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군무원이 볼모?.."방위비 협상 안되면 강제 휴직"

김장훈 2019. 1.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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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국과 미국 간에 진행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쪽에서는 주한미군 감축설까지 나오는 등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 측이 한국인 군무원들을 무급 휴직시키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김장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년 넘게 수도권의 한 미군 부대에서 소방 업무를 해온 김모씨.

아침마다 출근을 하면서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마음이 무겁습니다.

최근 한국인 군무원들을 강제로 무급 휴직시킬 거란 얘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주한미군 한국인 군무원] "배운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것 밖에 없어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굉장히 답답한 얘기죠"

최근 주한미군측이 군무원 노동조합에 보낸 공문입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4월 15일부로 한국인 직원에 대한 무급 휴직이 발효된다"고 통보했습니다.

방위비 협상이 잘 안되면 한국인 군무원에게 줄 인건비도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미군부대 한국인 군무원 월급의 75%는 우리 정부가, 미군은 25%만 부담합니다.

그런데도 주한미군이 이처럼 강제 무급 휴직을 시키거나 해고를 해도 우리 정부는 손 쓸 방도가 없습니다.

국내 노동법상 무효 결정을 받아도 주한미군지위협정, 즉 SOFA에 따라 미군측이 거부하면 그만입니다.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 2년 동안 부대 이전 등을 이유로 5백 명 가까운 한국인 군무원을 대량 해고하기도 했습니다.

[전 주한미군 한국인 군무원(해고자)] "심정이야 말할 수 없죠, 너무 억울해서 맨 정신에 잠도 못 자고, 우울증까지 오고…"

일본 정부는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일본인 군무원을 100% 직접 고용해 자국 노동법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최응식/주한미군 한국인노조 위원장] "한국 직원들을 한국 정부에서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이제는 일본처럼 한국 정부가 고용하고 보호해야 한다…"

현재 무급 휴직 위기에 놓인 한국인 군무원은 8700명.

이참에 미군측이 일방적 우위에 있는 SOFA 노무협정을 개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장훈입니다.

김장훈 기자 (cooldude@m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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