한 신뢰를 줄 수 있는 노사 협력이 과연 얼마나 가능할 것인가, 이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 이동형> 어쨌든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해야 그다음에 다른 ‘울산형 일자리,’ ‘거제형 일자리’가 생겨날 것 아니겠어요?
◆ 박지순> 그럼요. 이게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좌초된다면, 아마 그다음 시도도 어렵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 이동형> 타결 내용을 보면, 연봉은 3,500만 원 수준, 그렇게 되니까 지금 완성차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보다는 임금이 많이 낮아요.
◆ 박지순> 그렇죠. 많이 낮죠.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하죠.
◇ 이동형> 그런데 다만 임금이 낮기 때문에 주택이라든가, 또 보육 시설이라든가, 이것을 채워주겠다는 거잖아요?
◆ 박지순> 그게 광주형 일자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특징인데, 이른바 이것을 노사 상생형 일자리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이 광주형 일자리, 광주 공장, 앞으로 이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주식회사 광주 오토가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광주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차가 지금 현재는 경차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경차형 SUV라고 하는데요.
◇ 이동형> 미니 SUV죠.
◆ 박지순> 네, 미니 SUV죠. 이 미니 SUV가 저가란 말이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마진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비용 구조가 아무래도 안정성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 그런 고민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현대차나 기아차처럼 높은 임금을 줄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것이고요. 또 사업의 성패도 사실 앞으로 예측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임금을 처음부터 높은 수준에서 설정할 수가 없는 한계가 있는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와 광주시가 주택과 의료라든가, 교육, 기타 문화, 이런 것들을 지원해줌으로써 사실상 실질 소득을 높여주는, 그런 모델은 만든 겁니다. 따라서 임금 자체는 3,500만 원으로 시작하지만, 그런 여러 가지 지원 내지 복지, 이런 것을 결합한다면, 그보다는 훨씬 상이하는 수준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이동형> 가장 마지막에 쟁점이 됐던 부분이 현대차의 위탁 생산 35만 대 달성까지 소위 말하는 노동3권 제한, 이 부분이었잖습니까?
◆ 박지순> 그렇죠. 그게 아주 우여곡절이 있었죠.
◇ 이동형> 이 부분은 그러면 어떻게 합의가 된 겁니까?
◆ 박지순> 합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원칙적으로 앞으로 35만 대까지는 이런 임금구조를 유지한다, 그 원칙에 대해서는 일단 노사가 양해를 한 것 같습니다. 다만, 노동계가 반발한 것이 그렇게 되면, 우리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이나 쟁의권, 이런 것들이 침해되는 것 아니냐, 법상 기본권인데요. 그 부분이 사실 명분이 약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보니까, 아직 구체적인 안은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다만, 언론에 보도된 이른바 부속 합의서라는 게 있습니다. 그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보면, 비록 35만 대까지는 노사 안정을 기한다는 원칙은 설정했지만, 단체협약체결이라든가, 쟁의권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한다는 그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명분은 어쨌든 큰 틀에서 35만 대까지는 노사 안정을 기한다고 유지하되, 그러나 또 근로자들이, 노동자들이 원한다면, 단결권을 실현해서 교섭할 수 있는 그러한 권리까지 막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절충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앞으로 실제 이 공장을 가동하고, 운영해나가는 데 있어서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 이건 지켜봐야 할 이슈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연봉 3,500만 원이 35만 대 달성이 안 돼도 노동자들이 올려달라, 이렇게 할 수도 있겠네요?
