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의 휴양지를 찾아서 Colorful Moments in 마카오

이승연 입력 2018. 11. 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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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뒤에는 금빛으로 번쩍이는 호텔 브랜드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 자리에서 고개를 돌려보면 포르투갈 양식의 벽화와, 물결무늬의 타일 바닥이 마치 나를 ‘오즈의 마법사’ 속 에메랄드 도시로 초대하는 것만 같다. ‘마카오’는 발길 닿는 어느 곳 어디서나 조화롭게 어우러진 동서양의 문화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어색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서울의 한 지역구만한 크기의 이곳이 다양한 문화와, 볼거리, 그리고 사람들이 오랜 세월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단 하루의 여행만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마카오를 메인으로 한 여행테마에 홍콩은 잠깐 들려 가게 된다’는 여행자들의 말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에디터는 올해에만 마카오를 두 번 다녀왔다. 한 번은 지난 8월말 휴가차 떠난 자유여행이었다. 으레 그랬듯, 홍콩 여행 스케줄에 마카오 일정을 당일치기로 끼워 넣었다. 아침부터 페리 선착장을 찾아 뱃멀미를 참아가며 도착한 마카오. 사전에 계획한 대로 성당 유적지, 타이파, 호텔 무료쇼, 육포거리 등 유명 여행지를 하루 동안 부지런히 다녔지만, 때마침 우기와 겹친 여행은 아쉬움이 잔뜩 남았더랬다. 그리고 다시 한번 찾은 마카오 여행은 2018년 달력을 두 장 남겨둔 어느 날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마카오공항까지는 편도 4시간. 마카오는 일본, 베트남, 방콕, 러시아와 함께 최근 가깝게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꼽는 이른바 ‘뜨는 여행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10~12월의 마카오의 현지 온도는 약 22~24도 정도. 여기저기서 두툼한 패딩을 단단히 껴입고 다니는 국내 사정과는 다르다. 얇은 외투 하나 걸친 채 다니다가 땀이 몽글몽글 올라올 때쯤 선선한 바람을 맞는 그 만족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두 번의 여행 이후, 내 머릿속에는 마카오라는 흰 도화지에 세심한 그림과 무늬들이 빼곡히 채워진 느낌이다. 홍콩과 인접해 있고 다양한 세계 문화 유산을 만날 수 있는 곳, 카지노 문화를 (한번쯤) 체험하기 좋은 곳, 야경이 아름다우며, 미식·차(Tea) 문화가 발달한 곳. 이 밑그림에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동서양의 문화,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골목길, 컬러풀한 건물, 마치 서울 이태원과 가로수길처럼 젊은 창작가들의 가게들의 이미지가 세세하게 채워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호텔, 리조트 브랜드가 모여 있어 내 취향에 맞는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마카오 여행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TIP하루 동안 마카오 구경하기 코스 ☞ 타이파 빌리지 ⇨ 쿤하거리 ⇨ 버스·택시 등 교통편 이동 ⇨ 몬테 요새 ⇨ 성 바울 성당 유적 ⇨ 연인의 골목 ⇨ 포르투갈 스트리트 ⇨ 골동품 거리(&전당포 박물관) ⇨ 행복의 거리 ⇨ 세나도 광장(&릴 세나도 빌딩)

▶동서양 문화의 조화로움, 마카오 거리를 누벼보자

마카오의 크기를 비교할 때 대체로 ‘서울의 한 구만하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작다면 작지만 이곳에 호텔, 카지노, 세계문화유산부터 박물관 등 역사적 유물들이 곳곳에 밀집해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짧은 기간 내에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마카오는 크게 세 가지 구역, 마카오(Macau), 타이파(Taipa), 그리고 콜로안(Coloane)으로 구분된다. 해안 마을인 콜로안은 번화가와는 조금 떨어져 있다. 때문에 북적거리는 중심지를 벗어나서 현지인들이나 로컬들의 일상을 마주하거나, 한적하고 조용한 여행을 선호한다면 콜로안을, 짧은 여행 스케줄 내에 마카오의 매력을 한층 느끼고 싶다면 마카오와 타이파 마을을 중심으로 꼼꼼하게 살펴보기를 추천한다.

