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치기? 땅따먹기? 요즘 아이들의 노는 법

이영민 기자 2018. 11. 20. 05: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놀이가 미래다3-아이들에게 놀이터를 돌려주자 ③-3]모레놀이 예전만 못해..'경찰과 도둑' '지옥탈출' 인기 여전

[편집자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없다”. 아동 놀이의 중요성을 집중 조명한 머니투데이의 기획기사 ‘놀이가 미래다’ 1·2편을 접한 많은 부모의 목소리다. 실제로 전국 7만여개 놀이터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 단지 안에 꼭꼭 숨어있다. 어렵사리 놀이터를 찾는다고 해도 어른들에 점령당했거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튼튼한 몸과 건강한 꿈을 키울 놀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머니투데이는 이번 기획으로 놀이터의 중요성을 재조명한다. 어른들의 욕심이 빼앗아간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다시 돌려주고자 한다.

지난달 29일 성북구 한 놀이터에 그려진 바닥놀이 그림 / 사진=이영민 기자


"아이들이 이런 놀이는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어요."

지난달 29일 오후 4시 서울 성북구 한 놀이터에서 만난 이모양(11·초등 5년)이 놀이터 바닥에 그려진 그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놀이터 바닥에는 팔방망줍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지난해 구청에서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바닥놀이길'이었다.

바닥에 그려진 그림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은 이양뿐만이 아니었다. 놀이터에는 '바닥놀이길 놀이방법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놀이터에 있는 아이들 5명 모두 "현수막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전부 놀이기구나 운동기구를 타며 놀았다. 그네를 타던 김모군(9·초등 3년)은 "놀이를 하는 그림인 건 아는데 놀이 방법을 몰라서 잘 안하게 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와 전국 놀이교사모임 가위바위보가 초등학교 1~6학년 학생 7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팔방망줍기' 그림이 어떤 놀이인지 아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24.7%(192명)가 '모른다'고 답했다. '안다'고 답한 학생 중에서도 놀이의 정확한 이름이나 하는 방법을 서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래놀이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지금의 20~30대가 놀이터에서 놀던 시절에는 장난감 양동이, 삽, 찍기틀 등을 챙겨나와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놀이터 바닥이 모래 대신 우레탄으로 된 곳이 많고 모래가 청결하지 않다는 인식 탓에 아이들이 점점 모래에서 멀어지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도 '놀이터에서 어떤 놀이 하는 것을 좋아하냐'(복수응답)는 질문에 '모래놀이를 좋아한다'고 답한 학생은 55명(7.1%)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술래잡기같은 뛰어 놀기 292명(37.7%) △미끄럼틀·그네·시소 등 놀이기구 타기 290명(37.4%) △자전거·킥보드 타기 241명(31.1%) 등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놀이터에서 놀고 싶냐는 질문(복수응답)에도 '모래가 있는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는 학생이 131명(16.9%)으로 가장 적었다. 학생들은 △놀이기구가 많은 놀이터 486명(62.7%) △크기가 큰 놀이터 454명(58.6%) △물이 있는 놀이터 419명(54.1%) △잔디·꽃·나무가 있는 놀이터 226명(29.2%) 등을 더 희망했다.

요즘 아이들은 좀 더 활동적이고 긴장감 있는 놀이를 더 즐기는 성향을 보였다. 팀을 나눠서 쫓고 쫓기는 놀이인 일명 '경찰과 도둑'은 수십년째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다. 정글짐이나 구름사다리에 올라 바닥에 있는 술래를 피하는 놀이인 일명 '지옥탈출'은 '지탈'이라는 줄임말로도 통용되며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서울 동작구 한 놀이터에서 만난 정모군(10·초등 4년)은 "친구들과 뛰면서 놀 수 있는 놀이를 좋아한다"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는 추적 놀이를 따라하거나 얼음땡, 술래잡기 놀이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공원 등에서 킥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타기 등도 요즘 아이들의 주된 놀이 중 하나다.

가위바위보 소속 한 교사는 "아이들은 뛰어노는 걸 좋아한다"며 "아이들이 찾는 아파트 놀이터나 학교 앞 공원 놀이터가 많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더 넓어지면 아이들이 노는 방식도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이재명, '혜경궁 김씨'는 누구? 트위터 투표 '역풍''슬램덩크 송태섭' 성우 김일 별세…향년 52세[MT리포트]불법? 男女 92% "나는 포르노를 봤다"[MT리포트]'직박구리 폴더'에 수천기가 포르노, 처벌은…'인천 중학생 추락사' 패딩 압수…유족에게 돌려준다

이영민 기자 letswi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