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참변 강릉 펜션, 가스 경보기만 있었어도..

박진호 2018. 12. 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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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투숙 3명 숨지고 6명 중태
가스 누출 추정 .. 1명 상태 호전
강원도 강릉에서 체험학습 중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18일 오후 숙박하던 펜션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 중 3명은 숨지고 7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강릉 아산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마친 한 학생이 의료진의 진찰을 받고 있다. [김상선 기자]
수능시험을 마치고 강원도 강릉으로 체험학습을 간 고3 학생 10명이 18일 오후 펜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들 중 3명은 숨지고 6명은 중태다. 학생 중 1명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다소 호전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서울 대성고에 재학 중인 이들 남학생은 전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경포대 인근의 한 펜션에 머물렀다. 이날 오후 1시12분쯤 방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펜션 업주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들 중 일부는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고, 방 군데군데 구토를 한 흔적이 발견됐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현재로선 타살이나 자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것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을 감식한 경찰은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1.5m 높이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경찰은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경보기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건축물 규정을 어긴 것인지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대성고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학교에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허가를 받고 강릉으로 떠났다. 동행 교사는 없었지만 학부모의 동의를 받았다.

사고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현장에 급파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강릉에 도착해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강릉=박진호·이태윤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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