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서도 민노총 총파업..시청입구·대로위 집회에 일대 혼란

김정석.백경서 2018. 11. 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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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노동현안으로 갈등 빚은 곳에서 대규모 집회
민주노총이 21일 전국 14개 지역에서 16만 조합원이 동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도 노동자대회가 치러졌다. 대구와 경북 모두 최근 노동 현안으로 갈등이 빚어졌던 곳이다.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수천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시청 청사 입구나 왕복 11~13차로인 대로 위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하면서 불편을 겪는 시민들도 속출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는 최근 시장실 점거 사태를 벌였던 김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경북본부 집회에선 '단결·투쟁'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붉은 머리띠를 한 300여 명의 노조원이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21일 경북 김천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경북본부가 총파업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천=백경서기자

민주노총 경북본부가 경북 23개 시·군 중 김천시에 모이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김천시 통합관제센터(CCTV 상황실) 소속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둘러싸고 지난 8월부터 갈등을 빚으면서다. 폐쇄회로TV(CCTV)를 보고 범죄 현장 등을 잡는 통합관제센터에는 36명의 관제요원이 2년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중 20명이 민주노총 노조원이다.
민주노총 노조원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30~31일 이틀간 김천시청 로비와 시장실을 점거해 김충섭 김천시장(무소속)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지난 2일 김 시장과 면담이 이뤄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천시청 직원들은 지난달 점거 사태가 재현될 것을 우려해 100여 명이 업무 대신 '청사 방어'에 투입됐다. 경찰 200여 명도 청사 안팎에 배치됐다.
21일 경북 김천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경북본부가 총파업 집회를 진행하자 경찰과 공무원들이 시청 안팎을 봉쇄하고 있다. 김천=백경서기자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따르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우성이 전국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김천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꼼수를 부리면서 인위적으로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선별해 진행하거나 자회사 정규직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천시 측은 여전히 "올해 정규직 전환만 193명인데 누구를 먼저 해 주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기에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대구 수성구 대구고용노동청 앞 대로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를가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대구지역 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대구에선 수성구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 노조원 3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청사 앞 4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막고 집회를 진행했다. 도로 위에 스크린을 갖춘 무대도 설치됐다. 집회에는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전국공무원노조 대구경북지부, 금속노조 지역지회, 정의당 대구시당, 민중당 대구시당, 노동당 대구시당 등이 참여했다.
집회는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영상을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권 청장은 최근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됨에 따라 직위해제됐다. 민주노총 측은 2013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재임 시기 삼성전자의 불법 파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권 청장이 대구고용노동청장으로 부임하는 것에 반발해 권 청장 직위해제 전까지 청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했다.
21일 대구 수성구 대구고용노동청 앞 대로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를가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대구지역 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이어진 민주노총 대구본부 간부들의 발언에선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박희은 민주노총 대구지역총파업투쟁본부 사무처장은 "문 정부는 적폐 청산하라고 했더니 적폐 인사를 청장으로 보냈다"며 "'노동 존중'을 기만하고 비정규직 사기를 친 문 정부는 촛불 정권이 아니다"고 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총파업투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무엇이 다르냐"며 "노동자들 사이에 차별이 없고 어느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노조하기 좋고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나라를 민주노총이 나서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21일 '대구지역 노동자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대구본부 집회 참가자들이 대구 수성구 대구고용노동청 앞 대로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으로 행진하면서 범어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노동자대회 후 집회 참가자들은 대구고용노동청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까지 2.5㎞를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 수백 대가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특히 대구에서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범어네거리가 일부 통제되면서 차량정체가 심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은 '적폐청산·노조 할 권리·사회대개혁'을 슬로건으로 14개 지역을 나눠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서울·경기(국회 앞), 인천(부평역 광장), 경남(창원지검), 경북(김천시청), 광주광역시(사랑방신문), 대구(대구고용노동청), 대전(대전고용노동청), 부산(부산시청), 세종·충남(천안 야우리), 울산(태화강역), 전남(여수SK내트럭), 전북(풍남문 광장), 제주(제주시청), 충북(상당공원) 등이다.

김천·대구=백경서·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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