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명 태운 실종 잠수함 발견..참혹한 최후 모습 공개
잠수함은 파타고니아 해안선 430KM 지점 900여 m 해저에서 잔해 상태로 발견됐다.
동체에서 떨어져 나간 프로펠러와 조각난 잠수함 잔해는 해저 깊숙이 70m에 걸쳐 분해된 모습으로 발견돼 참혹했던 사고 당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사고 은폐에 급급한 아르헨티나 정부 당국의 대처 또한 곳곳에서 목격됐다.
잠수함 침몰 사고부터 기적 같은 잔해 발견까지 이들을 시간별로 재구성해보았다.
#1
1980년대 중반에 독일에서 건조된 중고 잠수함을 아르헨티나에서 인수, 2008년에서 2014년 사이에 개조, 수리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선체를 반으로 잘라 엔진과 배터리를 교체하고 보수했다.
정부는 안전하다고 봤지만, 전문가들은 선체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가 발생해도 선박과 승조원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복잡하고 정교한 잠수함 부품에 서로 다른 제조업체에서 생산된 시스템이 포함하면 선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이 또한 예견된 참사였다.
아르헨티나 해군은 환풍구 침수에 따른 전기 배터리의 합선으로 수소가 농축해 폭발이 일어나면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 밑에서 작전 중인 잠수함이 침수된 베터리로 폭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함장 포함 승조원 44명을 태운 산후안호는 2017년 11월 15일 아메리카 대륙 최남단 우수아이아에서 마르 델 플라타 기지로 향하던 중 파타고니아 해안에서 430㎞ 떨어진 해저에서 환풍구 침수에 따른 전기 시스템 고장을 보고한 마지막 교신 후 연락이 두절된다.
#3
통신 두절 후 18개국 지원을 받아 집중적인 생존자 수색
#4
실종 8일 뒤 아르헨티나 해군은 실종자 구조 중단 선언,
산후안호 산소용량이 7일 분량이라서 더 이상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르헨티나 해군 당국은 이날 산후안 호가 본부와 마지막 교신을 한 지 몇 시간 후 인근 지역에서 탐지된 수중 음파가 잠수함의 폭발음으로 추정된다고 뒤늦게 발표했다가 그동안 생존 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던 여론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5
생존자 구조작업 중단 후 잠수함 선체 발견과 인양을 위한 수색작업 전환 후 성과가 없자 참여한 국가 대부분 철수.
#6
2018년 9월 8일, 산후안호 발견하면 성공 보수로 750만 달러(85억 원) 받기로 계약한 심해 탐사 전문회사 오션인피니티사가 수색작업 시작.
오션인피니티는 2014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베이징으로 가던 중 실종된 여객기 MH370 수색에 참여했던 업체.
사고 해역 인근에서 수색 중이던오션인피니티수색선이 두달여 동안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항구로 귀환 예정 하루 전날인 17일, 마지막 수색 작업에서 기적같이 산후안호 잔해를 발견했다.
최대 6000m 심해 탐사가 가능한 원격조정 탐사선 시베드컨스트럭터의 보수를 위해 이튿날 남아프리카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이날 탐사대는 그동안 악천후 탓에 살펴보지 못한 해역인 심해 해저 900m 어둠 속에서 묻혀 있던 산후안호의 잔해를 극적으로 발견하게 됐다.
오션인피니티는 성명에서 "우리의 생각은 이 비극에 영향을 받은 많은 가족과 함께 있다"면서 "산후안호가 잠들어 있는 곳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처럼 극적으로 찾아낸 산후안 호를 인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종 승조원 가족들은 잠수함 선체를 인양해 침몰 원인을 규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카를로스 아과드국방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인양 가능성에 대해 "정부는 산후안 호를 인양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해 실종자 가족의 분노를 샀다.
예고된 참사와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서나 문제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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