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으로 물길 막힌 내성천 멸종위기 흰목물떼새·흰수마자 수난

고은경 2019. 1. 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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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에서 영주시, 예천군으로 110㎞를 흐르는 내성천에 서식하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텃새 흰목물떼새와 Ⅰ급인 어류 흰수마자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16년 10월 준공된 영주댐으로 인해 물길이 막히면서 흰목물떼새가 둥지를 트는 모래톱이 줄어들고, 하천 바닥 변화로 흰수마자의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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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깃대종인 흰목물떼새. 이상돈 의원실 제공

경북 봉화군에서 영주시, 예천군으로 110㎞를 흐르는 내성천에 서식하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텃새 흰목물떼새와 Ⅰ급인 어류 흰수마자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16년 10월 준공된 영주댐으로 인해 물길이 막히면서 흰목물떼새가 둥지를 트는 모래톱이 줄어들고, 하천 바닥 변화로 흰수마자의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실과 환경단체 생태지평이 최근 공개한 ‘내성천 그리고 흰목물떼새’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내성천 흰목물떼새 서식조사 결과 총 24개의 흰목물떼새 둥지를 발견했다. 이는 2016년 조사 때 확인된 29개보다 5개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2016년 조사 때 둥지가 확인됐던 영주댐 상류 일부 모래톱은 아예 점토질이 형성되면서 흰목물떼새가 서식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사라졌다. 댐 건설로 인한 물 흐름의 정체로 모래톱이 초지와 습지로 바뀌면서 원래 이곳에 서식하지 않던 멧새와 뻐꾸기, 붉은머리오목눈이까지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유조. 이상돈 의원실 제공
모래톱 위에서 알을 품고 있는 흰목물떼새. 이상돈 의원실 제공

비둘기보다는 작고 참새보다는 큰 몸 길이 20㎝의 흰목물떼새는 모래밭과 자갈밭이 있는 강가에 서식하는 텃새다. 우리나라에는 강원 영월 동강, 충북 영동 금강 등 자연이 보존된 하천에 서식하는데 서식지의 지속적 파괴로 개체군이 감소하면서 정확한 개체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6월에 내성천 110㎞ 중 서식에 적합하지 않은 봉화구간을 제외한 70㎞에 대해 이뤄졌다.

김인철 전남대 생물학과 객원교수는 “모래톱과 자갈톱이 유지되면 흰목물떼새 서식환경이 조성될뿐 아니라 물이 자연적으로 정화되면서 수생태계가 살아나게 된다”고 말했다.

2014년 이후 내성천에서 자취를 감춘 흰수마자. 이상돈 의원실 제공

한편 2009년 12월 영주댐 착공 이후 다량의 골재 판매용 모래 채취로 수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댐 상류에서는 2014년부터 흰수마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가 2014년 10월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흰수마자 치어 1만마리를 인공 증식해 방류했지만 서식환경 악화로 대부분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상돈 의원은 “영주댐은 다목적댐임을 내세웠지만 홍수조절 편익은 0.2%가 되지 않고, 낙동강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겠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오히려 녹조가 심해지면서 2018년부터 댐의 저수기능을 포기했다”며 “댐을 모두 철거해야 맑은 모래가 전처럼 공급돼 내성천이 살고, 낙동강이 본래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이후 댐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영주댐. 이상돈 의원실 제공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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