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펼쳐지는 '예비 FA 포수 전쟁' 양의지 VS 이재원
공·수 겸비에 시즌 직후 FA 공통점
고교시절엔 평가 더 좋았던 이재원
프로서 국내 최고로 성장한 양의지
양의지와 이재원은 2006년 프로 입단 동기다. 양의지가 1987년생, 이재원이 1988년 2월생이다. 포지션도 같고, 나이도 비슷하다 보니 두 사람은 절친하다.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둘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이재원은 "집중하려고 일부러 이야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의지가 먼저 농담을 해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고 했다. 양의지는 '두산 타자들이 타순이 돌 때마다 전략이 바뀌더라'는 이재원의 말을 전해듣도 "명포수가 여기 있었네"라며 껄껄 웃었다.
프로입단 이후 성장 속도는 양의지가 빨랐다. 입단 2년 동안 3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던 양의지는 2008년 경찰 야구단에 입단했다. 경찰청에서 경험을 쌓은 양의지는 전역 후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2010년 주전으로 낙점됐고, 그 해 타율 0.267에 20홈런을 기록하면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5년엔 두산을 14년 만에 정상에 올려놨다. 강한 어깨와 단단한 블로킹은 물론 타격 능력까지 갖춘 '팔방미인' 양의지에게 '국내 최고 포수'란 평가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2014년부터 이재원의 시대가 열렸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뛰면서 타율 0.337, 12홈런을 기록했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수비 능력도 조금씩 향상됐다. 지난해엔 데뷔 후 최악의 부진(타율 0.242)을 겪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12㎏을 감량하며 절치부심했다. 덕분에 데뷔 후 가장 좋은 OPS(장타율+출루율, 0.919)를 기록했다. 듬직하게 팀을 이끄는 주장 역할도 잘해냈다. 늘 웃는 얼굴로 공을 받아내 투수들의 신망도 깊다. SK 투수들이 "FA 시장에 나간다 해도 이재원을 꼭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둘 모두 기대대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원은 플레이오프 포함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0.323(31타수 10안타), 2홈런·4타점을 기록중이다. KS 3차전에선 페이크 번트 이후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기동력이 뛰어난 두산의 도루 성공률도 50%(6번 시도, 3번 성공)로 막아냈다. 양의지도 타격감이 좋다. 타율 0.353(17타수 6안타), 2타점을 올렸다. 삼진은 2개 밖에 당하지 않았고, 볼넷도 4개나 얻었다. 4차전에선 부상중인 김재환을 대신해 4번으로 배치돼 멀티히트를 때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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