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사업 19% 지분 투자하는 까닭

김혜원 2019. 1. 3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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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광주광역시 주도로 추진하는 신규 자동차 생산 합작 법인에 주주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광주시는 신설 법인에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빠른 시일 내 투자자를 모집, 주주 구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31일 광주시가 제시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 사업 투자 협약' 최종안에 합의하고 광주시와 1차 투자 협약을 맺었다. 최종안은 이날 오전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에서 공동 결의한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및 '적정임금 관련 부속 협정서'를 토대로 마련됐다. 광주시는 향후 전체 투자자 모집을 완료하는 시점에 현대차를 포함한 주주들과 함께 최종 투자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광주시가 제시하고 현대차가 첫 투자자로서 합의한 투자 협약에 따르면 신설 법인은 자본금 약 2800억원 등 총 7000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광주시가 출연하는 투자자를 포함한 광주시 측이 자본금의 21%인 약 590억원을 출자한 최대주주 지위를 얻는다. 향후 약 1680억원의 60% 지분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지역 사회, 산업계, 공공기관, 재무적 투자자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약 530억원을 출자, 19% 지분 투자자로만 참여한다.


신설 법인의 완성차 위탁 생산 공장은 빛그린산업단지 내 약 62만8099㎡ 부지에 연산 10만대 규모로 들어선다. 2021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 참여하는 현대차는 경차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신규 개발해 신설 법인의 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완성차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신설 법인은 이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완성차 업체로부터 차량 위탁 생산을 유치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설 법인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 수준(주 44시간 근무 기준)으로 시작한다. 광주시의 공동 복지 프로그램 등 정부 지원을 포함하면 실질 소득은 더 많아진다.


또한 신설 법인은 노사로 구성된 '상생노사발전협의회(이하 상생협의회)'에서 제반 근무 환경 및 조건에 대해 상호 성실히 협의하고 상생협의회 결정 사항의 유효 기간은 신설 법인 조기 경영 안정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누적 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신설 법인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실제 투자 규모의 10% 보조금,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 동안 75%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대차가 이번 신설 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연봉 3500만원의 적정 임금과 노사 상생 생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 완성차 사업에 참여할 경우 국내에서 경차 생산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경차시장은 16만대 규모로 전체 산업 수요의 약 9%를 점유하는 시장이다.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내수시장의 13%까지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2002년 경차 아토스 단종 이후 경차시장에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경차 가격 대비 국내 생산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 수요의 한 축을 형성하는 경차시장을 포기해야만 해 그동안 현대차는 점유율 확대에 한계를 겪었다. 2000년대 초반 50%에 육박하던 현대차 시장 점유율은 2015년 39%를 기록, 처음으로 30%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6년 37.6%, 2017년 38.4%, 2018년 39.8%로 좀처럼 4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경차시장은 기아차와 한국GM이 양분하고 있다. 2017년에는 기아차가 모닝, 레이를 통해 9만959대를, 한국GM 스파크가 4만7245대 등 총 13만8895대를 판매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아차 8만6063대, 한국GM 3만9868대 등 12만7429대가 팔렸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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