◆ 박지순> 일단 지금 노사 합의라는 것은 사실상 지금 신설 법인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당사자가 없다고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법인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즉 사용자도 존재하지 않고, 지금 투자자만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주체인 근로자도 아직 채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조합도 없습니다. 광주 공장에요. 실제로 이 노사 합의는 결국, 광주 공장 사용자와 노동자가 체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죠. 그렇게 보면, 지금 사실 노사민정의 합의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신사 협정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법적인 성격을 본다면. 구속력은 없는 것이죠. 나중에 그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교섭을 요구한다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광주형 일자리가 탄생한 그 과정이라든가, 배경을 보고, 또 그 지역의 노사민정이 합심해서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하면, 그러한 멘토로서, 후견인으로서, 그러한 노동조합에 대해서 상당한 지도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는 만들어낼 수 있겠죠. 그런 점에서 이러한 것들이 서로 신뢰하고, 서로 그런 원칙을 존중하는, 그러한 선에서 노사 교섭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 이런 것들이 중요한 무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연봉은 낮지만, 주택이나 의료나 보육, 이런 것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대신 해주면서 연봉 작은 것은 만회하겠다, 이건데요. 혹시 지자체에서 나중에 예산 딸 때 문제있거나, 이런 것은 걱정 안 해도 됩니까?
◆ 박지순> 그런 부분들이 약속이 되겠죠. 정치적 약속이죠. 그러한 정치적 약속이 다른 이유로 만약에 좌절되거나 또 장애를 만난다면, 사실 정부와 지자체가 그러한 약속에 있어서의 어떻게 보면 보증인의 역할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이 들고요. 물론 법적인 보증인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그러한 약속을 했고, 또 대통령까지 나서서 적극적으로 그러한 약속을 해왔기 때문에 적어도 그 과정에 있어서 앞으로 이 광주형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잘 인큐베이팅해야 할 것 같다. 그러한 것이 바로 우리 정치가 해야 할 과제다, 그 점을 이번 노사민정 합의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해준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광주시에서 가장 열성적이지 않았습니까?
◆ 박지순> 그렇죠.
◇ 이동형> 결국 이게 성사가 되면, 광주나 혹은 광주 근처에 있는 청년들이라고 할까요? 취업을 원하는 분들, 이런 분들한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겠네요?
◆ 박지순> 이 광주형 일자리가 특히나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 지역에서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가장 저는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하고요. 특히나 자동차 산업이 가지고 있는 고용 유발 효과라는 게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비록 완성차 조립에는 1,000명이 들어가겠지만, 그러나 그 다양한 협력 업체들이 1만 명 이상 고용 창출하고, 이 협력 업체들도 이 완성차 근로자들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되니까 동시에 여러 가지 복지나 지원을 받게 되겠죠. 그 일자리 모두가 말하자면, 양질의 일자리를 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 지역의 젊은 청년들에게 상당한 희망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되고요. 이러한 것들이 모티브가 돼서 각 지역마다 이런 유사한 형태의 사업들이 설계될 수 있다고 하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일자리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를 해봅니다.
◇ 이동형> 그런데 교수님, 앞서서 지적했습니다만, 이게 미니 SUV의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만일 광주 공장의 미니 SUV를 팔다가 충분히 팔리지 않는다면, 그러면 그때 가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 대안이 혹시 있습니까?
◆ 박지순> 지금으로서는 거기까지 대안을 만들어내기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일단은 출범을 하고, 그리고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굉장히 많은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전기차라든가, 수소차라든가, 이런 친환경적인 자동차 생산이라는 게 앞으로 미래 지향적인 모델이 될 것이고, 또 지금과 같은 화석 연료를 바탕으로 하는 엔진과 자동차 생산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추세다. 거기다가 공유 경제의 흐름이 상당히 강하게 발전할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우선은 낮은 수준에서 경형 SUV로 시작하지만,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해서 여기에서 앞으로 어떤 아이템, 어떤 물량을 만들어낼지 하는 것도 결국은 노사민정이 그 속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그런 이슈가 있지 않겠나, 생각되고요. 그러한 부분들까지 상당한 고민과 그리고 갈등이 또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대차나 기아차 노조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결국은 앞으로 노사가 충분히 협력하고, 또 논의해서 합리적인 해법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시작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교수님, 전화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져가지고요. 