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식품 원산지·위치 실시간 추적..블록체인發 유통혁명 시작됐다

김덕식 2018. 12. 1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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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월마트 IBM과 시스템개발
식품안전망 구축해 신뢰도 높여
카르푸, 4년내 전매장에 활용
카르푸의 한 과일 매장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해 식품 이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RetailDetail]
유통시장에 블록체인 열풍이 불고 있다. 공공거래 장부라고 불리는 블록체인은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정보통신(IT) 기술 중 하나다. 블록체인이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검증·보관하는 기술로 데이터 조작과 해킹을 막는다는 장점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불리지만, 상당수 일반인들은 블록체인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적용된 기술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소비자 신뢰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농식품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적극 이용되고 있다. 중국 월마트는 세계적 IT기업인 IBM과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해 돼지고기 이력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 중 중국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인들의 돼지고기 사랑은 유명하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저품질의 고기를 공급·판매하는 등 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었다. 월마트와 IBM은 이를 극복하고자 돼지고기 유통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식품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적용한 돼지고기 이력 추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농장과 가공업체는 거래 내역과 함께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제(HACCP) 등 주요 정보를 블록체인망에 입력한다. 식품에 관련 내용을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물류창고로 보낸다. 물류창고는 유통판매점에 보내기 위한 재포장 작업을 하면서 부정한 대체물이나 위조품 혼입을 막기 위한 검정작업을 하고,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입력한다. 유통업체와 월마트는 제품 출처 정보를 실시간 확인한다. 감독기관은 공급망 전반의 규제 준수를 점검하고, 공급망 관리 인증·감사 기록을 생성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농장 주인과 도축·가공업체, 물류창고, 유통업체, 월마트·감독기관 모두 유통 과정의 참여자가 된다. 소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중국 월마트처럼 식품공급망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유통 사기 등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 월마트에서는 망고 원산지 추적에 블록체인을 활용했다. 기술 도입 이전에는 추적을 위해 6일 이상 걸렸으나 도입 이후 22초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여러 첨단 기술이 접목되면서 원산지 추적은 물론 상세한 유통 경로와 제품 입·출하 내역, 공급량·재고량 확인 등까지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사과 재배에도 블록체인을 접목했다. 중국 톈수이시 임업국은 블록체인 기업 지구랫(ziggurat)과 함께 중국 첫 블록체인 사과 프로젝트 '톈수이롄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톈수이는 지역 이름이며 롄은 중국어로 '체인'을, 핑은 사과를 의미한다. 사과 껍질마다 QR코드가 새겨져 있어 소비자들은 구매나 먹기 전 언제든지 스캔이 가능하다.

유럽의 대표적 슈퍼마켓 체인인 카르푸도 블록체인을 이용한다. 카르푸는 2022년까지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카르푸는 IBM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식품 추적 시스템을 스페인에서 개시하기로 했다. 우선 적용되는 분야는 항생제 없이 키운 유기농 닭의 이력을 추적하고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농업과 식품 공급망에 대한 블록체인 도입이 가속화하면서 관련 투자액이 향후 5년간 4억달러(약 4512억원) 이상이 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ReportLinker)가 최근 보고서인 '블록체인 : 2023년까지의 농업시장 예측'을 통해 농업·식품 공급망에 대한 블록체인 투자액 규모가 현재 6080만달러 수준인데, 2023년까지 4억297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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