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받고 또 성매매.."대구 중구 의원 발언 논란

김정석 2019. 1.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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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연 대구중구의회 성매매여성 비하발언
여성단체, 29일 의회 앞에서 규탄기자회견
30일 당 윤리심판원에서 징계여부도 결정
대구 도심의 성매매 집결지였던 중구 도원동 ‘자갈마당’. [연합뉴스]
“젊어서부터 땀 흘려 돈을 안 벌고 쉽게 돈 번 분들이 2000만원 받고 난 다음에 자활 교육받고 나서 또다시 성매매 안 한다는 확신이 없다.”

지난해 12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준연 대구 중구의회 의원이 본회의 도중 한 발언이다. 홍 의원은 대구시가 2016년 12월 제정한 ‘대구광역시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를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성매매 집결지인 이른바 ‘자갈마당’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의 피해 복구와 자립에 드는 시 예산이 지나치게 많고 그 효과도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 [사진 대구 중구의회]

홍 의원과 대구 중구의회가 별다른 사과나 후속 조처를 하지 않자 지역 여성단체가 29일 구의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대구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 폐쇄를 위한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1시 대구 중구의회 앞에서 홍 의원에 대한 구의회의 제재와 조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항의의 핵심은 성매매 집결지 자활사업을 왜 반대하는가가 아니다. 자신의 주장을 위해 동원된 혐오와 비하 발언이다”며 “성 구매자나 업소 업주에게서 ‘몸이나 파는 X들’이란 소리 들으며 살아온 시간도 억울하고, 지원금을 받으며 탈성매매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조차 치욕스러울 수 있는데 왜 이토록 잔인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에 사이에도 여러 차례 성매매 여성을 비하하는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9월 12일 구의회 행정 사무감사특별위원회에선 “지금 자갈마당에 있는 분들은 성매매 피해자들이 아니고 거의 자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분들에게까지 지원을 해줘야 하느냐”, “자원해서 돈 벌러 나가는 사람한테 성매매 피해자라는 그런 미명 아래 세금이 투입되는 게 어디 있느냐”고 발언했다.
대구 중구 도원동 속칭 '자갈마당' 풍경. [사진 대구시]

또 같은 해 10월 23일 구의회 운영행정위원회에선 “성매매 종사자들이 그 돈(지원금) 받고 자활을 할지 안 할지 잘 모르겠다. 저는 돈 낭비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분들이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지 참 의문점이 많다”, “그분들 세금 냅니까, 안 냅니까? 안 냅니다. 몸만 그냥 갖고 장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구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선 “자발적으로 카드값 못 막아서 선금받고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발언도 했다. 류규하 중구청장에게 “동남아 근로자, 외국인들이 성매매를 위해 자갈마당을 방문하고 이들과 성매매 여성들의 접촉으로 인해 슈퍼임질, 슈퍼매독 같은 성병에 걸려 확산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 방안은 있느냐”고 질문한 것이다.

하지만 홍 의원은 여성단체의 성매매 여성 비하 발언 지적이 일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급 7530원 벌기 위해 땀 흘려 일하는 여성노동자도 있다. 그분들 비하면 돈 쉽게 번다. 옛날처럼 붙들려가서 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빚이 있어서 선금 당겨서 들어가는 것”이라며 “중구 구민들은 말 잘했다고 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10일 오후 대구 중구 도원동 성매매 업소 집결지 속칭 '자갈마당' 입구에 주상복합개발 사업승인 신청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은 30일 오후 6시 30분쯤 대구시당 당사에서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판원을 열어 홍 의원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결정된 심판 결과는 민주당 중앙당에 회부돼 논의를 거치게 된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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