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감 넘치는 워너원의 마지막 앨범, 가사가 짠하다

김상화 입력 2018. 11. 2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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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101 시즌2가 낳은 또다른 스타, 뉴이스트W도 현재 팀명으론 마지막 음반

[오마이뉴스 김상화 기자]

 
 워너원 < 1¹¹=1 (POWER OF DESTINY) >, 뉴이스트 W < WAKE, N > 표지
ⓒ 스윙엔터테인먼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프로듀스 101>시즌 2가 낳은 스타, 워너원과 뉴이스트 W가 최근 1주일 간격으로 나란히 신작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들을 마지막으로 워너원, 뉴이스트 W라는 이름이 달린 신작은 다시 만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치열한 경쟁 속에 각각의 팀으로 나뉘어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들이기에 새 음반 < 1¹¹=1 (POWER OF DESTINY) >, < WAKE, N >은 이전과는 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뉴이스트 W는 향후 완전체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기에 아쉬움 보단 기대감이 훨씬 큰 상황이지만 말이다. 

올해를 끝으로 내년 이후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될 이 두팀의 남다른 의미를 담은 음반 속 이야기를 살펴봤다.

비장감 넘치는 작별 인사...워너원의 < 1¹¹=1 (POWER OF DESTINY) >
 
 워너원의 신곡 `봄바람`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 무한대를 의미하는 화면 속 카세트테이프는 지금의 헤어짐이 결코 끝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스윙엔터테인먼트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도 있는 법. 지난 19일 발매된 워너원의 < 1¹¹=1 (POWER OF DESTINY) >는 첫번째 정규 음반이자 약속된 활동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지난해 각종 화제를 몰고 왔던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주역들로 '에너제틱', 'Beautiful', '부메랑', '켜줘' 등을 연이어 성공시켰던 워너원으로선 지난 1년 6개월간의 쉼 없는 행진을 스스로 멈춰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 1¹¹=1 (POWER OF DESTINY) >는 워너원뿐만 아니라 기존 아이돌 그룹의 작품으론 이례적으로 첫곡 부터 마지막곡까지 서글픈 감성의 멜로디와 가사가 음반 전체를 지배한다.

"우리 다시 만나 / 봄바람이 지나가면 / 환하게 웃을게 / 봄바람이 지나가면 그때라면" (`봄바람` 중에서)

[워너원 '봄바람' 공식 뮤직비디오]


겨울의 문턱인 11월에 웬 "봄 노래"라니? 제목만 놓고 보면 다소 의야한 생각이 먼저 앞섰다. 뭔가 맞지 않는 조합처럼 여겨졌지만 워너원의 출발점인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지난해 4월부터 시작했음을 상기해본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선곡으로 보인다.

과거와 현재라는 2개의 시공간을 나란히 배치시킨 뮤직비디오는 워너원이 걸어온 발자취를 3분여 동안 은유적으로 압축한다. 그간 발표했던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와 리얼리티 프로그램 <워너원Go>, 그리고 <프로듀스 101> 속 이야기들과 연결되는 상징(오브제)들을 곳곳에 배치시키면서 차분히 정리를 하려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노래 속 "우리 다시 만나"라는 말은 어쩌면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될 수도 있음을 모두 알고 있기에 워너원을 사랑했던 이들에겐 울컥한 심정을 갖게 해준다.  그리고 김재환+하성운+황민현+옹성우 등 워너원의 강점인 보컬 멤버들의 힘을 자양분 삼아 '봄바람'은 12명의 진심어린 소리를 쉼 없이 들려주는데 부족함 없는 곡 구성을 이룬다.  

"그리워요 한 번도 못한 말 /  이 노래로 대신할게요 / 이제는 내게 기대어요 / 당신의 사랑을 닮은 나무가 될게요"('소나무' 중에서)

경쾌한 분위기의 곡이 없다시피할 만큼 음반 전체적으론 미드 템포 위주의 곡('Awake') 배치 + 무거운 분위기('Deeper')가 지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감정으로 모든 수록곡을 집중력 있게 듣게 하는 묘한 마력도 발휘한다. 음반 말미에 배치된 팬송의 의미를 담은 '소나무', 그리고 고마움을 드러낸 'Beautiful' 파트2는 비단 워너원의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감을 표할 만큼 진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유닛 활동의 멋진 마무리...뉴이스트 W의 < WAKE, N >
 
 뉴이스트 W의 신곡 'Help Me'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 모스 부호로 시작된 뮤직비디오는 누군가 문을 여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이는 향후 멤버 황민현의 귀환을 은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워너원을 제외한 <프로듀스 101> 시즌2 참가자 중 최대의 수혜자는 누가 뭐라해도 뉴이스트였다.  멤버 5명 중 무려 4명이 연습생 신분으로 다시 돌아와 임했던 도전을 계기로 자칫 사라질 뻔했던 팀은 다시 대중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워너원 멤버로 잠시 떠난 황민현을 제외한 백호(강동호)-JR(김종현)-렌(최민기)-아론 등은 새로운 유닛 뉴이스트 W의 이름으로 지난 1년반 동안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지난 26일 공개한 세번째 미니 음반 < WAKE, N >으로 유닛 활동의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한다.

유닛 활동의 의의 중 하나는 기존 팀의 이름으로 못해본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과감히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디지털 싱글 '있다면'(발라드)을 시작으로 뉴이스트 W는 'Where You At'(퓨쳐 베이스), 'Dejavu'(라틴 팝)을 거쳐 또 한번 변화를 추구한 신곡 'Help Me'에선 웅장한 분위기의 팝 음악을 구사한다.

5인조 뉴이스트 시절의 장점이자 약점으로 손꼽히던 "(지나치게) 확실한 자기 색깔"은 유닛 뉴이스트 W를 통해 더욱 심화된다. 과거 '러브 페인트', '여왕의 기사'에서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보여지던 멤버들은 이제 <트와일라잇 > 같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 속 인물이 된 것 처럼 자신들만의 "멋짐"을 뮤직비디오를 통해 마음껏 뽐내 보기도 한다.  

[뉴이스트 W 'Help Me' 공식 뮤직비디오]


전체적으론 'Where You At'의 흐름을 일정 부분 이어가면서도 'Help Me'는 역동적인 신시사이저+오케스트라 선율을 하나로 묶어 박진감 넘치는 구성을 들려준다.  뉴이스트 혹은 뉴이스트 W 활동을 통털어서 이토록 자신만만한 소리를 담은 곡은 거의 처음이 아닐까 할 정도로 3분 30여초 동안 강렬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수록곡 마다 다양한 작곡+프로듀싱팀들을 선택하는 최근의 흐름과 달리 뉴이스트 W는 대부분의 음악을 프로듀서 범주와 멤버 백호의 손을 빌어 만들어낸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요즘 제작 방식에선 자칫 약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팀의 일관된 콘셉트를 유지한다는 점에선 이들만의 장점이 되어준다. 지난해 미니 1집 < W.HERE >에 이어 멤버 4인의 솔로곡을 나란히 배치한 것 역시 다분히 의도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신작 < WAKE. N >에서 기대 이상으로 시선을 끄는 인물은 렌이다. 'Help Me'의 요소 요소 마다 독특한 음색의 보컬을 들려주며 고음역대의 백호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데 이어 솔로곡 '나, 너에게'에선 작곡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칠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해낸다.

오는 12월 열리는 콘서트 <더블유 파이널 인 서울> 이후 사실상 유닛 활동은 막을 내리지만 이들에겐 < WAKE. N >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어둠 속 4명의 멤버가 있는 공간,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는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은 "5인조 완전체"를 암시하는 나름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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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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