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XTV? 핑프족? 플랫폼 변화에 나타난 인터넷 은어 아시나요?

김범수 기자 2018. 11.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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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를 둔 김재철(49)씨는 어느 주말 아들이 "또 병신TV네"라고 하는 말에 놀라 그게 무슨 말이냐며 꾸짖었다.

김 씨의 아들은 유튜브에서 질 낮은 동영상을 올리는 채널을 보고 인터넷 상에서 그렇게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나쁜 말이라서 일단 혼은 냈는데, 아이들도 나름대로 유튜브 영상을 걸러서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겪은 일화 속 병신TV는 비속어와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을 뜻하는 TV를 합성해 만든 인터넷 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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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를 둔 김재철(49)씨는 어느 주말 아들이 "또 병신TV네"라고 하는 말에 놀라 그게 무슨 말이냐며 꾸짖었다. 김 씨의 아들은 유튜브에서 질 낮은 동영상을 올리는 채널을 보고 인터넷 상에서 그렇게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나쁜 말이라서 일단 혼은 냈는데, 아이들도 나름대로 유튜브 영상을 걸러서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허위정보나 선정적인 질낮은 영상을 올리는 사용자들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 위해 ‘병신TV’라는 말이 생겨났다. /조선DB

직장인 이지은(30)씨는 회사 입사 동기 창에서 업무 관련 기본적인 내용을 물어봤다가 "그런 건 직접 찾아봐도 되지 않냐"며 "핑프족이네"라는 핀잔을 들었다. 이씨는 "직접 찾아보기 귀찮아서 연락처나 업무 관련 궁금증을 자주 물어봤다가 들은 이야기였는데 뜻을 찾아보고는 괜히 얼굴이 벌게졌다"고 말했다.

플랫폼 변화에 따라 인터넷 은어도 새로운 말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가 최근 가장 사용시간이 많은 모바일 앱으로 꼽힐 정도로 동영상 플랫폼이 점차 주류가 되가고 있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역시 생활의 일부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이런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나 특징을 짚는 은어도 생겨났다.

◇ 광고 수익 위해 질 낮은 영상 무분별하게 올리는 ‘병신TV’

김씨가 겪은 일화 속 병신TV는 비속어와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을 뜻하는 TV를 합성해 만든 인터넷 은어다. 인터넷 게시판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진 단어로 화질도 낮고 큰 의미가 없는 GIF 파일을 이어붙이거나, 저작권을 신경쓰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영상을 짜집기하는 영상을 올리는 채널을 일컫는다.

흔히 인터넷 사용자들이 말하는 병신TV에 올라오는 영상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영상으로 대충 만들어서 퍼트리거나, 여성의 특정 부위 노출만 담은 영상, 자극적인 제목이나 가짜뉴스 등이다. 무차별적인 영상을 올려서 광고 수익을 올리는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이런 채널을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다.

이렇게까지 인터넷 사용자들이 문제를 삼은 이유는 단순히 양산형 채널이 이득을 챙겨가기 때문이 아니다. 정보기술(IT)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유튜브 생태계를 꾸려왔던 사용자에게는 광고 수익 조건이 까다로워지게 만들고 유튜브 기반의 영상 제작자에 대한 인식을 안좋게 만들어서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 허위 내용 등이 포함된 영상이 유튜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핑프족은 핑거 프린스, 핑거 프린세스를 줄여서 만든 말로 쉽게 정보를 획득하려는 얌체라는 조롱의 의미가 있다. /조선DB

◇ 쉽게 정보 챙기려는 사용자 조롱하는 ‘핑프족’

핑프족은 핑거 프린스, 핑거 프린세스를 축약하고 무리를 뜻하는 족(族) 자를 붙여 만든 단어다. SNS나 메신저 단체창에 손각락으로 간단한 정보를 본인이 찾아보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자주 물어보는 사람을 칭한다. 타자만 치면 왕자나 공주를 모시듯 정보를 알아서 가져다 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핑거 프린스, 핑거 프린세스라고 칭했다.

이런 변화는 사실상 네이버 지식iN인이나 위키피디아 같은 집단 지성의 형태에서 출발한다. 간단한 질문을 올리면 인터넷에서 여러 사용자들이 정보를 올려준 것이었는데 점차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하는 사용자 습관이 생겨나면서 이런 질문을 SNS나 메신저 단체 창에 올린 것이다.

소셜미디어나 메신저는 익명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질문을 올리는 사람을 특정할 수가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잦은 질문을 하는 사람을 쉽게 파악하게 된다. 또 최근 단체 채팅방이 사용자별로 여러개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탓도 있다.

이지은 씨도 "사람이 민망해지게끔 꼬집는 말이긴 하지만 스스로도 급하게 궁금한 문제가 생기면 찾아보기 전에 단체창에 물어보는 습관이 생긴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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