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품격' 이엘리야, '연민정' 향기가 난다..'김순옥표 악녀 법칙' [스경TV연구소]
SBS <황후의 품격> 이엘리야가 연기한 ‘민유라’에게서 ‘연민정’이란 익숙한 악녀 향기가 풍긴다.
<황후의 품격>은 첫 회부터 휘몰아치는 전개와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로 수목극 시청률 1위에 오르며 그 기세를 더해가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연민정’이라는 희대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악녀 메이커’ 김순옥 작가인 만큼 이번 드라마 속 캐릭터 구축에 더욱 눈길이 간다.
<황후의 품격> 속 이엘리야가 연기하는 ‘민유라’는 ‘연민정’과 언뜻 보아도 닮은 구석이 많다.
먼저 ‘민유라’와 ‘연민정’은 명석한 두뇌와 베짱 그리고 미모를 갖춘 능력 캐릭터다.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 민유라는 ‘폐하’의 여자가 되어 자신의 욕망을 채워나간다. 연민정 또한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설계해나가는 인물이다. 컬러감이나 원단을 고르는 안목이 탁월해 한복 명가 ‘비술채’에 들어가 인정을 받았다.
주체적인 삶을 사는 두 사람은 아쉽게도 자라온 환경과 배경이 열악하다. 민유라는 고아 출신이며 연민정은 가난한 엄마를 버리고 ‘고아인 척’하는 공통점 아닌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숨겨진 자식’이 있는 것 또한 같다. 두 사람은 욕망을 위해 자식을 버리는 천륜을 저지른다. 천륜을 넘어 ‘살인미수 폭행’라는 범죄행각도 서슴치 않는다. 민유라는 이미 1화에서 자신을 길러준 엄마를 벽돌로 내리치며 충격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연민정 역시 자신의 출세를 방해하려는 전 남자친구 ‘문지상’(이라 쓰고 갓지상이라 읽음)을 살해하려다 실패한다. 이쯤되면 쌍둥이? 최소 두 사람은 생년월일이라도 같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악녀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악녀들은 언제나 정의의 이름으로 파멸의 길을 걷는다. 연민정은 앞서 언급했던 과거남 ‘갓지상’의 맹활약 덕분에 욕망의 끝을 보게된다. <황후의 품격>에서 민유라에게도 ‘과거남’ 그림자가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갓지상’ 존재는 최진혁이 연기하는 ‘나왕식’이다 이미 공개된 스토리에서도 그는 ‘다이어트’라는 최고의 성형으로 변신해 민유라와 폐하에 대한 복수심을 갖고 입궐하게 된다. 과거의 남자 탓에 모든 것이 무너져버리는 운명 테크 또한 민유라와 연민정이 공유하는 셈이다.
대중들은 ‘김순옥표 악녀’가 자행하는 것들을 ‘막장’이라 비난하면서도 계속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동대 융합콘텐츠학과 김공숙 교수는 “이 시대가 바라는 쾌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두 작품에 등장하는 악녀는 위반과 불순종의 존재들로 범죄자이자 순종적인 여성의 당위를 거부한다. 대중들은 이들을 통해 금기 위반과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대리체험하며 쾌감을 얻는다”며 또한 “결국 악녀들이 정의의 세력에 의해 처단당하고 파멸하는 결말은 대중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준다”며 두 가지 측면의 ‘악녀 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중세 마녀사냥은 당시 혼란한 시대를 반영해왔듯 국내 드라마에 악녀들이 출현한 시점은 IMF 외환위기 말인 2000년대 초반이다. 이를 볼 때 악녀들은 불안한 시대에 공포와 위험을 상징적으로 해소해주는 거세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무한 경쟁 시대’ 현실감을 부여하는 ‘김순옥표 악녀 스토리’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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