하나만 더 질문하고 마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지금 광주형 일자리 같은 경우에 조선 경기 침체로 힘든 거제 같은 경우가 더 어울린다, 예를 들면, 지금 중국에서 저임금으로 수주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거제형 일자리 같은 것을 만들어서 우리도 수주경쟁에 비등하게 할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 박지순> 지금 사실 우리 제조업들, 특히 핵심 제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이런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들이 전체적으로 상당한 위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현재의 진단이고요. 그런데 자동차 부분에서 어쨌든 이러한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서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된다면, 마찬가지 맥락에서 조선업이 조금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우리의 생산성과 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거제형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좋은 상황에서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한번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아야 할 이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지순>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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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월 31일 (목요일)
■ 대담 :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지순 “광주형 일자리는 한국형 노동혁신 모델, 거제형 울산형 마중물될 것”
- 광주형 일자리, 한국형 노동혁신 모델로 상당한 역할 해줄 것
- 타결은 됐으나 가야할 길 아직도 멀어
- 광주형 일자리 마중물 역할해야
- 낮은 임금 대신 정부가 주택, 의료, 교육, 기타 문화 등 복지 지원
- 노동 3권 제한? 부속 합의서에 기본 권리 보장 내용 포함... 노동자들이 원한다면 단결권 실현해 교섭 가능
- 노사민정 합의는 신사 협정, 법적 구속력 없어... 노조 만들어 교섭 요구하면 막을 방법 없다
- 안정 궤도 오를 때까지 인큐베이팅, 우리 정치의 과제
- 조선업에서 거제형 일자리, 머리 맞대고 고민할 이슈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한국에 없던 일자리 모델,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앞으로 현대차는 SUV를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장에 위탁 생산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노조 반발도 여전한 상황이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전문가 연결해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박지순)>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우선 그동안 노력 많이 하셨는데, 축하드린다고 이야기해야겠네요.
◆ 박지순> 국민들 모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특히 제조업, 대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또 일자리의 양극화 문제, 이중구조도 상당히 심화되어 있고, 특히나 우리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 지역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우리 한국형 노동 개혁, 노동 혁신 모델로서 상당한 역할을 해줄 것이다, 그런 기대를 쭉 해왔는데요. 아무튼 한 5년 가까이 천신만고 끝에 타결에 이르게 돼서 아마 우리 국민 모두가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협정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 박지순> 아무래도 노사 갈등의 문제겠죠. 일단 노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키인데, 노사가 서로 협력해서 이런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저마다 불안이 있겠죠. 특히 현대차, 기아차 노조 같은 경우는 자신들의 일자리 문제도 있고, 또 근로조건의 저하라고 하는 고민도 있었을 테고, 이런 것들이 광주형 일자리 일에 대해서 상당한 우려를 가지게 된 것 같고요. 여기에다가 자동차 산업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약간 주춤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과연 자동차 공장이 계속해서 사업성, 즉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 이런 것들이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 상당히 난관을 초래한 주된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이동형>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노조가 지금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 이 사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 다른 문제는 없을까요?
◆ 박지순> 일단 지금 타결은 됐습니다만,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먼 것 같습니다. 이제 첫 삽을 뜬 것이지 않습니까? 앞으로 투자금도 상당 금액 유치해야 하고, 지금 아직까지 사실 광주시와 현대차만 투자를 한 상태니까요. 그러려면 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사업성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전망을 내놓아야 할 것이고, 또 중요한 난관이 노사 갈등을 잘 봉합해서 노사 협력 구조로 전환시켜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해야만 또 다른 기업이나 투자자들을 조금 더 설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과연 다른 기업이나, 물론 정부는 당연히 투자할 것인데, 다른 민간 기업의 투자를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 또 이러한 투자를 촉진하려면, 결국은 노사가 신뢰를 줘야 하는데, 그러한 신뢰를 줄 수 있는 노사 협력이 과연 얼마나 가능할 것인가, 이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 이동형> 어쨌든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해야 그다음에 다른 ‘울산형 일자리,’ ‘거제형 일자리’가 생겨날 것 아니겠어요?
◆ 박지순> 그럼요. 이게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좌초된다면, 아마 그다음 시도도 어렵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 이동형> 타결 내용을 보면, 연봉은 3,500만 원 수준, 그렇게 되니까 지금 완성차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보다는 임금이 많이 낮아요.
