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KTX 세종역 '예타 통과' 정공법으로 전환

최두선 2018. 12. 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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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세종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KTX 세종역 신설 방안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에서 ‘예타 통과’ 로 전환했다. 정부의 부정적 기류로 면제사업 선정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는 대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종합운동장 건립을 예타 면제 사업으로 신청했지만 선정 여부는 마지막까지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1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에 KTX 세종역 예타 면제를 신청했는데 이낙연 총리께서 부정적 말씀도 하시는 등 논란이 있는 상황에선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제대로 절차를 거쳐 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예타를 정식으로 밟게 되면 그 동안의 상황 변화 등을 봤을 때 충분히 경제성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TX 세종역 신설 예타를 ‘면제’에서 ‘통과’’로 전환한 것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부정적 언급을 연이어 쏟아내는 큰 암초를 만난 만큼 ‘정면 돌파’가 낫다는 판단을 한데 따른 것이다.

시는 지난달 정부에 예타면제 사업으로 ‘KTX 세종역 신설(1순위)’과 ‘세종~청주고속도로(2순위)’를 신청했다.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을 선정해 예타 면제 등 신속한 추진방안을 강구키로 한 정부 방침의 후속 조치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예타에 묶여 진행하지 못하는 사업을 제출하라고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경제성 부족과 충북의 거센 반대 등으로 지지부진한 이 사업이 예타 면제를 통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잇따른 정부의 ‘KTX 세종역 신설 불가론’에 발목을 잡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지난 10월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KTX 세종역 신설과 호남선 직선화를 요구하는 호남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 “세종역 신설은 없다”고 밝혔다.

시는 이 때까지만 해도 “세종역 설치는 비용 대피 편익(B/C)이 미달되고, 충청권 합의가 필요해 현재로선 어렵다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원론적인 입장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천안에서 호남으로 직선으로 연결하는 노선 신설에 대해 말한 것 같다는 해석도 내놨다.

그러나 이 총리는 지난 5일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역 신설 불가론에 쐐기를 박았다. 이 총리는 당시 “호남 의원들의 주장은 기왕 설치할 거면 세종 서북부 쪽에 해 달라는 취지였는데 (세종역 신설 불허 입장은) 세종시 추진안을 원천 봉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타 지역의 반대가 심해 근본적으로 안 된다고 말한 것”이라고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는 세종역 예타 면제가 국무회의 통과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예타 통과로 추진 방향을 전환했다. 여기엔 내년에 관련 연구용역 예산까지 편성해 놓은 만큼 변화된 여건 등을 반영한 신설 논리를 마련해 도전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세종시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기본계획안. 세종시 제공.

시는 대신 지난 7일 균형위에 예타 면제 대상 사업으로 ‘종합운동장’을 추가 신청했다. 이 시장은 신청 전 송재호 위원장을 만나 협의한 뒤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종합운동장은 대평동(3-1생활권) 인근 17만8,000㎡ 부지에 2만5,000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실내경기장 등을 갖춘 체육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총 4,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부담 주체를 놓고 시와 행정도시건설청이 입장차를 보이면서 지지부진하고 있다. 시와 건설청이 사업비 분담비율을 3대 7로 협의해 지난 6월 기획재정부에 예타 신청을 했지만 문턱을 넘지 못해 중단돼 있다.

이에 따라 시의 종합운동장 예타 면제 카드가 받아들여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시장은 “각 시도의 예타 면제 신청 사업을 보니 주로 도로, 철도 이런 것들인데 생활SOC인 종합운동장은 정부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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