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황소' 김성오 "연기하다 상대배우 피 흘려, 곱창으로 사과" [인터뷰]

김현민 2018. 11. 20. 17: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난황소' 김성오 / 사진=쇼박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현민 기자] 배우 김성오는 장난끼 넘치는 모습으로도 진솔하게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전달한다. 영화 '성난황소'의 김성오는 악역 연기에 대한 신념과 동료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배우였다.

22일 개봉될 '성난황소'(감독 김민호·제작 BA엔터테인먼트)는 한 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이 납치된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통쾌한 액션 영화다. 김성오는 극 중 동철의 아내 지수를 납치하는 정체불명의 인물 기태 역을 맡았다.

처음 '성난황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김성오는 "저는 영화를 통해 인물의 다양한 감정선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성난황소'는 단조로웠는데 감독님과 궁합이 잘 맞았다. 얘기가 잘 통했고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 제가 원하는 방향이 잘 맞아서 결과물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 전체가 단조로운 건 아니다. 제가 맡은 기태 역할이 활자 상으로 단조롭다고 느낀 거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 또 한번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그는 작품을 선정할 때 기준이 명확했다. 김성오는 "시나리오가 재미있는지, 제 역량에서 표현할 것이 있는지를 따지는 거지 다른 것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창조할 순 없다. 우리는 시나리오 안에서 어떻게 좀 더 윤택하게 이 인물을 표현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성오는 이번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마동석을 한마디로 '좋은 형'이라고 칭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다음날인가 (마)동석이 형이랑 통화를 했다. 동석이 형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며 편하게 해주셨다. 그리고 동석이 형이 '네가 함께하면 좋겠다'며 호의적으로 대해줬다. 누군가가 호감을 내보였고 그걸 받는 입장은 기분 좋은 거지 않냐"고 말했다.

'성난황소' 김성오 / 사진=쇼박스 제공

이어 마동석의 액션 연기에 관해 얘기하면서 자신의 촬영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동석이 형이 액션 연기를 하다가 많이 다쳤다. 액션에 대해 정말 많이 아는 동석이 형은 실제 타격을 싫어한다. 다칠까 봐. 기태가 극 초반부에 추돌한 차 뒷좌석에서 나와서 부하를 폭행하는 장면이 있다. 한 번만 실제로 때리겠다고 감독님을 설득했다. 실제로 때렸고 두식 역을 맡은 이성우가 저에게 실제로 맞았다. 걔가 설정상 금니를 끼고 있는데 거기에 걸린 입술이 찢어져서 피를 흘리고 있더라. 다칠까 봐 모두가 실제로 때리지 말라고 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제가 대역죄인이 된 거다. 병원에 갔다. 미안하다고 했다. 동석이형, 촬영감독님, 감독님한테도 민망했다. 미안한 마음에 이성우와 또 다른 배우 박광재를 데리고 가서 곱창을 원없이 먹였다. 그렇게 훈훈하게 마무리했다"고 털어놨다.

김민호 감독은 이번 영화에 출연한 배우 중 특히 김성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인 바 있다. 이에 김성오는 "감사하다. 연인처럼 서로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 감독님과 연인이었다면 궁합이 잘 맞았을 것 같다. 둘이서 얘기를 하다보면 쓰잘데기 없는 말도 많이 하는데 제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감독님이 한 스텝 더 나가서 얘기가 발전되는 식이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민호 감독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그는 "사실 김민호 감독님을 10년 전에 만난 적이 있다. 감독님이 야구선수 출신이다. 제가 영화 '아저씨' 끝나고 사회인 야구단에서 남양주에 야구를 하러 간 적이 있다. 야구를 하다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아저씨' 잘봤다고 하더라. 그분이 김민호 감독님이었다. 그분 말로는 제가 성의없이 '아 예예' 이랬다더라. 그 때 감독님이 '두고 봐라. 내가 저 놈이랑 같이 한다'고 다짐했다고 농담식으로 얘기하더라"고 일화를 밝혔다.

김성오는 송지효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제가 지효를 물고문하는 장면이 있다. 위험한 장면이기 때문에 실제 위급한 상황이 오면 표현을 해줘야 된다. 근데 지효가 그걸 끝까지 참고 있더라. 이걸 하다가 멈추면 찍었던 게 다 날아가는 거 아니냐는 거다. 나중에 보니까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할 때 숨이 엇박자가 나서 힘들었다고 하더라. 지효한테 고맙다. 사실 대역을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지효가 직접 다 했다"고 칭찬했다.

김성오는 동료들의 신뢰를 받으면서도 겸손함과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는 배우였다. 줄곧 악인을 연기하지만 그에 대해 마냥 거부감이 일지 않는 건, 선한 인간의 표본이 되는 길을 걷는 그의 본색 때문이었다.

김현민 기자 ent@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