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중독 경종 울린 '선풍기 아줌마' 한혜경, 57세로 세상 떠나

노우리 인턴 기자 2018. 12. 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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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중독증으로 보통 사람보다 얼굴이 2~3배 커진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선풍기 아줌마'로 불린 한혜경(57)씨가 최근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선풍기 아줌마’ 한혜경씨가 2006년 발매한 앨범 커버. 성형 부작용이 일어나기 전 한씨의 사진이 담겼다/멜론

17일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15일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가족은 조용히 장례를 치른 후 이날 오전 발인을 마쳤다.

한씨는 2004년 SBS 교양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의 '잃어버린 얼굴' 편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젊은 시절 아름다운 외모로 가수가 꿈이었던 한씨는 20대 초반부터 밤무대 가수로 활동했다고 한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예뻐져야 한다는 욕망에 평소에 불만이었던 사각턱을 교정하기 위해 불법으로 얼굴에 실리콘을 주입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얼굴에 칼을 대는 횟수는 점점 늘어났고, 나중에는 자신이 직접 턱에 콩기름, 파라핀, 공업용 실리콘 등을 주입했다고 한다.

그 부작용으로 한씨의 얼굴은 보통 크기의 세 배가 넘게 부풀어 올랐다. 조현병 등 정신 질환도 얻었다. 한씨는 당시 방송에서 '넣어라'라는 환청이 들릴 때마다 불법시술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씨의 사연이 방송되면서 이른바 ‘얼짱’을 위한 무분별한 성형수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고, 고통받고 있는 한씨에게 시청자들은 많은 동정과 성원을 보냈다. '잃어버린 얼굴'편은 시청률 31%(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제38회 휴스턴 국제필름 페스티벌에서 ‘실화에 기초한 프로그램’ 부문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BS 방송화면 캡처

한씨는 방송 이후 수차례 이물질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 2006년에는 "30대 시절 일본에서 밤무대 가수로 활동할 정도로 가수라는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며 한미옥이라는 가명으로 앨범도 냈다. 이 앨범에는 '해운대연가', '만약에' 등 총 11곡이 수록됐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한씨는 2008년 '세상에 이런 일이' 500회 특집에 출연해 "아직도 얼굴을 보면 성형을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지만 마음을 다잡고 있다"며 재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에도 MBC '사람이다Q', KBS2 '여유만만', 채널A '그때 그 사람'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17번의 재건 수술 뒤 정서적인 안정감을 되찾았다"며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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