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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 야구' SK 8년 만에 V4 번쩍

입력 : 2018-11-13 00:14:22 수정 : 2018-11-13 00: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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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6차전서 두산에 5-4 승리 / 한동민 연장 13회 결승 홈런포 /‘에이스’ 김광현 삼진으로 마무리 / 떠나는 힐만 감독에 ‘이별 선물’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는 피 말리는 4-4 상황에서 13회 연장전까지 접어들었다. 공 한 개마다 관중들의 긴장 어린 숨소리와 탄식이 이어졌다. 긴장의 끈을 끊은 것은 '비룡‘의 상징과도 같은 홈런이었다. 타석에 나선 한동민(29)이 두산 투수 유희관(32)의 129㎞ 직구를 통타했고, 타구는 135m를 날아가 우측 펜스에 떨어졌다. SK가 5-4로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이어 13회말 SK의 또 다른 상징인 김광현(30)이 마운드에 섰고 그는 13회말 세 타자를 깔끔히 잡아낸 뒤 마운드에서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SK가 2010년 이후 8년 만에 정상 복귀한 순간이었다.
한동민 MVP 포효 SK 한동민이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4 동점이던 13회초에 역전 결승 솔포로를 날린 뒤 베이스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두팀의 경기는 팽팽했다. SK가 선발로 메릴 켈리(30)의 호투와 4회 터진 강승호(24)의 투런 홈런으로 3-0으로 달아났지만 두산이 6회말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두산이 8회말 양의지(31)의 희생플라이로 4-3으로 역전했지만, 9회초 2사에서 최정(31)이 마무리를 위해 올라온 두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1)의 투구를 통타해 다시 4-4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연장전이 이어졌고, 결국 SK가 승리했다. 시리즈를 끝내는 결정적 홈런을 친 한동민은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이 경기는 SK 선수들이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보내는 이별 선물이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을 마치고 가족 문제를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의사를 밝힌바 있다. SK가 포스트시즌을 마치는 순간이 힐만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되는 셈이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내내 SK 선수들은 힐만 감독의 한국에서의 경기가 조금이라도 더 길게 이어지도록 사력을 다했고, 결국은 끝까지 탈락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승리는 단순한 이별선물만은 아니었다. 힐만 감독이 2년간 SK 선수들에게 심어준 새로운 방식의 야구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 부임 이후 SK는 나머지 아홉 개 구단과는 조금 다른 야구를 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주류로 떠오른 ‘플라이볼 혁명’이론을 타격에 적용해 적극적으로 공을 공중으로 날린 것. 힐만 감독 부임 이전이던 2016시즌 0.97이던 땅볼 대비 플라이볼 비율은 0.97에서 2017시즌 1.01, 2018시즌 1.14까지 올랐다. 하늘로 날린 투구 중 상당수가 담장을 넘어 홈런이 됐다. 힐만 감독 부임 이전인 2016시즌에 183개의 홈런을 쳐냈던 SK타선은 2017년과 2018년에는 230개 이상의 타구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뜨거운 환호 SK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승리해 4승2패로 우승한 뒤 마운드로 몰려나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구에서는 공격적인 불펜 운용 방식을 도입했다. 올 시즌 SK는 3실점 이하 호투하는 투수를 6회 이전 교체하는 퀵후크를 42번이나 시도했다. 한화의 43번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많은 수치로 그만큼 불펜을 공격적으로 활용했다는 뜻이다. 다만, 불펜활용이 많았음에도 한국야구의 고질병인 혹사는 찾기 힘들었다. 올시즌 SK 불펜에서 6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선발과 불펜을 오간 김태훈이 유일하다. 대신 힐만 감독은 다양한 스타일의 불펜투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혹사를 최소화했다.

물론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새로운 방식이 선수들 속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힐만 감독 특유의 소통방식이 큰 역할을 했다. 힐만 감독이 만든 권위의식 없이 선수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덕아웃 분위기 덕분에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 감독의 야구철학을 흡수해 새로운 팀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힐만 야구’로의 변신을 마친 SK 선수들은 8년전 왕조시대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마침내 정상에 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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