에디터의 경우 타이파 빌리지를 시작으로 마카오 중심가, 번화가, 그리고 그 주변의 크고 작은 박물관과 숍, 골목 풍경을 구경해 갔다. 타이파 빌리지는 포르투갈 재배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카오 내에서도 동서양의 조화로운 문화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높게 솟은 금빛 호텔들을 등지자 눈 앞엔 아기자기한 유럽풍 가게들이 도로를 중심으로 쭉 늘어서 있는데, 이곳에선 한시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그만큼 골목 풍경들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홍콩의 명물 에크타르트. 진부한 표현임에도,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다는 식감이 자랑거리다. 여행 끝자락에 선물용으로 사가는 경우도 많지만, 갓 만든 에그타르트의 맛을 이길 수는 없다.
허기가 질 때쯤이라면 포르투갈 요리 전문점에 들러보자. 미식가들의 천국인 홍콩에서도 마카오 타이파 빌리지엔 유독 포르투갈 맛집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흰색 타일에 푸른색 그림이 그려진 벽화들과, 파스텔 톤의 이색 기념품 숍 등을 구경하고 그 다음 장소 쿤하거리로 향했다. 그리고 분위기가 또 한번 반전된다. 홍콩의 야시장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짧고 좁은 거리에는 화려한 네온 사인들이 가득하고 그 아래로 옐로우 스타벅스, 로드스토우 에그타르트, 유명 디저트 및 쿠키 숍들이 자리해 있다. 현지인부터 관광객까지 그야말로 바글바글! 활기찬 인파 사이로 조심스럽게 갓 구워진 에그타르트를 맛보다 보면 어느덧 골목 끝자락이 보인다.

▶컬러풀한 도시, 마카오

교통편을 이용해 마카오 중심지로 이동하자, 곧바로 여행객들에게 다시 둘러 싸인다. 인파 사이로 사람들이 저마다 바라보는 건 한 곳이다. 성 바울 성당 유적지. 마카오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포토존으로 유명한 이곳 유적지는 건립 후 1595년, 1601년, 1835년 3번의 화재를 겪으며 현재는 전면부만이 남이 있다. ‘동서양 문화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을 받는 성 바울 성당 유적은 파손 전 웅장했던 모습을 상상케 한다.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재돼 이곳 주변에는 유적지를 한눈에 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인 관광객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사진 몇 장을 남긴 채 무리에서 벗어나 대부분 관광객들과는 다른 목적지로 향해본다.
사랑을 이뤄주는 계단 아래서 보는 성 바울 유적 사원의 모습.
세나도 광장을 뒤로 하고 주변 옆길로 향했다. ‘나차 사원’이 등장한다. ‘기독교 유적 옆에 있는 종교 사원이라니!’ 마카오가 얼마나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그 뒤로 신혼부부의 포토존인 ‘연인의 골목’, 오래된 고목 냄새가 인상적인 ‘골동품 거리’, 과거 홍등가에서 현재는 가장 잘 보존된 중국풍 거리로 여행자들이 찾는 ‘행복의 거리(펠리시다데 거리)’ 등 골목과 골목에 이어진 곳을 부지런히 걸어 다녔다. 그 속에 녹아 든 중국 젊은 예술가들의 힙한 감성을 마구 섞어 놓은 숍, 수공예품을 파는 다양한 부티크, 오래된 건물을 커피향으로 가득 채운 2층 카페, 대문 앞에서 무료하게 서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 등에서는 마치 여러 영화의 필름을 자르고, 이어 붙여 마카오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펼쳐놓은 것만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흰색과 파란 빛의 포르투갈 양식의 벽화, 핑크 빛 땅콩 건물, 빨간 빛의 행복의 거리, 연노랑 빛의 성당 건물들! 보고 있노라면 절로 눈이 즐거워지는 컬러풀한 도시, 이것이 바로 마카오다.

▶다채로운 매력의 쉐라톤 그랜드 마카오 호텔

쉐라톤 그랜드 마카오 호텔 코타이 센트럴(이하 쉐라톤 그랜드 마카오 호텔)은 4000개 이상의 객실 및 스위트 룸을 보유한, 마카오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호텔 브랜드다. 쉐라톤 그랜드 마카오 호텔은 최근 뭇 한국인들이 추천율이 높은 편인데, 그 이유를 몇 가지 꼽아보자면 △첫째, 코타이 센트럴 내에 위치해 공항이나 항구, 명소들과 근접해 접근성이 높다는 점, △둘째, 뛰어난 가성비, △셋째, 쇼핑몰과 다양한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입점해 있어 굳이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호텔 안에서 충분히 즐길 거리가 넘친다는 점이다.

객실은 스카이 타워와, 어스 타워(Sky and Earth Tower) 내 총 3500여 개의 ‘디럭스룸’과, 럭셔리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80여 개의 최상층 ‘프리미엄 스위트 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에디터와 같은 혼행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라면 디럭스 룸(42㎡, 1킹베드 또는 트윈베드)이 제격이다. 저녁에는 창가 틀 위에 앉아 마카오가 자랑하는 에펠탑(파리 에펠탑을 축소한 상징물) 야경과, 금빛 불빛들을 바라보며 와인 한잔을 즐겨보기를 추천한다(홍콩, 마카오에서는 와인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호텔 안에 입점한 라이프스타일 숍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그 즉시 여행 오기 전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한꺼번에 풀리는데, 마카오 여행이라 즐길 수 있는 호사이자, 호캉스라는 말이 절로 실감이 가는 순간이다.

