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의 판정승, 트럼프 국정연설 결국 연기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2019. 1. 2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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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새해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연기했다.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연기된 것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 이후 33년 만이고, 특히 하원의 초청 거부로 무산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정연설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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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 초청 거부는 미 역사상 처음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의사당 안에서 일회용 종이접시를 들고 셧다운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접시에는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게 해달라” “연방 공무원들은 굶주리고 있다” 등 문구가 적혀 있다. 이들은 셧다운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기간이 33일째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33분간 시위를 벌였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새해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연기했다.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연기된 것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 이후 33년 만이고, 특히 하원의 초청 거부로 무산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밤(현지시간)에 올린 트위터 글에서 “셧다운이 끝난 이후 국정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국정연설을 할 대체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원회의장의 역사, 전통, 중요성과 겨눌 만한 장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 해결 전까지는 하원회의장에서 국정연설을 할 수 없다고 버티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셧다운이 계속되고 있을 때 펠로시 의장이 새해 국정연설을 해줄 것을 부탁했고 나는 동의했다”면서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다른 뒷날을 제시하며 마음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그의 특권”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위대한’ 국정연설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트위터 글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오는 29일 국정연설을 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었다. 그는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하원회의장 불허 방침을 고수하자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회의장을 포함해 다른 장소를 물색했다. 셧다운의 원인인 멕시코 국경장벽 이슈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지대 인근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의 강경한 반대 의사에 굴복한 모양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을 올리기 전 백악관 행사에 “(펠로시 의장이) 극좌 민주당 인사들, 급진적 민주당 인사들을 두려워한다”고 공격했다.

국정연설 연기는 펠로시 의장의 ‘판정승’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국정연설을 놓고 전면전을 펼쳤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정연설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장의 해외 출장에 군용기를 내주는 관례를 거부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새해 국정연설은 미국 정치의 관례이자 대형 정치 이벤트다. 미 대통령은 해마다 연초에 하원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 형식으로 국정 청사진을 밝혀 왔다. 연설 장면은 TV로 전 세계로 방영된다.

국정연설이 연기된 것은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시절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그해 1월 챌린저호가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하자 불가피하게 국정연설을 연기했다. 야당 반대로 대통령의 국정연설 초대 자체가 취소된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국정연설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셧다운 사태와 관련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상 최장기 불명예를 뒤집어쓴 이번 셧다운 사태는 24일로 34일째를 맞았다. AP통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4%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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