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T '이동통신 시장지배력' 활용 마케팅 적절성 논란

2018. 12. 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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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결합상품 인센티브
티맵택시 이용 요금 할인

대리점에 판매 압박·구매자에 현금
택시 호출 땐 요금 10% 할인 공세

KT·LGU+ 긴장.."경쟁 제한 행위"
관련 영세업체들 '공룡 입성' 걱정

SKT "이통 관련 신사업 시장지배력 전이 우려는 억측"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이동통신 대리점에 ‘이동통신-보안서비스’ 결합상품 판매를 압박하고, 자사 가입자가 모바일 택시호출 서비스(티맵택시)를 이용하면 택시요금을 깎아주는 등 ‘이동통신 시장지배력’을 활용한 공세적 영업을 펴고 있다. 경쟁 업체는 긴장하고, 영세 업체들은 영업 위축을 우려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최근 국내 3위 보안서비스 업체인 에이디티(ADT)캡스를 인수해 기존 보안서비스 자회사 엔에스오케이(NSOK)와 합병하고, 이동통신과 보안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내놓았다.

19일 <한겨레>가 에스케이텔레콤 이동통신 대리점 등에서 입수한 인센티브(유치 수수료) 정책 자료 등을 보면,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달부터 ‘티&캡스’(이동통신+보안서비스 결합) 상품(출동서비스 포함)을 판매한 이동통신 유통점에 폐쇄회로티브이(CCTV) 대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최대 62만5천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시시티브이가 한대짜리면 58만원, 2대는 59만5천원, 3대는 61만원, 4대는 62만5천원의 인센티브를 준다. 여기에는 ‘비하인드 인센티브’ 15만원이 포함돼 있고, 10만원은 오케이캐시백 포인트로 제공된다.

에스케이텔레콤 유통점들은 이렇게 받는 인센티브로 결합상품 구매자에게 요금할인과 더불어 ‘페이백(현금 제공)’까지 해주고 있다. 서울 강북의 한 대리점은 산하 매장 직원들에게 “회사 목표치 때문에 에이디티캡스 실적이 급하게 필요하다”며 “에이디티캡스 보안서비스 상품은 이동전화가 아니기 때문에 페이백을 해도 단말기 유통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에 영세업체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규모가 적은 상점이나 공장, 식당 등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지역 중소 보안서비스 업체들이다. 부산의 한 대리점 사장은 “기존 보안서비스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고 에이디티캡스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보안서비스 시장은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세콤), 에스케이텔레콤 자회사인 에이디티캡스, 케이티 자회사인 케이티(KT)텔레캅이 매출 기준 97~98%를 차지하고 수십 곳의 중소 업체들이 나머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응 차원에서 법률 자문을 받아봤더니, 에스케이텔레콤이 대리점에 자사의 상품 또는 용역을 지정한 사업자로부터 구매하도록 사실상 강요하고, 에스케이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지배력을 보안서비스 시장으로 전이시켜 경쟁이 제한되게 만드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 등 경쟁 이동통신 사업자 쪽도 “결합상품 판매 시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이동통신 단말기 보조금 불법 지급 재원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에스케이텔레콤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교육 절차와 인프라 구축도 없이 팔라고만 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에스케이텔레콤대리점협의회 관계자는 “결합상품을 내놨다는 것 자체가 압박이다. 보안서비스는 품질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단말기처럼 무조건 내놓고 팔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지배력 전이 논란은 이 업체가 택시호출 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두고서도 나온다.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에게는 별도로 택시요금을 10% 깎아주는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를 제외한 택시호출 서비스 업체들이 모두 영세 사업자라는 점에서 티맵택시의 택시요금 할인 마케팅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보안과 택시호출 서비스는 이동통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분야이다. 이동통신 사업자가 신사업으로 꼽아 뛰어들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시장점유율에서 에이디티캡스는 에스원에, 티맵택시는 카카오T에 크게 밀리고 있는 후발주자이다. 이동통신 시장지배력 전이 우려는 억측이다”라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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