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라더니.."전두환, 골프 스코어도 직접 암산" 캐디 증언

입력 2019. 1. 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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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법원 출석을 미루고 있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골프 스코어를 암산할 정도로 인지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진술이 나왔다.

한겨레신문은 17일 전씨가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A골프장 전직 캐디들의 말을 인용해 전씨의 건강상태가 스스로 골프 스코어를 계산하고 암산할 정도로 양호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까지 A골프장에 근무했다는 캐디 B씨는 "전씨를 직접 수행한 캐디로부터 '스코어를 틀릴 뻔했는데 본인이 직접 세서 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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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주장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회고록을 통해 악의적 주장이라고 반박한 전두환씨가 지난해 8월 사자 명예 훼손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법원 출석을 미루고 있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골프 스코어를 암산할 정도로 인지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진술이 나왔다.

한겨레신문은 17일 전씨가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A골프장 전직 캐디들의 말을 인용해 전씨의 건강상태가 스스로 골프 스코어를 계산하고 암산할 정도로 양호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까지 A골프장에 근무했다는 캐디 B씨는 “전씨를 직접 수행한 캐디로부터 ‘스코어를 틀릴 뻔했는데 본인이 직접 세서 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근무했다는 캐디 C씨도 “전씨와 함께 골프를 쳤던 골프장 직원이 ‘아주 정신력도 좋으시다’고 말하면서 타수도 자기가 다 센다고 얘기해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C씨는 “캐디도 정확히 센다고 노력해서 스코어를 세는데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런데 골프를 치면서 본인 스코어를 계산할 수 있다는 건 기억력이 굉장히 좋은 것”이라며 “클럽을 다 기억한다더라. 그것부터가 일단 알츠하이머일 수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씨가 정기적으로 A골프장을 방문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B씨는 “골프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보통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8월과 12월 6일(첫째 주 목요일) 전씨가 아내 이순자씨와 골프를 쳤다고 보도했다.

이어 B씨는 “전두환씨가 오는 날만 단체 카톡방에 ‘오늘 너무 돌아다니지 말고 용모를 단정히 하라’는 공지가 올라온다”며 “다른 VIP 손님이 올 때는 이런 공지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B씨는 “골프장 직원들이 전두환씨를 각하로 대우했다”고도 전했다. B씨에 따르면 골프장 직원들은 전씨가 골프장에 오면 ‘각하 오셨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머리를 숙이며 조아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티이미지 뱅크

전씨가 자신의 몸 상태를 자랑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C씨는 “지난해 8~9월쯤 골프장 직원이 전두환씨와 같이 골프를 치면서 ‘어떻게 그렇게 비거리가 많이 나가세요?’라고 묻자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손목운동부터 시작해서 전신운동을 2시간 한다’고 얘기했다더라”고 전했다.

목격담도 있었다. B씨는 “회사에 충성심 있고 경력이 오래된 캐디만 전두환씨를 수행할 수 있어서 함께 경기를 나가본 건 아니지만, 전씨 앞이나 뒤에서 게임을 하며 직접 두세 번 봤다”며 “전씨가 걷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파 5홀 같은 곳도 카트 놓고 걸어 다닌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아주 활기차다. 누가 봐도 그 나이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기소됐다. 이후 건강을 이유로 지난해 8월과 12월 두차례 열린 재판에 모두 불출석했다.

민정기 전 비서관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며 “돌아서면 잊어버리신다. 하루에 이를 열 번 닦으실 정도”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불출석했던 형사재판이 열릴 무렵 전씨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알츠하이머 주장은 거짓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민 전 비서관은 “알츠하이머라는 게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집에 누워 계시는 병은 아니니까, 일상생활과 신체 활동은 얼마든지 정상적으로 하신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두 번째 재판에도 불출석하자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다음 재판은 3월 11일이다.

이슬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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