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폐 건강 ②] 유병률 12%·진단율 고작 3%..COPD 알고 계시나요?

입력 2018. 11. 14. 11:15 수정 2018. 11. 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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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TV, 라디오 등을 통해 방송된 증언형 금연 광고 포스터. 이 광고에 출연한 허태원 씨는 40년간 담배를 피운 끝에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을 앓게 됐다. COPD는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지만,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제공=보건복지부]

-매년 11월 16일은 ‘세계 COPD의 날’
-국내 사망원인 8위지만 진단율 2.8%
-환자 중 80%의 원인은 흡연으로 추정
-초기 자각증상 無…“폐기능검사 필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의 국내 유병률은 12%를 넘는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국내 진단율은 3%에도 미치지 못 한다. COPD는 방치하면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한 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질환이기도 하다.

COPD 환자의 약 80%는 흡연이 원인이다. 최근 심해지고 있는 미세먼지도 COPD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고위험군인 흡연자는 금연하고, 자각 증상이 없으므로 40세 이후에는 폐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년 11월 16일은 ‘세계 COPD의 날’이다. COPD는 해로운 입자, 가스, 담배 연기, 감염 등으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기고 점차 숨길이 좁아지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현재 전 세계 사망 원인 4위지만 2030년께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OPD는 방치하면 폐 기능이 떨어지면서 호흡곤란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비가역적 질환이어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주된 증상이 천식, 폐렴 등과 유사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중증으로 악화해 호흡곤란이 일어날 때까지 제대도 된 검사나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가 많다.

14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이하 학회) 등 의료계에 따르면 적지 않은 환자가 COPD로 사망하지만 제대로 집계되지 못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유광하 학회 간행이사(건국대병원 호흡기ㆍ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국내 사망 원인 4위인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상당수가 COPD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황용일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ㆍ알레르기내과 교수도 ”통계청의 지난해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COPD 사망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성 하기도 질환이 10만명당 13.2명으로 전체 중 8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국내 COPD 유병률은 12.3%(2015년 기준)다. 특히 40세 이상에서는 13.4%로, 남성의 경우 19.4%(여성 7.9%ㆍ이상 2008년 기준)나 된다. 그러나 실제로 병원에서 진단받은 환자는 2.8%에 불과할 정도로 진단율이 매우 낮다.

특히 노인의 COPD 자각률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손장원 학회 홍보이사(한양대병원 호흡기ㆍ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사람들은 대부분 숨이 차면 산소 부족이라고 생각하지만 COPD일 수도 있다”며 “특히 노인의 경우 ‘늙으면 숨이 차는 거야’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질환 인지가 늦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특히 국내는 결핵 발병률, 흡연율이 높아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있어 앞으로 COPD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이사는 “COPD 환자의 80% 정도가 흡연이 원인일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며 “COPD를 예방하기 위해 흡연자에게는 우선적으로 금연하고 40세 이후 폐 기능 검사를 받아 볼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COPD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국가 건강검진에 폐 기능 검사를 도입해 조기 진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균 학회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ㆍ알레르기내과 교수)은 “매년 56세와 66세를 대상으로 국가 건강검진에서 폐 기능 검사를 시행할 경우 조기에 질병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학회 추산 기준 연간 116억6770만원으로, COPD로 인한 연간 사회적 비용 1조4000억원의 1%도 되지 않는다. COPD 고위험군인 10년 이상 흡연한 50세와 60세를 대상으로 검사 범위를 좁힐 경우 연간 23억337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COPD는 폐가 손상돼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 질환”이라며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 악화를 막는 것이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국가 건강검진에 폐 기능 검사를 도입해 국가적 진단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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