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은 생활용품 아닌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현진숙 미리어드 대표

입력 : 2019.01.28 17:24

“칫솔은 단순히 하루 세 번 닦아야 하는 양치 도구가 아니에요. 생활 속에서 뷰티, 패션, 엔터테인먼트 영역까지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죠.”

현진숙 미리어드(Myriad) 대표(44)의 전략은 확고했다. 마케팅 리서처 경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시장의 변화를 읽는데 능했던 그는 오랄비·필립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전동칫솔 사업에 뛰어들었다. 과감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업의 대표자로, 또 마케팅 실무자를 자처하며 직접 내놓은 유아용 전동칫솔 ‘메가텐 음파전동칫솔’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해당 카테고리에서 단일품목 매출 1위를 달성했다. 2018년 12월 메가텐 음파전동칫솔의 누적 판매량은 100만대를 훌쩍 넘었다.

현진숙 미리어드 대표는 “제품보다 소비자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며 “칫솔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자신한다. 미리어드 제공

현진숙 미리어드 대표는 “제품보다 소비자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며 “칫솔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자신한다. 미리어드 제공

이 같은 성공에는 그의 실무적 경험이 큰 밑천이 됐다. 바로 메가텐 제품의 제조사인 ‘원스타인터내셔널’에서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근무한 경력이다.

“제조 본사 근무 당시 상품기획부터 양산, 면세점 입점까지 모든 업무를 처리했죠. 하다 보니 좀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싶은 욕심이 났어요. 누구보다 제품을 잘 알고 애정도 깊었기에 고민하지 않고 독립 할 수 있었습니다.”

특유의 분석력과 통찰력을 무기로 지난 2017년 11월 그는 본사로부터 유통 전문 기업 미리어드라는 이름으로 독립, 직접 본격적인 총판활동에 나섰다. 사업 계획을 구상한지 정확히 한 달 만의 일. 현 대표는 전동칫솔 시장은 여전히 넓은 블루오션이라고 자신했다. 단순한 신제품이 아닌 소비자가 찾는 목적에 주목한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저관여 카테고리였던 칫솔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이미 변하고 있었어요. 오랄케어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죠.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소비자를 설득하고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와 솔루션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면 타 브랜드와 경쟁하지 않는 블루오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현 대표가 주목한 제품의 차별점은 전문성과 디자인이다. 기획 단계부터 임상시험과 연구를 거쳐 의학적인 효과를 공식 입증 받아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메가텐은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칫솔로 입소문을 탔다. 승승장구했다. 메가텐의 현재 재구매율은 70%에 달한다.

“메가텐은 기존의 회전식 전동칫솔에서 진화한 음파진동 칫솔입니다. 물리적 마찰을 최소화하고 미세한 물방울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치아나 잇몸에도 안전하죠. 360도의 브러쉬는 단방향보다 2배 이상 세정력이 높다는 임상 결과도 받았습니다.”

차세대 음파진동 칫솔 ‘메가텐’. 미리어드 제공

차세대 음파진동 칫솔 ‘메가텐’. 미리어드 제공

칫솔의 카테고리를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현 대표는 디자인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 시장의 틀을 깨는 매개체로 디자인을 활용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리어드는 부서와 관계없이 디자인 계열 전공자를 우선으로 채용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디자인의 신제품 ‘도로시(Dorothy)’의 출시도 앞뒀다.

“본사에서 처음 브랜드를 론칭 할 때부터 브랜드 확장을 염두에 뒀어요. 시장을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까지 직접 기획했죠. 도로시는 패션과 뷰티 관여도가 높은 직장인 여성을 타겟으로 한 제품으로 파스텔 톤의 컬러에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더한 것이 특징입니다.”

현 대표가 자신 있게 소개한 ‘도로시’는 여러 방면에서, 무엇보다 디자인 요소를 우선했다고 했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외향적인 면은 물론, 환경을 고려한 종이로 패키징하고 과대포장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플라스틱을 배제했다. 패키지는 버리지 않고 거치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디자인 특허로도 출원했다. 그는 앞으로도 과대포장은 지양하고 인테리어와 패션 아이템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기존 면세점, 백화점 매장을 기반으로 쇼룸 역할을 하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주력해 제품 라인 별로 유통 채널의 효율성을 높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잖아요? 블루오션인데요.”

직장인 여성을 타겟으로 한 ‘도로시’. 파스텔 톤의 컬러에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미리어드 제공

직장인 여성을 타겟으로 한 ‘도로시’. 파스텔 톤의 컬러에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미리어드 제공

■현진숙 미리어드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의류직물학과를 마친 뒤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전 닐슨 컴퍼니 코리아 CPG 팀장에서 원스타인터내셔널로 옮긴 뒤 영업·마케팅 담당 상무이사에 오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다 미리어드를 창업했다. 그의 손길을 거친 ‘메가텐’은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기반의 하이엔드 음파진동 오랄케어 솔루션을 표방하는 제품으로 이미 국내에서만 매년 100만개 이상 판매되는 360도 칫솔이다. 단국대 신승철 교수팀에 의해 플라크 세정력, 설태 및 구취 제거력이 기존 단방향 칫솔 대비 2배로 입증된 바 있다.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낸 현 대표의 서울대 석사 논문의 제목은 ‘브랜드 확장 경험이 모 브랜드 신념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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