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눈물마저 뜨거웠던 하이라이트의 'OUTRO'..이토록 아름다운 밤

박세연 2018. 11. 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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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하이라이트. 제공|어라운드어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모든 것이 ’속도전’으로 통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10년이란 기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데뷔 9주년을 넘어 10년째 활동 중인 그룹 하이라이트에게는 더욱 그렇다.

’마(魔)의 7년’ 맞아 소속사를 떠나면서 팀명까지 바꾸는 초강수를 벌여야 했던 이들이지만 말도 탈도 많았던 만큼 더 단단하고, 더 애틋해졌다.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팬들과도 마찬가지. 대한민국 신체 건강한 남자로서 쉴 새 없던 레이스에 진짜 ’쉼표’를 찍고 잠시 이별을 고하는 하이라이트 1막의 ’OUTRO’는 끝까지 뜨거웠고, 먹먹했다.

하이라이트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HIGHLIGHT LIVE 2018 ’OUTRO’’를 열고 1만 여 명의 팬들을 만났다. 멤버들이 줄줄이 군 입대를 앞둔 상황이라 이번 콘서트를 끝으로 당분간 하이라이트의 콘서트는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 무대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윤두준을 제외한 양요섭, 용준형, 이기광, 손동운 4인이 올랐다.

붉은 조명 아래 화려하게 등장한 이들은 ’캔 유 필 잇’을 시작으로 ’사랑했나봐’, ’셀러브리티’, ’하이라이트’까지 오프닝부터 숨가쁘게 이어갔다. 두준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꽉 찬 무대 매너를 보여줬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남는 아쉬움 2%는 팬들이 완벽하게 채웠다. 팬들 역시 ’내일은 없다’는 각오인 듯 지치지 않는 떼창으로 멤버들을 든든하게 서포트했다.

공연명은 ’OUTRO’. 비스트로 데뷔해 현 하이라이트까지 뜨거운 20대를 보낸 이들이 화려했던 1막을 마감하는 남다른 의미가 담긴 타이틀이다.

오프닝 직후 용준형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벅차기 시작한 공연이다. 너무 좋아서다. 끝까지 즐겁게 보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요섭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여러분을 만날 시간이 빨리 왓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냈다"며 "오늘만큼은 부디 시간이 더디게, 천천히 흘러 여러분과의 소중한 1분 1초를 잘 간직하고, 오늘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멋진 공연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룹 하이라이트. 제공|어라운드어스
이날 콘서트에 함께 하지 못한 윤두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기광은 "원래 다섯 명이 서야 할 무대에 4명이 섰는데, 두준군이 없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도 여러분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 부분만 뺀다면 감히 ’역대급 콘서트’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용준형은 "오늘 공연이 우리에게는 정말 의미가 있는 공연이다. 이 공연의 제목을 ’아우트로’로 정하고, 우리끼리 의미 정해버리는 것보다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분위기가 아우트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랫동안 길게 남을 수 있는 아우트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대는 ’위 업(WE UP)’,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어쩔수 없지 뭐’로 이어졌고 멤버들의 솔직담백한 멘트도 이어졌다. 양요섭은 "비스트에서 하이라이트로 팀명이 바뀔 때 우리의 기억만큼 여러분에게도 오래 남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분에게도 추억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밝히기도.

뒤이어 하이라이트표 발라드의 진수를 보여준 무대가 이어졌다. ’슬립 타이트리’, ’왠 아이’. ’별 헤는 밤’, ’이 밤 너의 곁으로’를 통해 몽환적이면서도 애잔한 무대를 연출한 이들은 4인 4색 호소력 있는 가창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요섭&동운의 ’바람’, 준형&기광의 ’내버려둬’ 무대도 최초 공개됐다. ’바람’은 두 멤버의 서로 다른 보컬색이 어우러진 미디엄템포 발라드곡. 두 사람은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무대를 채웠다. ’내버려둬’는 준형과 기광의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곡. 이들은 남다른 호흡으로 무대를 ’씹어먹으며’ 열정을 불태웠다.

브릿지 영상을 통해 9주년을 맞은 남다른 소회도 밝혔다. 양요섭은 "팬들도, 힘든 시간 통과하면서 . 얼마나 많이 성숙했을까. 10년이라는 시간이 허투루 지난 시간은 아니었구나 싶었고, 복잡미묘하면서 기분 좋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손동운은 "힘든 날도 많았지만 좋은 날이 많아서 버틸 수 있었던 나날. 감사하다"고 말했다.

예정된 군 복무로 팬들과 잠시 이별을 앞두고 콘서트에 나선 속내로 브릿지 영상을 통해 담담하게 밝혔다. 용준형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맺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페이드 아웃으로 서서히 사라지다가. 그렇게 끝날 것 같다. 공연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릴 때쯤 그게 어떤 느낌으로 마무리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 하이라이트 콘서트 전경. 제공|어라운드어스
입대를 앞둔 속내도 밝혔다. 용준형은 "공백기를 갖는다는 게 겁이 나거나 무섭거나 한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머리를 쉬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완성이 안 되는 퍼즐들을 어느 정도 맞춰서 나와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동운 역시 "크다면 큰 일일 것 같은데 지금까지 해온 시간을 봐서는, 그냥 또 지나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양요섭은 "지나온 9년처럼 굉장히 빨리 지나갈 것 같다"며 "잘 지내다가 행복하게 웃으며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무대 구성도 구석구석 공 들인 티가 역력했다. 적재적소 레이저빔과 폭죽을 쏘아올리며 화려한 공연이 연출됐고 대형 공연장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동선도 돋보였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을 넘어 공연을 120% 완성한 것은 하이라이트 멤버들 그 자체였다.

여느 가수와 비교해도 엄지를 치켜 세울만한 빼어난 실력에 노련한 무대매너, 여기에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은 진솔한 멘트까지. 이들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오프닝에서 손동운은 팬들에게서 일명 ’짬바’(’짬’에서 오는 바이브를 뜻하는 신조어)가 느껴진다 했지만, 그건 하이라이트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로 10년째 활동 중인 하이라이트의 시간은, 그 시간 동안의 노력은 그들을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양요섭, 이기광, 용준형, 손동운 모두 솔로 및 예능,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도 개별적으로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하이라이트로 뭉쳤을 때 오는 시너지는 역시 그 이상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하이라이트가 10년째 이토록 건재할 수 있는 이유 그 자체였다.

’아름답다’와 ’비가 오는 날엔’으로 이어지며 감성을 적신 무대는 멤버들간 우애가 돋보이는 깨알 토크에 이어 ’쇼크’, ’숨’, ’굿 럭’ 무대가 숨가쁘게 이어지며 콘서트는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픽션’, ’12시 30분’까지 선보인 이들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용준형은 "(윤두준 없이) 네 명이서 무대를 하는 게 맞나 엄청 고민했다"고 말하며 울컥,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숙연해진 분위기 속 용준형은 "하지만 그게 다 부질없는 걱정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미소를 지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기다려달라는 말은 못 하겠고, 시간이 지난 뒤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가지고 나오겠다"며 "그 때 봐달라"고 덧붙였다.

용준형의 눈물에 손동운도 눈물을 훔쳤고, 양요섭은 신곡 ’잘 지내줘’를 부르다 끝내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들은 ’그곳에서’를 끝으로 팬들에 작별을 고했고, 앙코르 환호 속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밤이야’를 열창했다. 2018년 11월 24일.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진정 ’아름다운 밤’이었다.

하이라이트는 25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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