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술은 1급 발암물질.. 우리사회 음주 장점만 미화해서 권해"

입력 2018. 11. 15. 10:12 수정 2018. 11. 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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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 출연자 :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우리나라가 술에 관대하다는 의견,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이 같이 술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보건복지부가 지난 화요일에 '음주폐해 예방 실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술 마시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광고를 규제합니다. 모델이 맛있게 술을 마시는 표정을 부각한 장면이라든지, 아니면 술을 마실 때 나는 이른바 목 넘김 소리를 강조하면 규제 대상입니다. 또 술을 마실 수 없는 지역도 법으로 정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정확히 알도록 하기 위해서 표준 술잔이라는 것도 생깁니다. 엊그제 발표된 보건복지부 내용은 음주조장환경 개선협의체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됐습니다. 이번에 개선협의체 위원장을 맡은,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이하 김광기):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올해 2월에 음주조장환경 개선협의체가 구성됐고요. 엊그제 보건복지부가 여기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했는데요. 음주조장환경 개선협의체가 발족된 배경은 뭐였습니까?

◆ 김광기: 그동안 국가가 음주피해 예방을 위해서 뭘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었어요. 2006년도에 한 번 우리가 파랑새 플랜이라고 하는 걸 만들어서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이제 지나고 나니까 흐지부지됐고, 그냥 큰 틀에서 건강정책 안에서만 이렇게 다뤄져 오다가 이제 최근에 들어서 음주피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좀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리고 또 이번 정부가 가지고 있는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이라든가, 또 음주피해를 이제는 개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국가의 책임으로 봐야 한다는 게 세계적 흐름이에요. 아마 이런 걸 인식해서 정부당국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해서 그런 걸 준비하기 위해서 저희가 협의체를 만들었고요. 거기서 만든 게 2020년까지 계획입니다. 사실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그 이후에 또 종합적인 걸 만들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술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인데요. 그런데 술을 즐기는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아세요. 그런데 술 마실 땐 또 까맣게 잊어버리죠. 해로우면 마시지 않아야 하는데 마시게 되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서 전문가가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김광기: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게 발암물질이라는 걸 정확하게 아시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이게 식도암, 인두암, 후두암, 간암, 결장, 직장, 유방암 이런 7개 암의 원인이라는 게 밝혀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걸 잘 우리가 정보를 줬지만 국민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게 사실인데요. 제가 볼 때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게 작동했겠죠. 그런데 아마도 교육을 효과적으로 못한 점도 있을 거예요. 또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음주의 장점만을 미화해서 권장하잖아요. 그러니까 몸에 나쁘단 이야기는, 그런 정보는 귀에 잘 안 들어오는 거죠. 그리고 이런 정서를 이렇게 좀 몸에 좋다, 미화하는 것만 계속 조장하는 집단들이 있을 거고요. 그러니까 이게 국민들한테 잘 전달되지 않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장원석: 물론 단순비교는 어렵겠습니다만 흡연과 비교하면 담배 케이스에다가 뭔가 자극적인 문구와 사진을 붙여놓고, 그리고 캠페인도 굉장히 강력하게 하는데, 음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좀 약한 면이 있다는 그런 지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전문가들이. 그리고 개인적으로 술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국제연합이라든지 세계보건기구 같은 기구에서는 과한 음주를 경제라든지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접근하고 있더라고요. 이와 관련해서 좀 더 부연설명 해주실까요?

◆ 김광기: 이게 단순히 술 마시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알코올 중독이 되든가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사회적으로 바라보면 음주 때문에 건강한 노동력을 상실하고 또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 그런 경제의 장애요인이 될 수 있겠죠. 우리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보면 이것도 인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고요. 또 하나는 음주로 인한 범죄나 주취폭력, 그다음에 그걸로 인한 불안, 무질서 이런 사회불안도 굉장히 크잖아요. 그다음에 이런 피해들이 음주가 취약계층 사람들에게 더 피해가 크다는 겁니다. 이렇게 보니까 이게 사회가 좀 더 발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장애가 된다고 하는 생각인 거죠. 그래서 이제 유엔이나 WHO에서 이 문제를 사회발전이나 경제발전의 문제로 보고, 단순히 알코올 중독의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그러면 이제 뭘 해야 하냐. 각 나라들마다 비용 효과적인 정책이 있으니, 그걸 세이퍼(SAFER)라고 하는 5가지 정책이 있습니다. 그걸 하라고 권고하고 있고요. 그런데 WHO가 이렇게 권고를 하고 유엔도 이런 노력을 하니까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주류회사들은 이걸 저지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그 주류회사들이 노력하는 것 중의 하나가 교육홍보를 강조하죠. 왜냐면 교육홍보를 하면 다른 강력한 규제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하는 전략인데요. 왜냐면 교육홍보는 효과가 없어요. 그래서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효과가 없고. 그러니까 주류업계에서는 좋아하는 전략인 거죠. 우리 여기에 넘어가지 말아라, 하는 게 WHO와 유엔의 권고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WHO 이야기 여쭤보기 전에, 그러면 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그런 사회적인 손해들, 그런 것들을 연구한, 비용 연구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까?

