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다보스에서 22일 시작하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가 주요국 정상들의 불참으로 썰렁하게 막을 올리게 됐다. 올해 49회째인 다보스포럼은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 구조 만들기’라는 주제로 26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으로선 18년 만에 참석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참석하지 않는다.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운 셧다운(연방정부 일부 업무 정지) 여파로 그럴 사정이 못 된다. 그는 셧다운을 핑계로 정적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해외 순방에 공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 대표단의 참석도 취소시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발등의 불인 브렉시트 문제로 불참한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한 상황에서 메이 총리는 새 브렉시트 방안인 ‘플랜 B’를 마련해야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3개월째 이어지는 ‘노란조끼’ 시위의 여파로 밖에 나갈 형편이 못 된다. 2017년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번에는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보냈다.
세계적 차원의 숙제들을 놓고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자는 게 다보스포럼의 취지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요국 정상들이 내정에 발목을 잡혀 그런 논의의 장이 퇴색하게 된 셈이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일본의 아베 신조 등 65명의 각국 정상은 포럼에 참석한다. 대선 기간 중 파리기후협약 탈퇴와 공기업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우면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개막식 기조연설을 한다. 이밖에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3천여명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