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명뿐인 신인왕 출신 MVP, 강백호가 걸어야 할 길 [정재우의 오버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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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강백호(20)는 지난해 '슈퍼루키'라는 예상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
상대팀과 투수는 강백호의 전반적인 약점은 물론 선호하는 구종과 코스, 자질구레한 버릇까지 간파해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06년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왕과 MVP를 한꺼번에 휩쓸었다.
강백호가 신인왕 타이틀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더 큰 왕관을 쓰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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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보상은 화끈했다. 13일 KT는 강백호와 연봉 1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프로야구 최저연봉인 2700만원에서 무려 344%(9300만원)가 인상된 금액이다. 프로 2년차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해 고졸 신인 최다홈런을 터트린 그가 역대급 연봉홈런까지 날린 셈이다.
온통 장밋빛 미래만 예측되지만, 당장 올 시즌이 강백호에게는 중요하다. 슈퍼루키에서 슈퍼스타로 도약하려면 흔히들 얘기하는 2년차 징크스(Sophomore Jinx)부터 성공적으로 이겨내야 한다. 상대팀의 분석과 견제가 훨씬 강도를 더할 수밖에 없다. 상대팀과 투수는 강백호의 전반적인 약점은 물론 선호하는 구종과 코스, 자질구레한 버릇까지 간파해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다.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더라도 숙제는 남는다. 특히 여러 분야의 스타들이 흔히 빠지곤 하는 덫을 잘 피해야 한다. 사생활 관리다.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생활 때문에 몰락하는 스타들은 지금도 넘쳐난다. 운동선수인 까닭에 절제되지 않은 사생활은 자칫 기량에도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KBO리그에서 신인왕에 이어 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선수는 의외로 드물다. 역대로 고작 2명에 불과하다. 류현진(32·LA 다저스)과 서건창(30·키움 히어로즈)뿐이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06년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왕과 MVP를 한꺼번에 휩쓸었다. 신인왕-MVP 동시 석권은 여전히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연습생 신화’의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 2014년 MVP의 길을 차례로 걸었다. 착실히 단계를 밟아간 서건창이 강백호의 실질적 롤모델이 될 수 있다.
강백호가 신인왕 타이틀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더 큰 왕관을 쓰는 모습을 그려본다. 그러려면 스스로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초심을 잊어서도 안 된다. 나이는 어려도 주눅 들지 않고 프로 대선배들과 당당히 겨뤘던 지난해처럼 언제나 당당하고 활기찬 강백호를 기대해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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