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이 얼어붙었다.."날이 좋아서, 끝물이라서"
다운재킷의 부진은 롱패딩 소비가 지난해만큼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롱패딩 열풍'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올해 생산량을 대거 늘린 것도 한몫했다.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가 올해 생산한 롱패딩은 200만 장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불안한 미래가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이맘때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잘 진행되면 주머니 사정도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며 또 "30년 만에 치르는 평창 올림픽과 맞물려 소비 상승 작용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 들어 젊은 층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울 만큼 일자리가 줄어들고, 임호화폐 폭락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10만원대 저가 롱패딩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밀레 관계자는 "40만원대 고가 롱패딩의 판매율은 올해 말까지 6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10만원대 롱패딩의 판매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위메프가 아디다스 롱패딩을 9만원 대에 내놓는 등 저가 롱패팅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2019년 겨울 상품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네파 이선효 대표는 "작년 이맘때는 롱패딩 물량을 어느 정도로 늘려야 할지 고민했다면 지금은 내년에도 롱패딩을 주력으로 끌고 가야 할 지를 결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롱패딩은 비싼 데다 필수재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며 "업체는 지난해 10~20대에 이어 올해 30~40대를 롱패딩 소비층으로 삼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이 계층의 쇼핑 욕심이 예전만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제품군이나 가성비가 좋은 값싼 아이템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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