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2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가운데 학생글과 군인들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2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가운데 학생글과 군인들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나이요? 고등학교 1학년이요. 취업정보 얻으러 왔어요.”
지난 2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홀에서 KB국민은행이 주최한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에 참가한 인천소재 특성화고 1학년 강모양(17·여)은 이같이 말하며 친구들과 대기업 협력업체 상담부스로 향했다.

강양처럼 직업계고(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일반고교 취업반)에 다니는 학생들은 남들보다 먼저 취업전선에 뛰어든다. 직업계고에 다니더라도 일반 학생들처럼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 비율은 2017년 기준 32.5%에 불과하다. 특히 취업사관학교라 불리는 마이스터고는 전체 학생의 0.7%만이 대학에 진학했다. 취업률은 93%에 달했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률과 진학률./사진=교육부 제공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률과 진학률./사진=교육부 제공

◆취업률 8년 연속 상승… 10명 중 7명 성공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직업계고 졸업자의 취업률은 50.6%로 2000년(51.4%) 이후 17년 만에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률은 전년에 비해 3.4%포인트 상승했고 대학진학률은 전년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32.5%를 기록했다. 이는 취업률이 최저점을 기록했던 2009년(16.7%)을 기점으로 8년 연속 상승한 유의미한 수치다. 특히 대학진학자를 제외하면 취업률은 74.6%로 같은 기간 전체 취업률 66.6%를 크게 웃돌았다.

정부도 고졸취업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는 중등 직업교육비중이 30%까지 확대되는 2022년에는 취업률 65%를 달성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력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직업계고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중등직업교육을 혁신하고 지자체·대학·산업이 협력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함으로써 고졸 취업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학생들의 진로를 다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광장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모군을 추모하고 있다./사진=뉴스1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광장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모군을 추모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주 현장실습생 사망 이후 ‘안전’ 우려도
현재 전국에는 510여개의 직업계고(일반고 직업반 제외)가 있다. 마이스터고가 47곳, 특성화고가 464곳이다. 특성화고는 특정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로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다.

마이스터고는 직업계고의 ‘특목고’로 통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전문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해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로 정하고 있다. 유망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해 예비 마이스터(Meister)를 양성하는 특수목적 고등학교다. 특성화고보다 전문적인 형태로 볼 수 있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직업계고가 부각되고 있지만 ‘고용의 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제주의 음료 공장에 현상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학생 이모군이 기계에 깔려 사망하자 안전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려는 특성화고 충원율로 이어졌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2015년, 2016년 98%를 유지하던 특성화고 충원률이 2017년에는 96%대로 감소했다.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2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가운데 취준생들이 부스에서 채용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2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가운데 취준생들이 부스에서 채용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취업박람회장에 부스를 마련한 건설/토목 관련 기업 인사담당자는 “오늘 한명도 상담하러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생각하기에 안전·처우 면에서 좋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서비스기업 부스가 북적이는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특성화고에 다닌다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명은 “내년에 취업하고 싶은데 건설·제조업보다는 사무직 쪽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유은혜 부총리는 "정부는 고졸 취업 여건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학생 등 청년들의 일자리 확대 및 취·창업 역량강화를 적극 지원하고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교육제도와 여건을 정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