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절대 안돼" "왜 안되냐" 김부겸·박원순 정면충돌

임선영 2019. 1. 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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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 놓고
유력 대권주자 김부겸·박원순 갈등
김 장관, "합의 안 돼. 여론 밀어붙이기"
박 시장, "협의해 나가기로 했었다"
“서울시의 설계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딨겠느냐.”(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김 장관이 먼저 서울시의 설계안(국제설계공모 당선작)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김 장관은 2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설계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박 시장은 곧바로 응수했다. 박 시장은 2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딨겠느냐”고 맞받아쳤다. 여당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뉴스1]
김부겸 장관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설계안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안 된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냥 발표해서 여론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이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장관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박 시장은 “행안부가 성명서(행안부의 반대 의사가 담긴 보도자료)를 냈다가, 다시 ‘잘 해서 협의, 해결해나가겠다’고 양 기관이 만나 발표까지 했다”며 “그런데 장관님이 무슨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행안부는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놓고 지난 23일부터 사흘째 공개적으로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설계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23일 행안부는 이 설계안에 대해 “행안부와 합의되지 않은 내용으로 수용이 곤란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따라 시와 행안부는 24일 긴급 협의를 한 뒤 “성공적인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장관이 서울시의 설계안에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1일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서울시의 설계안대로 하면 정부서울청사는 쓸 수가 없게 된다. 서울시가 대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 재조성은 청와대와도 협력해 온 일이란 점을 강조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정부하고, 특히 청와대와 협력해 쭉 추진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설계안에 따르면 서울청사 앞 도로와 앞마당이 모두 광화문광장에 포함돼 출입문이 막히고 차량이 청사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 또 신설되는 6차로의 우회도로가 청사 서쪽의 경비대, 방문 안내실, 어린이집 등 4동 건물을 침범해 이들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 행안부는 “이 설계안대로 하면 정부서울 청사는 쓸 수 없게 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청사 앞쪽 도로가 없어지면 차가 접근할 수 없고, 주차장도 쓸 수 없게 된다. 이번 설계안은 한 마디로 정부서울청사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그런 안을 정부청사를 관리하는 행안부 장관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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