◆ 김광기: 네. 우리나라, 아주 자세하게 하지는 않았는데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음주로 인해서, 순전히 음주와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한 분은 4800명 정도 돼요, 1년에. 외국에서 우리나라 걸 추계한 것에 보면 1만3200명까지도 보고 있고요. 그다음에 이런 것들이 30대나 50대 집단에서 음주피해가 가장 크다는 것도 우리가 좀 노동력 상실이란 측면을 생각할 수 있는 거고. 그다음에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9조4000억 정도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이런 것은 흡연이나 비만보다 많은 액수이죠. 그다음에 자살범죄 이런 것도 음주와 연관이 있고, 특별히 강력범죄 같은 건 30%가 술 취한 상태에서 한다. 자살 같은 경우에도 40%가 음주상태와 관련 있다. 이런 게 대표적인 연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이런 구체적으로 수치를 측정해본 연구도 있었군요. 앞서 교수님 설명해주신 것처럼 이런 음주로 인한 손해, 피해 이런 것들은 국가 책임으로 가져가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세이퍼, 아까 세이퍼라는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이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 김광기: 이게 여러 가지 음주피해를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을 건데, WHO에서는 이게 비용 효과적인 건지 근거가 있는 것만 하라, 이거거든요. 그래서 그걸 보면 주류 이용 가능성을 제한하라. 그다음에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과 규제를 강화하고, 그다음에 문제 음주자를 알코올 중독자를 선별하고 치료받기 위한 접근성을 늘려라. 그다음에 주류 광고나 후원에 대한 금지를 해라. 그다음에 세금 및 가격정책을 이용해서 주류 가격을 인상해라. 그런데 마지막 것이 사실은 제일 비용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 장원석: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기존에 해왔던 음주 관련 홍보라든지 운동과는 좀 괴리감이 있이, 굉장히 강력한 구체적인 사안들로 보이거든요, 이 세이퍼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 그리고 강력한 처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요즘에 또 높아졌는데요. 그런데 이건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행동에 국한된 것이고요. 그런데 사실 음주는 개인적인 자유로운 선택사항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세계보건기구는 음주에 대해서 이렇게 국가 규제에 초점을 두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들어보고 싶습니다.

◆ 김광기: 사람들이 생각할 때 내가 돈 주고 술 마시는 건데 국가가 왜 나를 구속하냐, 이런 맥락인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개인이 음주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문화나 환경에 의해서 선택을 우리가 강요당했다고 보는 겁니다. 술자리 가보면 느끼죠. 안 마시고 싶어도 마셔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걸 누가 보호해줄 거냐는 관점에서 국가가 나서서, 또는 사회가 나서서 이걸 보호해야 한다 하는 거고요. 또 하나는 간접음주 피해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것은 뭐냐면 술 마시는 사람 때문에 술 안 마시는 사람에게 피해가 생긴다는 거예요. 지금 말씀하셨듯이 음주운전이 대표적인 거고요. 그다음에 공공장소에서 음주소란범죄, 그다음에 성폭력, 태아성 알코올증후군, 그다음에 우리가 건강보험료 자꾸 오르는데 건강보험 재정손실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거죠. 그러니까 음주자에 의해서 생긴 피해를 비음주자가 나눠서 경험하게 되는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누가 보호해줄까. 국가가 나서야 한다. 그렇게 놓고 보면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선, 이 두 개가 부딪칠 때 어떤 걸 우선해야 하느냐. 공공의 선이 우선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제 국가가 이런 계획을 만들고 실행하라, 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인 거죠.

◇ 장원석: 그렇군요. 생각해보니까 지금 같이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도 끄덕끄덕하셨을 것 같아요. 강요됐다. 강요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개인적인 선택이 침해당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것 같군요. 그리고 음주운전과 관련해서도 저희가 얼마 전에 다뤘습니다만, 음주운전으로 인명피해를 냈으면 살인사건에 준하는 처벌을 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했지만 결국 좀 더 깊게 들어가면 국가에서 음주정책에 대해서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는지, 이런 것까지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런 인터뷰를 하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담배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입에 대지도 말아야 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술에 대해서는 좀 가볍게 여기고 있는데요. 이런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김광기: 이제 담배가 우리한테 미치는 게 훨씬 크거든요.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음주운전에서 본 것처럼 음주로 인한 피해가, 담배는 어떻게 보면 사망까지는 당장 안 옵니다. 그런데 음주운전은 사망이 생길 수 있죠. 평생 불구로 되는 경우도 있죠. 그런 상변 문제가 생긴다는 거고요. 건강보험에서도 재정 나가는 것 보면 술에서 나가는 것이 담배에서 나가는 것보다 많아요, 술 때문에 나가는 돈이. 그다음에 우리가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중요한데,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데에 방해가 되는 요인 두 번째가 술이고요. 세 번째가 담배예요. 그렇게 놓고 보면 훨씬 담배보다 술이 우리의 일상에서 미치는 게 훨씬 폐해가 크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런데 다들 잘 그것을 모르시죠.

◇ 장원석: 그렇군요. 그리고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예전에는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죠. 그와 같이 술을 자연스럽게 마시는 장면을 내보내는 것에 대한 규제도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광고에 대한 규제도 있을 것 같거든요. 직접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꿀꺽꿀꺽 그런 소리를 규제하는 건데, 이런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시는지요?

◆ 김광기: 사실은 조금 약해요, WHO에서 권고한 것에 비하면. 일정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효과가 있다, 없다보다 법을 이런 걸 만들면 이걸 잘 준수하는지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면 안 지킵니다. 그럼 아예 효과가 없겠죠. 그런 것이 더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예, 짧게 끝으로요. 청소년들에게 교육할 때부터 음주 문화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할까요?

◆ 김광기: 저는 청소년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판매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 중요하고요. 광고에 폭로되지 않도록 하는 것 필요하고요. 그다음에 부모 대상 청소년 예방교육을 해야만 한다. 그런 걸 할 때 청소년 교육이 효과가 생기게 되지, 그냥 청소년들에게 그냥만 해서 효과는 없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어른들도 술 조절 제대로 못해서 온갖 사고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청소년들만 나무라기에는 좀 민망할 때가 있더라고요. 이번 정부 대책을 계기로 음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광기: 고맙습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음주조장환경 개선협의체 위원장인,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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