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칸 "액션배우는 싱어송라이터, 차별화된 창법 있어야" [인터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18. 12. 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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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배우는 싱어송라이터에 비교할 수 있어요. 차별화된 창법이 있어야 해요. 단순히 무술만 잘해서가 아니라 여러 분야를 넘나들어야 하죠. 성룡이나 홍금보만 해도 프로듀싱, 연기, 현장 매너 모두 다 갖추고 있거든요. 최고의 액션 감독이자 배우인 셈이죠.”

배우 브루스칸은 아직 한국에선 낯선 이름이지만 세계적 액션스타 성룡, 홍금보 등과 합을 맞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첫 한국 주연작으로 영화 <리벤져>(감독 이승원)를 내놓고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나눴다. 액션 연기의 철학, 액션 배우로서 지녀야 할 덕목 등을 소신있게 털어놓는 그에겐 액션 영화에 대한 사랑이 빛났다.

배우 브루스 칸,영화 리벤져 출연/2018.12.3.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10년 준비한 <리벤져>, 좌초될 위기도 여러 번.”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10년이란 긴 시간을 투자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화 하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절 주연으로 하고 싶다는 영화들이 꽤 있었지만 건달을 소재로 한 천편일률적인 내용이었어요. 다 거절하고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게 벌써 10년 전 일이죠. 맨몸으로 치고 박는 액션 영화가 많지 않은 영화 시장에서 좌초될 위기도 여러번 있었죠.”

영화가 개봉하는 데엔 배급사·제작사의 용기 있는 결단이 주효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전세계적으로도 많이 만들어지는 장르가 아니잖아요. 제작사·배급사의 용기와 소신, 그리고 강한 의지로 극장에 나올 수 있었어요. 다만 아쉬운 건 상영관 수가 많이 잡히질 않았다는 거에요. 인간 날 것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영화라, 많은 관객이 봤으면 합니다.”

그는 극 중 경찰 출신 사형수 ‘율’로 분해 사형수들만 모인 ‘수라도’ 내 액션 활극을 이끈다. 박희순, 윤진서, 김인권 등도 함께 해 재미와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윤진서는 그동안 단아한 이미지를 내려두고 여전사로서 괄목할 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굉장히 성실한 배우예요. 그가 제주도에 사는데, 준비 단계에서 일주일에 3일씩 비행기를 타고 넘어와 강도 높은 액션연습에 참여했죠. 액션 연기에 대한 열정이 크더라고요. 워낙 정적인 이미지가 있어서 처음 캐스팅 됐을땐 갸우뚱했지만, 첫 만남부터 캐스팅 이유를 알겠던 걸요. 체육관에 맨발로 들어오는데 ‘어? 야생이 있네!’란 생각이 들었죠. 이후 대화를 나눠보니 서핑, 필라테스 등 몸으로 하는 걸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또 눈속임 액션을 피하려고 대역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는데, 그걸 윤진서가 정말 잘 소화했어요. 여배우들이 하기 어려운 거잖아요?”

악역 ‘카를로스 쿤’ 역의 박희순은 직접 캐스팅을 추천했다고.

“시나리오상 ‘쿤’은 <지옥의 묵시록> 말론 브란도 같은 느낌이길 바랐어요. 정신적으로 사형수들을 지배하는 아우라를 지녀야 했죠. 그러다 우연히 <용의자들> 속 박희순을 봤는데 이미지가 딱 맞더라고요. 아쉽게도 스케줄 상 액션 훈련엔 참여를 많이 못하긴 했지만, 현장에서 정말 열심히 연기해줘 감사할 뿐이에요. 최고의 액션신이었어요.”

■“아무나 갈 수 없는 길 갔다는 평가 듣고파.”

그는 홍금보에게 사사받았고, 성룡의 대역으로 현장에 참여했다. 당연히 액션 연기에 대한 시야가 확 트였을 터다.

“많은 사람이 액션 스타를 꿈꾸고 이 바닥에 들어와요. 성룡이나 이소룡처럼요. 저 역시 초반엔 제가 성룡보다 낫다고 착각에 빠진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니 성룡이나 홍금보는 자신만의 창의적인 액션 화법이 있더라고요. 단순히 무술만 잘한다면 액션 스타가 될 순 있지만, 그들처럼 액션 아티스트가 될 순 없죠.”

그만의 액션 연기 철학도 들을 수 있었다.

“최고의 액션 연기는 사실적인 연기죠. 관객이 진짜처럼 착각할 수 있는 경계에 놓인 액션이 최고의 액션이지 않을까요. 쇼적인 화려한 액션 연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진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폭력 자체가 무거운 습성을 지녔는데, 가볍게 보인다면 안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액션 배우로서 가고자 하는 길을 설명했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길에 도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또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고요. 액션 배우 지망생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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