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매력' 민우혁, 백수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인터뷰]

문수연 2018. 12. 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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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혁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뮤지컬계에서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드라마 출연은 무려 6년 만이었다.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에 최호철 역으로 출연한 배우 민우혁은 표민수 감독을 만나면서 오랜만에 도전에 나섰고 많은 것을 얻었다.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프로듀사' 등 수많은 드라마를 흥행시킨 표민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말에 오디션에 참가한 민우혁은 첫 만남 후 출연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표민수 감독이지만 그에게 캐릭터에 대한 설명만 30분을 해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두 번째 오디션에서 대본 리딩을 할 때 표민수 감독은 상대방 역에 몰입해 연기까지 해줬고, 민우혁은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배우로서의 욕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대 연기에 익숙해진 민우혁에게 드라마 연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민우혁은 "드라마 연기를 해보고 싶은 갈증이 있어서 좋은 기회에 하게 됐는데 눈치 보기 바빴다. 나름 기대도, 계획도 있었는데 너무 어색한 거다. 뮤지컬은 연습도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처음부터 신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드라마는 그러지 못하니까 집중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캐릭터마저 어려웠다. 최호철은 남자친구가 있는 이영재(이솜)를 좋아하고, 또 당당히 속마음을 표현하기도 한 인물이었다. 민우혁은 "감정의 방향성이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최호철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그게 최선이었다. 사실 대본만 봤을 때는 준영(서강준)이에게 승부욕을 느껴서 '이 여자 가질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영재에 대한 사랑이 진심이라면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감독님께서도 같은 생각을 해주셨다. 드라마로 봐서 드라마틱한 거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물불 안 가리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싶은 건 사람의 욕망이다. 신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런 작업들이 굉장히 크고 값졌다"고 전했다.

민우혁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그때그때 감정에 충실하고 이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행동했던 최호철. 비속어가 섞인 별명이 생길 정도로 그는 시청자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민우혁은 나중에서야 이러한 반응을 알고 놀랐다며 "별명을 매니저가 알려줘서 알았다. 전 잘 안 찾아봐서 몰랐다. 콘서트나 공연하면 '잘 보고 있어요'라는 얘기를 듣지 '호철이 왜 그래요?'는 한 번도 못 들어봤다. 그래서 좋게 봐주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 놀랐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영재와 준영이의 연애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시작했는데 호철이가 나타나니까 당연히 안 좋게 볼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저는 어쨌든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였다"고 털어놨다.

민우혁의 예상과 달리 욕을 먹었지만 최호철을 이해해주는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남자친구 있는 여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오해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영재에게 향하는 마음을 민우혁이 섬세한 연기로 그려냈기에 최호철에 대한 비난도 이 정도에서 그칠 수 있었다. 민우혁은 "정말 야비하게 갔으면 더 욕먹었을 거다. 어떤 분들은 저를 불쌍하게 보시기도 하더라. '정말 이 여자를 뺏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갔으면 만장일치로 욕먹었을 거다. 그런데 뺏고, 하이에나처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이런 건 좀 아닌 것 같았다"며 웃어 보였다.

실제 성격과 최호철은 많이 다르다는 민우혁. 하지만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것에 대한 부러움은 있었단다. 그는 "제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유혹이 생길 수 있는 자리는 잘 안 가게 된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최호철처럼 불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성형외과 원장이고 직원도 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인생을 살고 있음에도 굳이 스캔들을 만들어서 자기의 손실까지 감당할 정도면 얼마나 사랑했겠냐. 아내 세미와는 너무 평탄한 사랑을 했다. 그때는 장애물이 별로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민우혁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제3의 매력'으로 인해 드라마의 재미를 알게 된 민우혁은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뮤지컬과 드라마,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게 됐기에 두 활동을 병행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는 "저는 사실 뮤지컬 연기와 드라마 연기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드라마 끝나고 뮤지컬을 다시 하니 연기가 너무너무 편해졌다. 오히려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더 배운 느낌이다. 그래서 이렇게 병행하는 것도 연기적으로 더 많은 걸 채울 수 있겠구나 싶다. 사실 병행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었고, 많은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영화나 음반도 해보고 싶다. 연기든 노래든 텍스트를 표현해내는 것은 같다. 많은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걸 채우고 싶다"고 밝혔다.

노래도 연기도 빠지지 않는 민우혁. 브라운관에서까지 성공을 거두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만 같지만 사실 이런 날이 오기까지 그는 의외로 힘든 날이 꽤 길었다. 20대를 회상하며 민우혁은 "그때는 나 자신, 내 주변 관계자, 회사 등에 대해 원망만 했다. 빨리 잘 될 생각만 했다. 그때를 돌아보면 '왜 후회만 하고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런 과정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줬다. 요즘은 배우 지망생 친구들에게 SNS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해준다. 그런 얘기를 해줄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내가 잘됐기 때문에 이 친구들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는 거다"라고 전했다.

민우혁은 힘들었던 젊은 날을 밑거름으로 매일 도전하고, 성장해나가고 있다. 민우혁은 "사실 제가 처음으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직업이 뮤지컬 배우였다. 그 타이틀을 갖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대 때는 가수가 꿈이었지만 가수라고 얘기하기 민망해서 직업을 물어보면 백수라고 했다. 지금은 당당하게 뮤지컬 배우라고 얘기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앞으로 영화, 드라마, 음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 정말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배우 민우혁이 되는 게 꿈이다"라고 말해 그의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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