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작전인 줄 알고" 보이스피싱 '송금책' 된 여중생

윤수한 2018. 11. 19. 20: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보이스피싱 범죄,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미성년자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동원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SNS에 올라오는 '고수익 알바', 이런 솔깃한 문구에 속아서 범죄인지도 모르고 오히려 첩보 작전인 줄 알고 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여학생이 다급하게 은행 안으로 뛰어듭니다.

현금입출금기를 옮겨다니며 돈을 집어넣고 어디론가 분주히 보냅니다.

이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다가가 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송금을 마친 뒤 은행을 빠져나갑니다.

화면 속 학생은 13살, 중학교 1학년생.

최근 한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건네 받은 현금 1천만 원을 범죄 조직에 넘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학생은 그러나 "범행에 이용당한 건 몰랐고 정보 요원의 첩보 작전을 돕는 일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이스피싱 가담' 중학생 할머니] "처음에는 가방에서 삐죽 나와 있어서 이게 뭔가 해서 봤더니 (입금 영수증이) 또 있어요. (피해자가) 자기한테 돈을 맡겨서 자기가 좋은 일을 해주는 것 같이 그렇게 알고 있었더라고요."

대학 수시 모집에 합격한 고3 학생도 피싱 조직의 지시로 피해자에게서 돈을 받는 일에 동원됐다가 검거됐습니다.

['보이스피싱 가담' 고교생] "(대학 가서) 놀러도 가고 옷도 좀 멋있는 걸로 사 입고 싶고 돈 필요하니까 혹해서 넘어가게 된 것 같아요. '너 신상정보나 이런거 다 있으니까 돈 가지고 도망치거나 장난칠 생각하지 마라' 하기에 '아, 위험한 일이구나' 싶었어요."

지난달엔 범행에 동원된 중고생 10명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버스터미널로 배달된 '대포 체크카드' 42장과 계좌에 들어온 피해금을 조직에 넘긴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박구락/서울 서대문경찰서 팀장] "전부 중고등학생들로 미성년자였고 동네 선후배 관계였는데 소개를 통해서…"

이렇게 미성년 학생들을 범행에 동원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SNS 등에 넘쳐나는 '고수익 알바' 광고 뒤에 숨어 있습니다.

단순한 심부름을 해주면 건당 수십만 원을 준다는 제안에 쉽게 넘어가는 겁니다.

[김성국/서울 용산경찰서 팀장] "(보이스피싱 조직에서는) 아이들을 손쉽게 모집할 수 있고 겁을 주면 말을 잘 듣는 점을 이용하면서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고수익 '알바'라는 유혹에 쉽게 빠져…"

범죄인지 몰랐거나 단순 역할에 가담해도 보이스피싱의 특성상 각종 사기 혐의로 엄벌에 처해지는 사례가 많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윤수한 기자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