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킹덤' 넷플릭스라는 그릇에만 담을 수 있는[이슈와치]

[싱가포르=뉴스엔 배효주 기자]

화제작 '킹덤' 1,2회가 언론을 대상으로 한 상영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철저한 보안을 자랑하는 넷플릭스답게 2019년 1월 25일 세상에 첫 공개되는 그날까지 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실을 수 없지만, 기존 퓨전 사극 계보를 송두리째 흔들 만큼 내공이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조선의 왕세자 이창(주지훈 분)이 의문의 역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라 전체를 위협하는 잔혹한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류승룡은 왕보다 더 큰 권력을 쥔 절대 악 조학주로 분했다. 배두나가 결정적 키를 쥔 의녀 서비 역을 맡았다.

'킹덤'은 김은희 작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시그널' 이후 펜대를 잡은 작품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싸인'(2011)과 '유령'(2012), '쓰리데이즈'(2014), 그리고 '시그널'(2016)에 이르기까지 특색 있는 장르물을 쓰는데 주력했던 김은희 작가인 만큼 벌써 부터 '믿고 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거기에 영화 '끝까지 간다'(2014)와 '터널'(2016)로 힘 있는 연출력을 인증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시너지를 일으킬 전망이다.

'킹덤'은 공교롭게도 최근 개봉한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과 소재가 비슷하다. 김은희 작가는 2011년부터 '킹덤' 기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래부터 좀비에 관심이 있었다는 김은희 작가. 사람의 목을 물어 뜯어 피를 마시는 좀비를 보고 배고픈 크리처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조선시대를 휩쓴 역병과 좀비를 합체시키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냈다.

지상파나 케이블 등 TV 채널이 아닌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킹덤'을 공개하게 된 김은희 작가는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편이자 영화 감독인 장항준은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은희 작가를 두고 "작품 속에서 사람만 죽인다"며 "좋은 공간에 가면 '여기서 어떻게 죽이지?' 생각 한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은희 작가의 이같은 무궁무진 오싹한 작품 세계를 감당할 곳은 넷플릭스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11월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See What's Next: Asia' 행사를 통해 공개된 '킹덤'의 스틸을 보면 그 잔혹감이 여실히 엿보인다. 손이 피투성이가 된 채 눈을 부라리고 있는 류승룡, 좀비떼에 목을 물어 뜯기고 있는 여인 등 절로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시즌 1이 공개되기도 전부터 이미 시즌 2 제작을 확정한 '킹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말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립자 겸 CEO는 '킹덤'의 흥행을 확신하며 "한국에서 만들어진 이 타이틀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 것이다"고 말했다. 김민영 한국 콘텐츠 담당 디렉터는 "한국 드라마 아닌 그 자체로도 굉장히 훌륭한 콘텐츠다"며 "K-드라마를 즐기지 않아도 볼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했다.

해맑은 미소 뒤 섬뜩한 소재와 소름끼치는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풀어나가는 김은희 작가. 그가 펼쳐 보일 좀비물은 또 얼마나 충격적일지 대중은 한껏 기대하고 있다. 2019년 1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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