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락' 이가섭 2018년 시상식 휩쓴 괴물 신인의 행보 [인터뷰]

이소연 2018. 12. 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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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이가섭 /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독립 영화 '폭력의 씨앗'에서 폭력에 점차 물들어가는 군인 주용을 서늘하게 연기한 이가섭. 그는 이 영화로 '2018 대한민국 베스트 스타상', 제55회 대종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는 등 시상식을 휩쓸며 올해의 괴물 신인으로 떠올랐다.

'폭력의 시작'에 이은 차기작은 영화 '도어락'(감독 이권 · 제작 영화사 피어나)이다. 지난 5일 개봉한 '도어락'은 원룸에 타인이 숨어 산다는 오싹한 설정을 기반으로 한 스릴러다. '도어락'에서 이가섭은 경민(공효진)이 사는 원룸 경비원 한동훈 역을 맡았다. 한동훈은 극 중 중요한 사건의 키를 쥔 인물.

이가섭은 "내가 인지도가 높은 배우도 아닌데 ('도어락'에) 캐스팅이 됐다. 감독님이 많이 고민하셨을 것이다. 왜 나를 캐스팅하셨냐고 물어보진 않았다. 아마 오디션에서 열심히 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역할이 아니다 보니 부담이 많이 됐다. 긴장한 게 다른 분들이 보기에도 티가 많이 났나 보다. 제가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어서 죄송했는데 현장에서 (공)효진 선배님, (조)복래 선배님을 비롯해 선배님들이 제 긴장을 풀어 주시려 많이 도와주셨다. 무거운 부담감에서 좋은 긴장감으로 넘어간 것 같다. 워낙 선배들이 잘 이끌어주셨으니 그 속에 녹아들기만 하면 그래도 못 하진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되짚었다.

시나리오와 현장이 주는 힘도 있었다는 그다. 그는 "현장에서 조명, 장소가 주는 에너지가 있었다. 제가 뭘 하지 않아도 장소에서 주는 힘이 대단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서도 디렉팅보다는 편하게 해 주시려고 노력하셨다. 테이크마다 다른 연기가 나오지 않나. 매 순간 그런 연기를 조금이나마 편하게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어락'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그는 "'도어락'이라는 오브젝트 자체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도어락'을 통해서 낯선 인물이 내 방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면 내가 쉴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차가워지는 공간이 되고, 완전하지 못한 공간이 되지 않나. 현실공감적 이야기인 것 같다"고 평했다.

이가섭 /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이가섭의 삶을 살고 있고 캐릭터의 삶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기한 뒤 후유증이 오래가는 편은 아니에요."

평소 이가섭은 내성적인 편이라고.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이것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지 생각해볼 정도로 신중하기도 하고 다이어리를 대학교 때부터 꼬박꼬박 쓸 정도로 성실파이기도 하다. 최근 산 2019년 1월 1일 공란에는 '부족한 점을 채우는 한 해가 되자'고 적었다.

이가섭은 데뷔 전 프로바둑기사를 11년간 준비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4월, 돌연 진로를 연기자로 바꿨다. 이가섭은 "바둑도 내적으로 표현하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좀 더 외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가 그렇지 않나. 손짓, 몸짓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갑자기 진로를 바꾸면 막막했을 법도 한데 그는 단지 새롭고 재미있는 걸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가섭은 "군대에서 진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는 연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재미를 한창 느끼던 참에 군대에 가니까 빨리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되짚었다.

이가섭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게 자신의 꿈을 향해 두려움 없이 걸어온 이가섭에게 2018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우선 주인공을 한 첫 장편 영화 '폭력의 씨앗'으로 제55회 대종상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또 첫 상업 영화 '도어락'에 출연했다. 최근 촬영을 마친 영화 '니나 내나'에서는 3남매 중 막내 역으로 '폭력의 씨앗', '도어락'과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배우로서 이가섭의 꿈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눈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본 그의 눈도 많은 감정이 담긴 듯 오묘했다.

"평소 눈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우리가 어떤 것을 볼 때 눈이 달라지지 않나요. 더 많이 보고 느껴야겠다 싶어요. 그러면 언젠가는 눈의 이야기가 조금 더 많이 담긴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준비된 배우가 되면 많은 감독님들이 찾아주실 거라 믿어요."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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