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밥을 먹는 젊은 세대를 그린 ‘혼밥 티’로 유명세를 떨친 만화가 카광이 막장 과거 논란에 사과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카광이 그린 리벤지 포르노에 관한 세태 비판 만화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데다 1인 방송을 하는 노인에게 패륜적 발언을 했던 것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카광은 27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자신에 대한 논란을 인정했다. 그는 “어린 시절 모든 악행과 책임을 통감하고, 일체 활동은 영구히 중단하겠다. 이모티콘도 판매중단 처리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분들께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과드리며, 피해복구에 힘 쓰겠다”며 “제가 상처 드린 모든 분들께 실망 끼쳐드려 죄송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성숙해지고 반성하며 베풀며 살아가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카광은 “어떠한 조리돌림과 짓이겨짐도 감수하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카광과 관련한 논란은 3가지로 알려졌다. 카광은 당사자의 동의나 인지없이 배포되는 음란물 화상 또는 영상인 ‘리벤지 포르노’ 속 여성이 겪을 참담함을 표현한 만화를 그린 적이 있다. 그러나 만화에서 드러난 사례는 자신이 과거 운영했던 성인 사이트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다는 주장이 커뮤니티에서 제기됐다. 카광이 당시 사이트에서 노출된 방송에서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인 한 여성이 수치심에 자살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물론 고인에게 언어적 성희롱까지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의혹이 커뮤니티에 계속 나왔지만 카광은 사과문에서 이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카광은 또 아프리카 BJ로 활동한 한 노인에게 패륜적인 언행을 했던 것이 확인됐다. BJ 오작교 할아버지가 2012년 2월 부인이 위독하다고 밝히자 카광은 그에게 장난 전화를 걸었다. “안락사 시켜 주겠다” 는 등의 막말을 했다. 그는 또 노인 유튜버에게 “빨리 죽으시라” “묘지에 침을 뱉겠다” 등의 말도 했다. 논란이 일자 카광은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사과문에서 이 내용을 인정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몸캠 피싱을 했던 과거도 들통났다. 카광은 과거 자신이 활동하던 디시인사이드 코미디 갤러리에서 여성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남성을 속였다. 이런 과정에서 상대의 노출 장면을 인터넷 방송으로 내보냈다. 카광은 사과문에서 “제 방송에 나온 피해자에게 죄송하다”며 몸캠 피싱을 한 일에 대해 사과했다.
카광은 몸캠 피싱 사건을 인정하면서 블로그에 올린 첫 번째 사과문에서 “만화작가답게 과거를 만화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써 더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과거 커뮤니티의 활동 논란으로 사과한 유튜버 ‘윾튜브’를 언급하면서 “내 과거도 떳떳하지 않음을 스스로 안다. 반성한다”고 했다.
현재 카광의 블로그에는 활동 중단을 알리는 사과문 외 모든 글이 삭제됐다. 또 유튜브에서도 모든 영상이 사라졌다.

카광은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현상을 꼬집은 ‘혼밥 티셔츠’로 2016년 언론에 많이 소개됐다. ‘혼자 밥먹는 찐따입니다. 수치스러우니 제발 쳐다보지 말아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2만원에 파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한 달 여 만에 4000만원을 모으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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