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나 고메즈, 정미홍 괴롭힌 면역질환 난치병 '루푸스' 발병 원인 찾았다

최준호 입력 2018. 12. 19. 01:01 수정 2018. 12. 1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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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비버의 연인 셀레나 고메즈가 자가면역질환 루푸스병의 부작용으로 신장기능을 잃어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다. [사진 셀레나 고메즈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유명 가수이자 배우 셀레나 고메즈는 수년 전부터 불안감과 공황발작ㆍ우울증에 시달렸고, 급기야 신장이 못쓰게 될 지경에 이르러 지난해 신장 이식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셀레나의 병명은 ‘루푸스’.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거꾸로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난치병이다.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역시 루푸스병으로 인한 폐암 발병이 원인이었다. 의학계에 따르면 루푸스는 약 1000명당 한 명꼴로 발병하는 난치성 면역질환 중 하나다.

난치성 자가 면역질환인 루푸스의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포스텍 연구진과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공동연구팀은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 변이의 원인을 밝히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특정 T세포(면역세포)가 질환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임을 알아내, 희귀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루푸스병에 걸린 환자는 신장ㆍ관절 등에 염증을 일으키고, 제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간 루프스 발병에 연관된 60개 이상의 유전자 돌연변이들이 발견됐지만, 실제 어떤 유전자가 질환을 불러일으키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만 있을 뿐 궁극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Ets1 돌연변이에 의한 루푸스 발병 모식도

IBS/포스텍 연구진은 아시아계 루푸스 환자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Ets1 유전자 변이에 주목했다. 임신혁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면역세포에 흠이 생긴 생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Ets1을 생성하지 못하는 생쥐에서 루프스 환자와 비슷하게 비장의 크기가 비대해지고, 임파선염ㆍ피부염 등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생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선 보고된 바 없었던 폴리큘러 도움 T세포2(Tfh2 세포)가 매우 높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Tfh2 세포는 항체 생성에 도움을 주는 T세포다. 연구진은 Tfh2 세포가 생쥐에도 존재함을 처음으로 밝혔음은 물론 Tfh2 세포의 증가가 루푸스 증상 유도로 이어짐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연구진은 또 Ets1 돌연변이가 Thf2 세포의 급격한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건강한 장기를 외부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 항체가 유도되는 과정도 확인했다.
Ets1 유전자 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루푸스 증상

Ets1 유전자가 없는 생쥐로 동물실험을 마친 연구진은 실제 루프스 환자에서도 Ets 1 유전자 변이가 면역계 이상 반응을 일으킬지 궁금증을 갖고 아주대 서창희 교수 연구팀에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만약 Ets1 유전자 변이가 루푸스 발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환자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 교수는“Thf2 세포가 동물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임상 증상 악화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에서도 크게 영향력을 미침을 확인했다”고 연구결과를 밝혔다.

임신혁 교수는 “향후 Tfh2 세포의 생성과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면 제한적 효능을 가졌던 기존 약물의 한계를 넘는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19일 면역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이뮤니티 온라인판에 실렸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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