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20대 취준생이 70대 할머니 폭행

술 취한 20대 취준생이 70대 할머니 폭행

2018.11.20.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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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경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강신업 변호사

[앵커]
거제에서 50대 여성을 묻지마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인데 또다시 비슷한 일이 일어나서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울산에서 20대 청년이 70대 할머니를 무차별 폭행했는데요.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교수님, 이게 폭행 원인이 뭐로 판명이 난 건가요?

[오윤성]
그건 술 마신 20대 청년인데요. 이 사람이 취업준비생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나와서 친구하고 소주 2병을 나눠 마셨다고 하는데 그리고 난 뒤에 길을 가다가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보통 폐지를 줍는 할머니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마 지금 이유인지 모르겠어요. 자기는 이유를 대고 있는데 혼잣말로 할머니가 뭐라고 얘기하는 것이 자기를 향해서 욕을 한다,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해요. 그렇다손 치더라도 할머니를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해서 지금 한 5분 정도 계속됐다는데 사실 5분이라고 하는 시간이 상당히 긴 겁니다, 폭행을 당하게 된다면. 근처에 지나가던 고등학생들이 그것을 발견하고 말리고 경찰에 신고를 해서 종료가 된 사건인데 지금 이 사건과 연관해서 아까 말씀 나왔던 거제도에서 발생됐던 그 사건하고 형태적으로는 굉장히 거의 유사해요. 그래서 술 먹은 20대가 술을 먹지 않고 아주 사회적인 약자인 노인에 대해서 무차별 폭행을 했다. 그리고 폭행 이유도 정말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대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두 사건이 거의 동일하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면 사실 이번에도...

[오윤성]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가 없죠.

[앵커]
이번 사건도 말씀해 주셨지만 노인이나 여성을 상대로 한, 이런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더 분노를 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약자를 폭행할 경우에는 좀 더 혐의가 중해진다거나 이런 부분이 혹시 있습니까?

[오윤성]
그렇지는 않죠. 특별히 약자... 왜 그러냐 하면 범죄자들은 범죄학적인 측면에서는 좌우간 범행 대상을 무조건 약자를 고르는 그런 경향이 있어요. 왜냐하면 자기보다 더 센 사람을 골랐다가는 거기에 대해서 반대급부적으로 자기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심지어는 약간의 조현병 증세가 있는 그런 사람들도 아주 강한 사람들보다는 길가를 가는 약자를 선택하는 그런 경우가 있단 말이죠. 그래서 이것은 우리 사회가 취준생이라고 하면 나름대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다 스트레스를 갖고 있을 수 있는데 그 스트레스를 푸는 해소의 대상으로 약자를 골랐다는 거죠. 이번 같은 경우에는 신체적인 약자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약자를 골랐다라고 하는 데 주목이 됩니다.

[앵커]
피해 할머니는 물론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호소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피해 할머니의 목소리를 직접 한번 들어보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피해자 : 오가다가 자기(A 씨)와 부딪혔으면 모르겠는데, (나는) 지나가는 것도 못 봤고 언제 다가왔는지, 나를 넘어뜨리고, 온몸이 떨리고, 병원에 가도 떨리고….]

[피해자 아들 : 젊은 사람 중에 아주 유능한 사람도 음주 때문에 많이 숨진다는 기사도 많이 접했는데, 이 사건을 을 보면서 이것은 좀 아니지 않으냐….]

[앵커]
피해자의 아들분의 목소리도 들으셨지만 술을 먹었다는 이유로 이렇게 폭행이 일어나서야 되겠냐. 그리고 음주폭행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이거 처벌 강화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강신업]
이 사건을 보면서 음주 범죄, 그다음에 분노 범죄일 수도 있고요. 그다음 패륜 범죄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뺨을 때렸어요. 다른 데를 때린 것도 아니고 저 20대가 70대 할머니를. 뺨을 때린다든지 이런 것들이 지금 있었다는 것인데 사실은 술을 먹었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고요. 어떻게 보면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가 뭐라고 할까요. 아까 금방 제가 분노라는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굉장히 모든 도덕과 윤리, 이런 것들이 무너지고 있고 그다음에 법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이 현장에서 봅니다.

그런데 어쨌든 음주폭행 같은 경우는 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감형되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건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다른 것에 비해서 좀 더 가중처벌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사회적 약자를 저렇게 때렸다는 점에서 말이죠.

[앵커]
술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감형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 묻지마폭행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요?

[오윤성]
사실 묻지마폭행 관련돼서 대책이라고 하는 것이 손에 탁 잡힐 정도였으면 지금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텐데요. 이 묻지마폭행이라는 것은 무동기 범죄라고도 얘기하는데 겉으로 봤을 때는 그 행위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할 수 없고 그 이전에 가해자하고 피해자 간에 있어서 인간적인 관계가 전혀 없는 그런 상황에서 발생되는 걸 얘기하는데요. 그러나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분명히 이 취준생 같은 경우도 본인 나름대로 뭔가 화가 나는 상황이 있었을 거예요. 화가 나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지나가는 경찰에게 그것을 갖다가 푼다는 것은 본인이 바로 체포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그랬을 때 자기 마침 눈앞에 나타난 그 사회적 약자가 나타났다 했을 때 그렇게 되는 건데요.

사실은 이런 것들이 근본적으로 이 사회가 사회적 약자, 우리가 통상 갑을관계에서 갑질이라고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부, 대기업이라든가 재벌들이 갑질한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갑질은 사회 곳곳에 있거든요. 즉 다시 말해서 상대적인 힘의 우위, 어떤 권력적인 그런 관계에 있을 때는 두 사람이 있는다 하더라도 거기에서도 갑을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갑질 그러면 대기업 또는 큰 총수, 이런 사람들만 얘기하는데 사실은 이것도 어떤 일종의 갑질이란 말이죠. 자기보다 힘이 약한 사람을 골라서 그렇게. 만약에 여기에서 잡히지 않았다거나 하면 이 사람은 거기에서 더 많이 폭력을 가하고 피했을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것에 대해서 사회적인 인식을 해야 될 때라고 봅니다. 이전에는 이러지는 않았어요. 적어도 아까 말씀하셨지만 패륜 범죄 같은 것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주 공경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폭행은 가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좀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금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상당히 우려되는 그런 부분입니다.

[앵커]
일상에서 드러나지 않는 곳곳에 있는 갑질이 좀 더 무서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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