패밀리 가족들을 위한 룸도 마련돼 있다. 패밀리 스위트 룸(83㎡, 1킹베드 또는 트윈베드)은 게임 콘솔, 보드 게임, DVD 플레이어 등을 갖추었고, 아이들의 부모도 바로 옆 공간에 마련된 프라이빗 한 객실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평일이나 주말이면 언제나 예약이 풀로 차 있다.

More Inside호텔에서의 ‘미식 여행’ 꽉 찬 여정에 이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힘들다면 호텔 내 이곳으로 향해보자. ‘팜스 로비 라운지(Palms)’는 리셉션과 마주하고 있지만, 이색적인 인테리어로 독립적인 공간처럼 느껴지는 라운지다. 플라밍고 테마로 꾸며진 통통 튀는 인테리어 속에서 베이커리와 식사, 커피 등을 즐기며 여유를 만끽해볼 수 있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먼츠 티와 애프터눈티 세트 구성은 절로 눈이 가는 부분.

한편 쉐라톤 호텔에 자리한 3개의 대표 레스토랑(베테, 피스트, 얌차)은 세계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베네(Bene)’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요리 ‘까르보나라 에 카스텔마뇨’와, 스테이크, 전채 요리 등을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아시안, 포르투갈, 마카오 요리 등 풍성한 호텔 뷔페를 원한다면 ‘피스트(Feast)’를, 전통 중국요리를 원한다면 ‘얌차(Yum Cha)’가 제격이다. 만약 올 겨울 마카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쉐라톤 그랜드 마카오 호텔의 ‘스테이 앤 세이버’(Stay and Savor) 패키지를 권한다. 패키지는 디럭스 킹 또는 트윈 객실과 함께, 피스트에서 조식 뷔페 및 MOP 다이닝 크레디트(피스트 및 베네 레스토랑에서 점심 또는 저녁에 현금처럼 사용 가능)를 포함한다. 그밖에도 야외 온수 수영장, 피트니스, 스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2019년 1월31일까지. 요금 1박당 HKD $1388.

▶품격 있는 럭셔리 휴가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

세련된 스타일의 객실 디자인에선 코타이 스트립의 탁 트인 전망이 돋보이고, 그리고 나를 위한 개인 비서들이 상시 대기를 한다.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 호텔은 이처럼 나만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고려해보기에 좋은 호텔 브랜드다. 이곳 호텔이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장 큰 서비스의 틀은 ‘손님들의 시간을 덜어드리자’는 것. 체크인과 동시에 개인 버틀러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이곳의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인 ‘버틀러’ 서비스는 10여 년 동안 세인트 레지스의 품질을 보증하는 증표로 이어져 내려왔다. 호텔에 묵는 기간 동안 일정 계획, 기념품 구매, 호텔 내외 레스토랑 예약 등 각 고객의 특별한 요구 사항부터, 취향, 선호도에 맞추어 24시간 선행 인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세한 부분까지 캐치한다. 또한 호텔은 세련된 스타일로 고급스럽게 꾸며진 400여 개의 객실을 비롯해, 신선한 해산물과 고급 포르투갈 요리를 선보이는 ‘더 마노’와, 전 세계 모든 세인트 레지스 블러디 메리 컬렉션을 선보이는 현대적인 칵테일 바 ‘세인트 레지스 바(The St. Regis Bar)’, 38층에 위치한 ‘이리듐 스파’ 등은 마카오 여행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다. 그밖에도 850개가 넘는 브랜드 숍, 150여 개의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 등이 있어 호텔에서 완벽하게 계획된 숙박 경험을 누려볼 수 있다.
More Inside 마카오만의 블러디 메리 ‘Maria do Leste(동양의 마리아)’ ‘블러디 메리’는 세인트 레지스 뉴욕의 ‘킹 콜 바’에서 바텐더 페르난드 페티오(Fernand Petiot)가 ‘레드 스내퍼(Red Snapper)’를 소개한 1934년 이래 세인트 레지스 역사의 일부가 되었다. 오늘날 세인트 레지스 브랜드의 각 호텔은 현지에서 영감을 얻어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블러디 메리를 선보인다.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의 블러디 메리는 바로 ‘마리아 도레스테’(동양의 마리아). 마카오의 풍부한 유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된 이 칵테일은 포르투갈과 중국의 문화가 만들어낸 독특한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보드카와 토마토 주스의 오리지널 배합을 베이스로, 후추, 샐러리, 시나몬 파프리카, 레몬 주스 등(포르투갈 배가 정박했던 많은 해안이 원산지인 재료들)을 가미해 신선하고, 맵지만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이승연, 홍태식, 쉐라톤 그랜드 마카오,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6호 (18.12.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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