◆ 박지순> 그렇죠. 많이 낮죠.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하죠.
◇ 이동형> 그런데 다만 임금이 낮기 때문에 주택이라든가, 또 보육 시설이라든가, 이것을 채워주겠다는 거잖아요?
◆ 박지순> 그게 광주형 일자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특징인데, 이른바 이것을 노사 상생형 일자리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이 광주형 일자리, 광주 공장, 앞으로 이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주식회사 광주 오토가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광주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차가 지금 현재는 경차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경차형 SUV라고 하는데요.
◇ 이동형> 미니 SUV죠.
◆ 박지순> 네, 미니 SUV죠. 이 미니 SUV가 저가란 말이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마진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비용 구조가 아무래도 안정성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 그런 고민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현대차나 기아차처럼 높은 임금을 줄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것이고요. 또 사업의 성패도 사실 앞으로 예측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임금을 처음부터 높은 수준에서 설정할 수가 없는 한계가 있는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와 광주시가 주택과 의료라든가, 교육, 기타 문화, 이런 것들을 지원해줌으로써 사실상 실질 소득을 높여주는, 그런 모델은 만든 겁니다. 따라서 임금 자체는 3,500만 원으로 시작하지만, 그런 여러 가지 지원 내지 복지, 이런 것을 결합한다면, 그보다는 훨씬 상이하는 수준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이동형> 가장 마지막에 쟁점이 됐던 부분이 현대차의 위탁 생산 35만 대 달성까지 소위 말하는 노동3권 제한, 이 부분이었잖습니까?
◆ 박지순> 그렇죠. 그게 아주 우여곡절이 있었죠.
◇ 이동형> 이 부분은 그러면 어떻게 합의가 된 겁니까?
◆ 박지순> 합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원칙적으로 앞으로 35만 대까지는 이런 임금구조를 유지한다, 그 원칙에 대해서는 일단 노사가 양해를 한 것 같습니다. 다만, 노동계가 반발한 것이 그렇게 되면, 우리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이나 쟁의권, 이런 것들이 침해되는 것 아니냐, 법상 기본권인데요. 그 부분이 사실 명분이 약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보니까, 아직 구체적인 안은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다만, 언론에 보도된 이른바 부속 합의서라는 게 있습니다. 그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보면, 비록 35만 대까지는 노사 안정을 기한다는 원칙은 설정했지만, 단체협약체결이라든가, 쟁의권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한다는 그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명분은 어쨌든 큰 틀에서 35만 대까지는 노사 안정을 기한다고 유지하되, 그러나 또 근로자들이, 노동자들이 원한다면, 단결권을 실현해서 교섭할 수 있는 그러한 권리까지 막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절충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앞으로 실제 이 공장을 가동하고, 운영해나가는 데 있어서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 이건 지켜봐야 할 이슈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연봉 3,500만 원이 35만 대 달성이 안 돼도 노동자들이 올려달라, 이렇게 할 수도 있겠네요?
◆ 박지순> 일단 지금 노사 합의라는 것은 사실상 지금 신설 법인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당사자가 없다고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법인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즉 사용자도 존재하지 않고, 지금 투자자만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주체인 근로자도 아직 채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조합도 없습니다. 광주 공장에요. 실제로 이 노사 합의는 결국, 광주 공장 사용자와 노동자가 체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죠. 그렇게 보면, 지금 사실 노사민정의 합의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신사 협정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법적인 성격을 본다면. 구속력은 없는 것이죠. 나중에 그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교섭을 요구한다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광주형 일자리가 탄생한 그 과정이라든가, 배경을 보고, 또 그 지역의 노사민정이 합심해서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하면, 그러한 멘토로서, 후견인으로서, 그러한 노동조합에 대해서 상당한 지도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는 만들어낼 수 있겠죠. 그런 점에서 이러한 것들이 서로 신뢰하고, 서로 그런 원칙을 존중하는, 그러한 선에서 노사 교섭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 이런 것들이 중요한 무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연봉은 낮지만, 주택이나 의료나 보육, 이런 것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대신 해주면서 연봉 작은 것은 만회하겠다, 이건데요. 혹시 지자체에서 나중에 예산 딸 때 문제있거나, 이런 것은 걱정 안 해도 됩니까?
