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손호준의 새 예능, 왜 나영석 향기가 날까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 <커피프렌즈>의 한 장면 |
ⓒ tvN |
이번에는 '브런치 카페'다. 제주도의 한 귤밭, 그 안에 자리잡은 창고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름하여 tvN <커피프렌즈>. 커피 분쇄기에 원두를 직접 갈아서 만든 고소한 커피, 50분 동안 휘저어서 만든 귤카야잼이 듬뿍 발린 프렌치 토스트, 색감부터 식욕을 잔뜩 자극하는 흑돼지 토마토 스튜가 기본 메뉴다. 백종원에게 직접 배운 음식들이라 맛은 확실히 보장된다.
▲ <커피프렌즈>의 한 장면 |
ⓒ tvN |
"처음 보는... 인종 같은 느낌이야."
한 손님은 그리 말하며 머쓱했는지 웃음을 터뜨리며, 남편에게 "자기도 잘 생겼어"라는 말을 건넨다. 그럴 법도 한 게, 이 곳 '커피 프렌즈'의 사장님이 바로 유연석과 손호준이다. 벌써부터 훈훈한 분위기가 자욱하다. 손님들이 감탄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직 놀라긴 이르다. 무려 최지우와 양세종이 홀을 담당하고 설거지 등 잡일을 도맡는 알바생이다. 분명 현실감이 없긴 하다. 예능이 아니라면 그려내기 힘든 풍경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말하면, '예능이 아니라면'은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유연석과 손호준은 방송 이전부터 이런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하고 있었다. 이 기특한 두 청년들은 지난해부터 새해맞이 기부를 어떻게 할지 궁리하다가, '커피 트럭'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커피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모금 말이다. "기부 한 잔의 여유 함께 하실래요?" 그들이 내건 캐치프레이즈였다.
▲ <커피프렌즈>의 한 장면 |
ⓒ tvN |
퍼네이션(Funation)은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로, 쉽고 간단한 방식으로 즐기며 기부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단순히 기부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재미'까지 창출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유연석과 손호준의 '커피 프렌즈'의 경우에는 커피를 마시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참여'의 기쁨을 나눠준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기부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 <커피프렌즈>의 한 장면 |
ⓒ tvN |
1회 시청률은 4.90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로 화제성을 입증했다. tvN의 주요 타깃이라 할 수 있는 남녀 2049 시청률도 3.0%로 동시간대 1위(케이블 종편 포함)를 달렸다. 노련한 예능인도 출연하지 않고, 박장대소할 웃음 포인트도 없는 이 '심심한' 예능이 왜 이리도 편안하고 재미있을까? 나영석 사단의 예능은 늘 그랬지만, <커피프렌즈>는 유독 더 여유가 넘치는 듯하다.
<커피프렌즈>를 향한 이 뜨거운 반응의 실체는 무엇일까. 역시 '사람'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부를 몸소 실천하고 있던 유연석과 손호준의 진정성, 기꺼이 알바생으로 참여한 양세종과 최지우의 성실함. 이 착하고 착한 네 명의 조화가 프로그램에 형언할 수 없는 맑은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시청자들은 그것이 '진짜'라는 것을 알기에 기꺼이 마음을 열고 있다. 그들은 마치 '인성도 실력이다'라고 외치고 있는 듯하다.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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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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