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험생 버킷리스트 '알바·논술·면접·덕질' 순

입력 2018. 11. 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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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수능 선물,  문화상품권 대신 기프트콘 인기…대학 입시 부정 감성 72%



[한경비즈니스=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11월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지난해보다 1397명이 증가한 59만4924명이 지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 응시생 중 고교 재학생은 44만8111명으로 전체의 75.3%다. 졸업생은 13만5482명(22.8%), 검정고시 등은 1만1331명(1.9%)이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30만6141명(51.5%)으로 여학생(28만8783명, 48.5%)보다 많다.

다음소프트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뉴스 등에서의 수능에 대한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10월 1주 차~11월 2주 차까지 2만9088건·3만8515건·5만4621건·5만686건·6만3946건·15만7922건으로 나타났다. 수능 전주인 11월 2주 차에는 1주 차 대비 언급량이 2배 이상 급증하며 수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등급’·‘금지곡’ 등 다양한 연관 키워드 

2018년도 수능의 연관 키워드로는 1위 ‘등급(4만9288건)’, 2위 ‘금지곡(4만4528건)’, 3위 ‘이벤트(3만2361건)’, 4위 ‘과목(1만3942건)’, 5위 ‘컨디션(1만3140건)’, 6위 ‘공부법(1만1367건)’, 7위 ‘응원(9832건)’, 8위 ‘선물(9767건)’, 9위 ‘할인(7360건)’ 순으로 나타났다.

1위에 등급이 오르며 수능 등급 컷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수능 당일에는 입시 기관들이 등급 컷 발표에 열을 올린다. 시험이 끝나기 전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 만큼 등급 컷이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수험생들은 정시 지원 대학·수시 최저 등급 충족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등급에 관심을 가진다.

2위에는 ‘금지곡’이 올랐다. 3년 전인 2015년보다 언급량이 급증하며 수능 금지곡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수능 금지곡은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아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은 피해야 하는 노래를 의미한다. 수능 금지곡으로 알려진 곡은 샤이니의 ‘링딩동’과 레드벨벳의 ‘빨간맛’ 등이 있다. 최근 2018년도 신흥 수능 금지곡으로 선정된 노래는 마미손의 ‘소년점프’, 모모랜드의 ‘뿜뿜’, ‘야놀자’ CM송 등이 있다.

이어 ‘수능’ 하면 떠오르는 것으로는 이벤트·할인 등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마케팅 행사가 있다. ‘수험표 마케팅’은 식음료업계와 미용업계를 넘어 의료·통신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험표를 제시하는 고객에 한해 영화요금 할인이나 통신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외에도 ‘피부 시술권 50% 할인’, ‘윤곽안면성형술 50% 할인’ 등의 이벤트를 실시하는 모습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도 수험표를 제시한 고객에게 일부 제품을 50% 할인 혜택이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능 결시율이 늘어난 것은 수시 전형을 통한 대입 선발 인원이 최대 75%를 넘어서면서 수능을 치르지 않는 학생이 많아졌기 때문도 있지만 응시료 3만7000~4만7000원인 수능의 수험표를 이용해 각종 혜택을 누리려는 일명 ‘수능 체리피커(혜택만 챙기는 소비자)’ 일반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올해 인기 있는 수능 선물로는 1위 ‘찹쌀떡(1만710건)’, 2위 ‘마카롱(5783건)’, 3위 ‘편지(5369건)’, 4위 ‘기프티콘(5112건)’, 5위 ‘빼빼로(3426건)’, 6위 ‘브라우니(2828건)’, 7위 ‘문상(1641건)’, 8위 ‘초콜릿(1580건)’, 9위 ‘티라미수(1345건)’, 10위 ‘휴지(1265건)’ 순으로 나타났다.
1위에 ‘찹쌀떡’이 오르며 수능 전통 선물이 가장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먹거리 수능 선물로 초콜릿이나 사과·과자 등을 준다지만 오랫동안 수능 선물로 가장 사랑받아온 물품을 꼽자면 단연 찹쌀떡이다. 찹쌀의 찰진 성질을 닮아 ‘시험에 철썩 붙어라’는 의미로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능 먹거리 트렌드는 조금씩 변하고 있는 추세다. 3년 전인 2015년에는 엿·쿠키·사탕 등 전통 간식거리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마카롱·브라우니·티라미수 등 고급 디저트가 인기다. 또 인기 수능 선물로 ‘기프티콘’이 올랐다. 2015년만 해도 ‘문상’이라고 불리는 문화상품권이 선물로 인기였다면 요새는 기프티콘이 더 사랑을 받고 있다. 선물을 메신저로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기프티콘’ 선물 인기 크게 높아져


