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콩나물시루' 기다렸다 갈아타고 "출퇴근에 하루 다 가"

[로드맨] '콩나물시루' 기다렸다 갈아타고 "출퇴근에 하루 다 가"
입력 2018-11-10 20:16 | 수정 2019-02-07 15:30
재생목록
    ◀ 기자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3기 신도시가 생깁니다.

    택지와 함께 교통 대책도 함께 발표될 예정인데요.

    15년 전, 2기 신도시 발표 당시를 기억하시나요?

    당시에도 정부는 광역 교통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5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저는 지금 경기도 양주 신도시에 왔습니다.

    지금 시간이 7시20분인데요.

    한 번 직접 서울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출근을 한 번 같이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기복/양주 옥정신도시 주민]
    "(어디로 가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명동역까지 갑니다."

    7호선이 들어온다는 말을 믿고 입주한 주민들은 2년 넘게 이 같은 출퇴근 전쟁을 겪고 있습니다.

    "약 30분에서 35분 정도 (더 걸려요.)"

    [이기복/양주 옥정신도시 주민]
    "(예정됐던 7호선) 지하철 약속을 안 지켜주신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있거든요."

    [김남권/양주시 대중교통 과장]
    "(광역버스)승객이 너무 많아져서 한 달에 보통 6만~6만 5천 명이 타요. 8대가 돌고 있는데, 결국엔 7호선이 빨리 개통이 되는 게…"

    다른 2기 신도시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4개의 전철이 들어오기로 했던 위례신도시에 가봤습니다.

    바로 이 길에는 원래대로라면 트램이 들어서야 할 자리였습니다.

    [홍석원/위례신도시 주민]
    "정부나 또는 건설회사한테 사기를 당한 듯한 느낌이에요. 2030년으로 (개통을) 지연해놓고 불평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니까요. (그런데 2030년이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이제 죽었죠!"

    위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장지역에서 제가 버스를 타고 한 번 퇴근길을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아름/위례신도시 주민]
    "차가 막히면 월요일 아침 같은 경우에는 오고 나가고 하는데 한 20~30분 정도. (거리가 얼마 안 되잖아요.) 그렇죠. 정류장 수로는 1~2개 정류장(약 2km)이에요."

    그럼 지하철은 언제 개통되는지, 교통 대책은 있는지 서울시에 물어봤습니다.

    [구종원/서울시 교통정책과장]
    "(지하철은) 공사 기간이 5~6년 정도 소요가 되고요. 철도 개통 전까지는 버스를 중심으로 교통 불편을 다소 해소하는 대책을 검토하고 추진 중에 있고요."

    ◀ 기자 ▶

    2기 신도시 주민들, 왜 더 억울할 수밖에 없나?

    깔끔하게 정리해드립니다.

    광역 교통 개선 대책 부담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해 신도시에 입주할 주민들이, 교통이 개선된다는 약속을 받고 미리 돈을 내는 건데요.

    이 돈이 분양 당시 집값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2기 신도시 기준으로 보면 한 명당 평균 1,200만 원씩 냈습니다.

    한 마디로 큰돈 내놓고, 출퇴근길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부담금은 다 거뒀는데, 교통은 개선됐을까요?

    2000년대 이후 수도권에서 대규모로 택지가 개발된 사업장은 모두 89곳인데요.

    이 중, 단 3곳 빼고 모두 교통 개선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자꾸 미뤄질까요?

    ◀ 기자 ▶

    네, 저는 지금 서울 강남과 2기 신도시인 수원 광교를 잇는 신분당선 강남역에 와 있습니다.

    지금 퇴근 시간이 임박해서 이렇게 승객들이 많이 기다리고 계시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요.

    제가 한 번 같이 타서 시민들 의견을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연재/신분당선 승객]
    "힘들 때는 타고, 아니면 잘 안 타요. (왜 잘 안 타요?)비싸서요. 카드 안 쓰면 3천 원 정도?"

    [민경훈/신분당선 승객]
    "(신분당선 얼마나 자주 타세요?)매일 타고 있습니다. 예전엔 이렇게 끼어서 탈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엔 약간 9호선 같은 (만차) 느낌이 들어요."

    이렇게 승객이 붐비는 데도 민간사업자 측은 만성적인 적자를 호소합니다.

    출퇴근 시간 외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낮 시간에는 어떤지 직접 한 번 타보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면 빈자리도 많이 눈에 띄고요.

    확실히 퇴근시간하고는 달라서…

    이렇게 적자에 시달리다 보니, 호매실까지 연장하기로 했던 신분당선 구간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착공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방기수/수원호매실동 주민]
    "국토부도 문제지만 여기 시의원이나 구의원이나 관련된 사람들이 (연장을) 하겠노라 하고, 공약을 걸어 놓고 다들 잘 지키지 않으니까요."

    다시 말해 국토부가 도시계획을 내놓을 때는 교통대책을 약속했다가, 기재부가 다시 따져보니 사업성이 없다며 미뤄지는 일이 신도시들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 기자 ▶

    대중교통의 사업성, 깔끔하게 정리해드립니다.

    먼저 서울에 있는 지하철 노선도를 한 번 볼까요?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이 9개 노선 중에, 적자인 노선을 한 번 지워보겠습니다.

    2호선만 남고 전부 사라집니다.

    수익이 나느냐가 교통 인프라의 첫 번째 기준이 된다면, 지하철은 더 생기기 힘들겠죠?

    물론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는 기획재정부는 수익 말고도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승욱/기획재정부 민간투자정책과장]
    "저희가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할 때는 적자가 날지 흑자가 날지 판단한다기보다는, 이 사업을 해서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편익, 그리고 시민들이 부담하는 비용을 분석하는 겁니다.

    그러나 교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인 만큼 통과 기준을 조금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심교언/건국대부동산학과 교수]
    "민원성 예산이라든지 정치인이 제안한 사업들 같은 것들을 무분별하게 하는 것들을 막기 위해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하는 건데, 그렇지만 누가 봐도 간접적 편익이 큰 사업들도 많습니다. 그 경우에는 조금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연말에 발표할 때는 가급적 교통 대책을 포함해서 (3기 신도시) 택지 지역을 발표해서… 2기 신도시 중에서도 아직 이런 교통문제라던가 이런 게 담보되지 않은 곳에서는…"

    ◀ 기자 ▶

    3기 신도시 발표를 곧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엔 약속이 지켜질지, 지켜보겠습니다.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