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Dining] 제주 JEJU 비범한 보통 식당

2018. 11. 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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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람들도 때로는 제주도 음식값에 놀랄 때가 많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면 천만금인들 어떠랴, 하지만 별것도 아닌 음식을 갖고 비싼 돈을 요구할 땐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사실 제주에는 평범하고 착한 식당들이 더 많다. 특히 음식 맛이 담백하고 건강을 생각한 메뉴들을 만날 땐 감사의 인사를 올린 뒤 먹게 되기도 한다. 제주에 살면서 비교적 최근에 다녀온,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한 식당들을 소개한다.

▶비건을 위한 만족 공간 카페901

채식주의자 또는 채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채식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 심심한 일이다. 채식주의자들은 채식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원산지, 양념, 설탕 등등 따지는 게 워낙 많아 진짜 믿을 만한 채식 식당이 아니면 가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카페901은 ‘번듯한 채식 식당’을 찾는 내게 동네 친구가 추천해 준 곳이다. 제주 시골에서 달리고 달려 한라산 중턱 신비의 도로 근처에 있는 이곳에 도착했을 때, 나는 ‘잘 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카페901은 ‘순환, 제주901’이라는 브랜드의 일원으로 건강을 주제로 하는 숙소와 카페, 운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901은 디톡스 전문 식당이다. 야채, 과일, 견과류, 자연 효소, 로컬 푸드 등이 주요 키워드들이다. 이 집의 메뉴들은 읽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메인 메뉴로는 아보카도 곡물 샐러드보울(1만800원), 쿠스쿠스 주들샐러드(1만800원), 버섯샌드위치(7800원, 아보카도 추가 시 9000원), 치아바타&발사믹오일(5500원), 치아바타&과카몰리(7000원) 등이 있다. 비건에게는 충분한 양이지만, 양이 부족하다 싶은 논비건에게는 한끼 식사로도 충분한 ‘로디저트’(RAW DESSERT)를 추천한다. 유산균을 배양시킨 채식요거트 소이미슈(6000원), 미국에서 마크로비오틱을 공부하고 카페901에서 일하는 일본인 셰프 네기시 준이 유기농 쌀가루, 통밀가루 또는 한살림우리밀로 만드는 ‘채식베이킹’(3800원) 등이 그것들이다. 그밖에도 10월부터 4월까지 먹을 수 있는 따뜻한 ‘제주루트스프’(7000원), 각종 버섯과 감자를 주재료로 만든 비건스푸인 ‘하티스프’는 이즈음 꼭 당기는 메뉴들이다.

위치 제주시 1100로 2977-10(노형동) 시간 09:00~18:00 *일요일과 월요일 휴무

▶주인도 손님도 모두 즐거운 집 순두부엔짬뽕

본점이 제주시(제주도 북쪽, 공항 근처)에 있고 서귀포 식당은 직영하는 분점이다. 매일 새벽 제주 바닷물과 국내산 콩으로 손수 두부를 내려 그걸로 하루 장사를 하는 집이다. 두부를 직접 내려 파는 식당은 흔치 않다. 순두부엔짬뽕 대표 메뉴는 순두부 짬뽕(9000원). 몹시 매워 보이는, 그러나 사실은 부드러운 맛의 짬뽕 국물에는 계란, 숙주, 홍합, 부추 등이 들어있는데, 국물만 짬뽕이지 국수는 없고 대신 부드러운 순두부가 들어 있다. 불맛이 나지 않는 게 이 메뉴의 결정적 특징이다. 매운 순두부가 먹고 싶다면 ‘매운 순두부 찌개’(7000원)를 주문하면 된다. 동충하초 청국장(9000원)도 인기 아이템이다. 제목 그대로 청국장을 동충하초로 발효했다. 그러나 이 집에 들어가 빼놓지 말고 먹어야 할 것은 역시 두부다. 아침에 내려 만든 두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모두부’(9000원, 반모 5000원), 계절에 어울리는 두부전골(3만 원, 중 2만5000원), 순두부만두국(9000원), 재래식순두부(7000원) 등 흔하지만 언제나 맛있는 그 메뉴들이다.

위치 서귀포시 새왓로 20(서호동) 시간 08:00~21:00 *명절 휴무

▶맛있어서 감동, 가격 보고 왕기절 낭뜰에쉼팡

제주어로 나무를 ‘낭’이라고 표현한다. 소나무는 ‘송낭’, 팽나무는 ‘퐁낭’이다. 낭뜰은 작은 숲을 뜻하는 말로, 숲속의 쉼터쯤으로 번역하면 되겠다. 제주돌문화공원, 에코랜드, 교래자연휴양림 등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여행지 근처에 있는 낭뜰에쉼팡은 언제나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식당은 관광객에게 양보’하는 게 관광지 제주 도민의 미덕이다. 그러나 낭뜰에쉼팡은 자제할 수 없는 맛과 가격으로 미덕을 무너뜨리는 맛집이다. 초인기 메뉴는 역시 ‘낭뜰정식’. 1만3000원짜리 정식에 올라오는 메뉴는 ‘쌈채, 고등어, 흑돼지제육, 두부한모’ 등이다. 쌈채는 신선하고 고등어는 고소함과 두툼함으로 만족을 준다. 작은 사이즈이긴 해도 흑돼지제육과 두부의 양이 만만치 않다. 맛은 한 마디로 땡큐다. 이 집에 처음 간다면 당연히 정식을 먹어야 한다. 두 번째부터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데, 요새는 돌솥비빔밥(7000원), 녹차들깨수제비(7000원)를 권한다.

위치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343(와흘리) 시간 09:00~21:00(마지막 주문 19:50)

▶베트남보다 더 맛있는 베트남 식당 하노이안브라더스

음식, 조리법, 테이블 세팅, 식기 등 모든 게 베트남식이다. 맛은 물론이다. 메뉴는 하노이 전통 음식으로 쌀국수를 넓은 그릇에 넣어 숯불구이 돼지고기, 상추와 함께 한 입에 먹는 ‘분짜’(1만2000원), 강황가루와 함께 튀긴 생선을 파채와 함께 팬에 데친 것을 새우젓을 삭힌 맘똠 또는 피시 소스에 적셔 먹는 ‘짜까’(1만2000원)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전병과 비슷한 모양과 맛을 내는 ‘반세오’(1만8000원), 베트남 대표 음식인 ‘쌀국수’(8500원)와 해물볶음밥 등은 베트남 여행 때 현지에서 맛본 그 맛 그대로이다. 하노이안브라더스에 갈 땐 부지런해야 한다. 인기 메뉴들인 ‘반세오’, ‘하노이식 게 쌀국수’(대 1만2500원, 중 1만1500원) 등은 하루에 딱 20인분만 팔기 때문이다.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는 ‘메뉴 맛있게 먹는 방법’은 꼭 읽어보길 권한다. 그대로 먹으면 더 재미있고 맛있다.

위치 제주시 천수동로1(건입동) 시간 11:00~21: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첫째, 셋째 수요일 휴무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제주도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3호 (18.11.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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