수능에 대한 감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긍정 55%·부정 45%로 수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타나고 있었다. SNS상에서 2017학년도 수능 날과 2018학년도 수능 날의 감성어를 살펴본 결과 1위 ‘떨리다(885건)’, 2위 ‘걱정되다(816건)’, 3위 ‘망하다(809건)’ 등의 순이었다.
 
수능날에는 너무 떨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시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속상한 마음에 ‘망하다’와 ‘울다’가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학교에서 받은 12년 동안의 교육이 끝났다는 생각에 ‘허무하다’의 언급량도 많았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트위터에 ‘버킷리스트’를 적어 놓을 정도로 수능이 끝나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보인다. 트위터상에서 수능이 끝난 후 할일에 대한 키워드를 살펴보면 1위 ‘알바(6990건)’, 2위 ‘논술(5542건)’, 3위 ‘면접(5088)’, 4위 ‘덕질(2989건)’, 5위 ‘여행(1746건)’ 등의 순이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알바를 구할 것이라는 언급량이 가장 많았다. 또한 수능 후에도 끝나지 않은 입시를 위해 ‘논술’과 ‘면접’ 공부를 한다는 언급도 있었다. 공부하느라 잠시 미뤄 놓았던 ‘덕질’과 ‘여행’·‘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그 외에도 ‘운전면허’·‘토익’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가지거나 ‘염색’, ‘쌍커풀수술’, ‘헬스’ 등 외모 관리를 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대학에 대한 부정적 키워드로 많아져

최근 ‘숙명여고 성적 조작 의혹’ 사건으로 일선 학교의 내신성적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내신 또는 비교과 활동을 반영한 ‘수시전형’의 신뢰성을 두고 논란도 뜨겁다. 성적 조작 의혹에 대한 감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긍정 17%·부정 83%로 부정 감성이 대부분이었다. 성적 조작 의혹에 대한 반응으로는 1위 ‘어이없다’, 2위 ‘속상하다’, 3위 ‘스트레스’, 4위 ‘싫다’, 5위 ‘나쁜’ 등이 있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고 기존의 입시제도가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속상하다’, ‘씁쓸한’ 등이 언급되며 지속적으로 사립고에서 성적 조작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나타나고 있다. ‘싫다’, ‘나쁜’ 등 대학입시를 위한 부정행위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부정 반응이 많이 보이고 있다.

대학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긍정 감성이 감소하고 부정 감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 감성 키워드로 의문·비판·논란·혼란·실패·우려 등이 나타나며 대학 진학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또한 불만·부실·의혹 등이 나타나며 대학 조직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었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대학 조직의 문제로 떠오르며 대학 구조조정에 따른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국내 대학입시에 대한 반응으로는 긍정 28%, 부정 72%로 부정 감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감성 키워드로는 ‘힘들다·스트레스·망하다·싫다·잔인하다·실패하다’ 등이 나타났다. 경쟁 위주의 치열한 입시 전쟁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언급이 많았고 수능이라는 단 한 번의 기회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잔인하다’, ‘실패하다’ 등의 반응도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시험지 유출 사건과 내신 비리 사태 등으로 수시전형에 대한 불신이 생겨 수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언급이 많았다. 이에 따라 대학에 진학한 목적·대학 생활 목표 결여 등으로 어려운 대학 입시를 치른 이후 대학에 불만족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학의 혁신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학의 본래 목적인 연구 중심으로 개혁하고 취업을 위한 대학 진학이 아닌 연구 활동을 통한 역량 개발 기회를 강조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9호(2018.11.19 ~ 2018.11.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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