◆ 박지순> 그런 부분들이 약속이 되겠죠. 정치적 약속이죠. 그러한 정치적 약속이 다른 이유로 만약에 좌절되거나 또 장애를 만난다면, 사실 정부와 지자체가 그러한 약속에 있어서의 어떻게 보면 보증인의 역할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이 들고요. 물론 법적인 보증인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그러한 약속을 했고, 또 대통령까지 나서서 적극적으로 그러한 약속을 해왔기 때문에 적어도 그 과정에 있어서 앞으로 이 광주형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잘 인큐베이팅해야 할 것 같다. 그러한 것이 바로 우리 정치가 해야 할 과제다, 그 점을 이번 노사민정 합의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해준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광주시에서 가장 열성적이지 않았습니까?
◆ 박지순> 그렇죠.
◇ 이동형> 결국 이게 성사가 되면, 광주나 혹은 광주 근처에 있는 청년들이라고 할까요? 취업을 원하는 분들, 이런 분들한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겠네요?
◆ 박지순> 이 광주형 일자리가 특히나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 지역에서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가장 저는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하고요. 특히나 자동차 산업이 가지고 있는 고용 유발 효과라는 게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비록 완성차 조립에는 1,000명이 들어가겠지만, 그러나 그 다양한 협력 업체들이 1만 명 이상 고용 창출하고, 이 협력 업체들도 이 완성차 근로자들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되니까 동시에 여러 가지 복지나 지원을 받게 되겠죠. 그 일자리 모두가 말하자면, 양질의 일자리를 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 지역의 젊은 청년들에게 상당한 희망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되고요. 이러한 것들이 모티브가 돼서 각 지역마다 이런 유사한 형태의 사업들이 설계될 수 있다고 하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일자리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를 해봅니다.
◇ 이동형> 그런데 교수님, 앞서서 지적했습니다만, 이게 미니 SUV의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만일 광주 공장의 미니 SUV를 팔다가 충분히 팔리지 않는다면, 그러면 그때 가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 대안이 혹시 있습니까?
◆ 박지순> 지금으로서는 거기까지 대안을 만들어내기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일단은 출범을 하고, 그리고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굉장히 많은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전기차라든가, 수소차라든가, 이런 친환경적인 자동차 생산이라는 게 앞으로 미래 지향적인 모델이 될 것이고, 또 지금과 같은 화석 연료를 바탕으로 하는 엔진과 자동차 생산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추세다. 거기다가 공유 경제의 흐름이 상당히 강하게 발전할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우선은 낮은 수준에서 경형 SUV로 시작하지만,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해서 여기에서 앞으로 어떤 아이템, 어떤 물량을 만들어낼지 하는 것도 결국은 노사민정이 그 속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그런 이슈가 있지 않겠나, 생각되고요. 그러한 부분들까지 상당한 고민과 그리고 갈등이 또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대차나 기아차 노조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결국은 앞으로 노사가 충분히 협력하고, 또 논의해서 합리적인 해법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시작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교수님, 전화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져가지고요. 하나만 더 질문하고 마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지금 광주형 일자리 같은 경우에 조선 경기 침체로 힘든 거제 같은 경우가 더 어울린다, 예를 들면, 지금 중국에서 저임금으로 수주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거제형 일자리 같은 것을 만들어서 우리도 수주경쟁에 비등하게 할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 박지순> 지금 사실 우리 제조업들, 특히 핵심 제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이런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들이 전체적으로 상당한 위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현재의 진단이고요. 그런데 자동차 부분에서 어쨌든 이러한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서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된다면, 마찬가지 맥락에서 조선업이 조금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우리의 생산성과 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거제형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좋은 상황에서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한번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아야 할 이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지순>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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